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47년간 맞선 PKK “조직 해체, 무력투쟁 종식”

입력 2025.05.13 (04:17) 수정 2025.05.1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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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전개했던 무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현지시각 12일 전격 선언했습니다.

1978년 사회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쿠르드족 독립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는 PKK가 창설된 지 47년 만입니다.

튀르키예 국영 TRT하베르 방송, 친쿠르드 매체 ANF 통신 등에 따르면 PKK는 이날 성명에서 "PKK가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PKK는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무력투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PKK 해체 과정을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를 향해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테러조직이 무기를 버리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새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PKK가 활동해온 이라크 북부, 시리아, 유럽 등 모든 지역에 이번 해체 선언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포괄적인 성명이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외메르 첼리크 대변인은 성명에서 "PKK가 스스로 해체하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 달성에 의미 있는 조치"라고 환영했습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 8천700여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합니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동남부의 독립국가 수립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습니다.

PKK의 이번 발표는 쿠르드족 무장세력들과 화해를 추구해온 튀르키예 범여권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작년 10월 AKP와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외잘란에게 그가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멈추겠다고 약속하면 사면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습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MHP 덕분에 큰 기회를 얻게 됐다"며 "목표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고 발언하면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3월 PKK는 튀르키예와 휴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PKK의 주요 근거지였던 시리아에서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친튀르키예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반군이 과도정부를 세운 것도 이런 극적인 상황 진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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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3 04:17:42
    • 수정2025-05-13 05:07:02
    국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전개했던 무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현지시각 12일 전격 선언했습니다.

1978년 사회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쿠르드족 독립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는 PKK가 창설된 지 47년 만입니다.

튀르키예 국영 TRT하베르 방송, 친쿠르드 매체 ANF 통신 등에 따르면 PKK는 이날 성명에서 "PKK가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PKK는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무력투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PKK 해체 과정을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를 향해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테러조직이 무기를 버리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새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PKK가 활동해온 이라크 북부, 시리아, 유럽 등 모든 지역에 이번 해체 선언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포괄적인 성명이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외메르 첼리크 대변인은 성명에서 "PKK가 스스로 해체하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 달성에 의미 있는 조치"라고 환영했습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 8천700여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합니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동남부의 독립국가 수립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습니다.

PKK의 이번 발표는 쿠르드족 무장세력들과 화해를 추구해온 튀르키예 범여권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작년 10월 AKP와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외잘란에게 그가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멈추겠다고 약속하면 사면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습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MHP 덕분에 큰 기회를 얻게 됐다"며 "목표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고 발언하면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3월 PKK는 튀르키예와 휴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PKK의 주요 근거지였던 시리아에서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친튀르키예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반군이 과도정부를 세운 것도 이런 극적인 상황 진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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