
사진 속 화장품 눈에 익은 분 많으시죠.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일명 '갈색병 세럼'은 110ml 제품이 32만 원입니다.
그런데 이걸 15만 원에 팔았습니다. 거의 '반값'입니다.
에스티로더, 키엘, 디올, 조말론 등… 국내서도 인기 있는 해외 유명 화장품을 아주 싸게 팔아온 온라인 업체가 있습니다.
한두 달 반짝 영업한 게 아닙니다. 7년 간 그랬습니다.
위조품은 아닐까. 수입 경로를 추적해 봤더니, 미국에서 정식 수입됐습니다. 정품 고유의 일련번호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쌌습니다.
인천공항세관이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정품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가격,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위조품을 의심하는 후기가 잇따르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결국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2017년부터 7년 동안 위조된 '짝퉁' 화장품 13만여 개를 판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정품 가격으로 치면 180억 원 어치입니다.
인천공항세관은 업체 대표 50대 남성을 관세법, 상표법,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 미국 직구인데 짝퉁?
수사 결과, 문제의 화장품들은 중국에서 위조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직구 형태로 수입됐습니다.
중국에서 위조된 제품이 어떻게 미국에서 수입된 걸까요.

세관과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산 '짝퉁' 화장품들을 모두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령회사도 세웠습니다. 여기서 '짝퉁' 화장품들을 미국산 정품과 유사하게 재포장했습니다.
로고, 제품 설명서뿐 아니라 고유 일련번호까지 복제해 붙였습니다.
그러고는 국내 오픈마켓에서 화장품을 팝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미국 내 정품 매장에서 직구하는 거라고 속였습니다.

제품 일련번호로 제품의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을 조회해 볼 수 있는 해외사이트까지 안내했습니다.
실제 정품의 일련번호를 도용해 넣었기 때문에 검색해 보면 정품처럼 유통기한이 나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싼값에도 불구하고, 위조품이라고 쉽게 의심하기 힘들었던 대목입니다.
인천공항세관은 "이 업자는 중국에서 정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위조품을 사서, 국내에서 정품의 반값 정도에 팔았다"며 "미국까지 보내고 받는 운송비용이 발생함에도 물품 발송지를 미국으로 세탁한 것은 소비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 위조 서류로 오픈마켓도 속여
하지만, 이런 눈속임이 계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먼저 '짝퉁' 화장품을 직접 사서 써 본 소비자들에게서 항의가 나왔습니다.
"정품과 질감이 다르다", "사용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 등의 문의가 올라오자, 오픈마켓도 이 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판매자에게 제품이 정품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업자는 화장품 구입 영수증을 위조하고, 허위 송품장을 제출하는 식으로 오픈마켓도 속였습니다.
그러다 위조품 판매가 적발돼 오픈마켓으로부터 판매 정지 처분을 받으면, 새로운 사업자번호를 발급받아 다른 오픈마켓에 입점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육안으로 가품 식별 어려워"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사실 이번에 적발된 화장품만 봐도 맨눈으로 정품과 위조품을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브랜드 위조품들도 한 번 보시죠.


감쪽같은 위조품에 안 속을 현실적 방법은 뭘까요.
일단은 너무 싸면 의심하는 게 좋습니다. 세관은 " 정품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싸다면 주의해서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구매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위조품을 구별해낼 방법이 많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 확대가 절실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반값’ 에스티로더, 구별할 수 있겠습니까
-
- 입력 2025-05-12 15:00:11

사진 속 화장품 눈에 익은 분 많으시죠.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일명 '갈색병 세럼'은 110ml 제품이 32만 원입니다.
그런데 이걸 15만 원에 팔았습니다. 거의 '반값'입니다.
에스티로더, 키엘, 디올, 조말론 등… 국내서도 인기 있는 해외 유명 화장품을 아주 싸게 팔아온 온라인 업체가 있습니다.
한두 달 반짝 영업한 게 아닙니다. 7년 간 그랬습니다.
위조품은 아닐까. 수입 경로를 추적해 봤더니, 미국에서 정식 수입됐습니다. 정품 고유의 일련번호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쌌습니다.
인천공항세관이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정품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가격,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위조품을 의심하는 후기가 잇따르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결국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2017년부터 7년 동안 위조된 '짝퉁' 화장품 13만여 개를 판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정품 가격으로 치면 180억 원 어치입니다.
인천공항세관은 업체 대표 50대 남성을 관세법, 상표법,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 미국 직구인데 짝퉁?
수사 결과, 문제의 화장품들은 중국에서 위조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직구 형태로 수입됐습니다.
중국에서 위조된 제품이 어떻게 미국에서 수입된 걸까요.

세관과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산 '짝퉁' 화장품들을 모두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령회사도 세웠습니다. 여기서 '짝퉁' 화장품들을 미국산 정품과 유사하게 재포장했습니다.
로고, 제품 설명서뿐 아니라 고유 일련번호까지 복제해 붙였습니다.
그러고는 국내 오픈마켓에서 화장품을 팝니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미국 내 정품 매장에서 직구하는 거라고 속였습니다.

제품 일련번호로 제품의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을 조회해 볼 수 있는 해외사이트까지 안내했습니다.
실제 정품의 일련번호를 도용해 넣었기 때문에 검색해 보면 정품처럼 유통기한이 나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싼값에도 불구하고, 위조품이라고 쉽게 의심하기 힘들었던 대목입니다.
인천공항세관은 "이 업자는 중국에서 정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위조품을 사서, 국내에서 정품의 반값 정도에 팔았다"며 "미국까지 보내고 받는 운송비용이 발생함에도 물품 발송지를 미국으로 세탁한 것은 소비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 위조 서류로 오픈마켓도 속여
하지만, 이런 눈속임이 계속되지는 못했습니다.
먼저 '짝퉁' 화장품을 직접 사서 써 본 소비자들에게서 항의가 나왔습니다.
"정품과 질감이 다르다", "사용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 등의 문의가 올라오자, 오픈마켓도 이 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판매자에게 제품이 정품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업자는 화장품 구입 영수증을 위조하고, 허위 송품장을 제출하는 식으로 오픈마켓도 속였습니다.
그러다 위조품 판매가 적발돼 오픈마켓으로부터 판매 정지 처분을 받으면, 새로운 사업자번호를 발급받아 다른 오픈마켓에 입점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육안으로 가품 식별 어려워"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사실 이번에 적발된 화장품만 봐도 맨눈으로 정품과 위조품을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브랜드 위조품들도 한 번 보시죠.


감쪽같은 위조품에 안 속을 현실적 방법은 뭘까요.
일단은 너무 싸면 의심하는 게 좋습니다. 세관은 " 정품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싸다면 주의해서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구매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위조품을 구별해낼 방법이 많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 확대가 절실합니다.
-
-
김진화 기자 evolution@kbs.co.kr
김진화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