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실 계열사 도우려 ‘위장 보증’…공정위, CJ 제재 착수

[앵커]

CJ와 CJ CGV가 법을 어기며 부실 계열사를 지원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들은 서로 채무 보증을 할 수가 없는데, 이걸 어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도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CJ의 외식업종 계열사, CJ 푸드빌.

이듬해 500억 원어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공격적 투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돈을 마련하기엔 턱없이 낮은 신용도.

[신용평가사 관계자/음성변조 : "(자본잠식이면) 좋은 등급은 절대로 못 받죠. 등급이 너무 낮아서 투자자가 들어오지 않겠죠. 보증을 서게 하든지 그러겠죠."]

그런데도 CJ푸드빌은 거액의 자본 조달에 성공했는데, 뒤에 모기업의 위법적 지원이 있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방법은 'TRS 계약'.

CJ가 대형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증권사에게 푸드빌의 전환사채를 사들이도록 한 뒤 나중에 갚는 방식입니다.

CJ가 사실상 증권사와 푸드빌의 거래의 보증을 선 셈.

대기업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자금난을 겪던 계열사 CJ건설과 시뮬라인도 똑같이 CJ와 CJ CGV의 지원을 받아 전환사채를 팔아치웠습니다.

확인된 것만 천150억 원 규모입니다.

공정위는 부실계열사에 사실상 위장 보증을 서준 행위나 다름없다고 보고 CJ와 CGV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습니다.

CJ 측은 TRS 계약이 금감원 감독을 받는 합법적 금융 상품이고, 부당지원으로 제재받은 선례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지훈 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