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남녘에서도 교사…“탈북 학생 도와요”
입력 2025.05.17 (08:43)
수정 2025.05.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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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목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는 날이었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선생님 중에는 탈북학생들의 정착과 성장을 돕는 ‘통일전담교육사’가 있는데요.
북한에서 교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도 탈북학생들의 학습과 상담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통일교육의 현장을 지키는 교육자들을 장예진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른 오전, 출근을 서두르는 한철 선생님.
출근 4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출근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임용받은 지는 2주 됐고요. 본교에서 일 시작한 지는 4일째입니다."]
‘감자’로 유명한 양강도 대홍단군 출신인 한 선생님은 북한에서 이미 교사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에서는 김정숙 사범대학이라는 대학을 나오고 역사 지리 학부를 나왔거든요. 역사, 조선 역사, 조선 지리 이런 과목을 가르치고..."]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11년 차지만,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합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기분이 좀 어떠세요?) 많이 떨립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학교 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한 선생님은 전국에 21명 뿐인 ‘통일전담 교육사’중 한 명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인데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통일교육 수업에 참가해 아이들 통일교육도 지도를 합니다."]
지난해 기준, 탈북민 또는 탈북민 부모를 둔 학생 수는 약 2,645명에 달하지만 학교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현장에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서로 다른 아이들의 성격들을 같이 통합하고 잘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북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더 보람은 남쪽에서 통일전담교육사로 더해가고 있는데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역할이지만 책임감만큼은 더욱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실무를 배우기 위해 선배 교육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들어섭니다.
한 선생님에게도 새로운 배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제 교육 분야의 멘토이신 제 든든한 우군이십니다."]
13년 차 통일전담교육사 최경옥 선생님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한 건데요.
가장 먼저 빛바랜 수첩 하나를 꺼내 듭니다.
["오래돼 보이죠. 다 적어놨어요. 이렇게."]
수첩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는데요.
선배에게서 후배로, 업무 비법이 이어지고 두 통일전담교육사가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들은 문서등록 대장에 있어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실수를 줄여나갔다는 최경옥 선생님.
조언을 듣는 한철 선생님의 손이 바삐 움직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용어 때문에 힘드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어렵습니다. ‘비전자’도 뭔지 모르겠고, ‘기안’도 새로 듣는 용어고 ‘에듀파인’ 이런 것도 진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업 준비를 위해 익혀야 할 것도 많습니다.
사소한 용어 차이도, 학생들에겐 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생각주머니를 늘려요’ 라는 말이 있죠. (주머니는 주머니인데 생각주머니네요.)"]
[최경옥/ 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독서 활동을 통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그만큼 주머니는 늘리라는 소리죠. 생각주머니는 늘려요. ((생각을) 담아둔다는 의미일까요?) 그런 의미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숙지하고, 상황에 맞게 안내하는 것 역시 통일전담교육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새로운 방법으로 교육할지도 조금 감을 찾은 것 같고요. 역시 배울수록 끝은 없구나..."]
남북한의 다름을 이해하며 통일전담교육사들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은 저런 행정 업무 자체가 없어요. 그냥 수업만 하고 교사가 그런데 여기는 교사들이 행정 업무까지 같이 해야 하잖아요. 전산이 제일 어려운 거죠. 북한은 전산 자체가 없으니까. "]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요?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아쉽게도 스승의 날은 없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남쪽에서 맞이한 스승의 날은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합니다.
교실 한편, 특별한 선물이 눈길을 끕니다.
["선생님 저 서현이에요. 스승의 날 축하드려요. 저희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자의 짧은 편지에도 금세 뭉클해지는 선생님.
["(받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약간 뭉클하신 것 같아요. 울컥했어요, 진짜."]
작은 선물에 담긴 진심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안에 열면, 이렇게 사탕."]
북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다는 최 선생님.
그곳에도 ‘교육절’이라는 날이 있지만, 교육 성과를 선전하는 날에 가깝다고 합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9월 교육절에 교사들을 위한 교육절이 아니라 그냥 교육절이라서 그날 다양한 운동만 하고..."]
오후에는 하나둘 최경옥 선생님의 교실에 학생들이 모였는데요.
[박서현/초등학생 : "(어떤 수업 하러 왔어요?) 한빛 교실에서 만들기 한다고 해서 만들기 하러 왔어요."]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
남한에서 태어난 학생들 또한 북한과 통일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김가민/초등학생 : "북과 남이 통일되어야 하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날 수업은 공예교육 전문가인 탈북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는데요.
[전순복/학부모 : "학급마다 아이들이 문제가 있거나 모든 걸 담임선생님하고, 아이들하고 사이, 그런 것도 선생님이 다 알아서 해결사예요."]
수업 이후에는 상담이 계속되며, 최경옥 선생님의 하루는 쉴 틈 없이 흘러갑니다.
["제가 지역사회에 알아봤는데 언어 치료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거든요. (항상 선생님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제자의 성장과 변화에 보람을 느낀다는 최경옥 선생님이 작지만 큰 바람을 전하는데요.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항상 당당하고 밝은 또 한 가지는 우리 친구들이 잘 되는 길이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요."]
어린 제자들이 전하는 진심, 그 감사의 마음이 오늘도 교실을 따뜻하게 채워갑니다.
지난 목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는 날이었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선생님 중에는 탈북학생들의 정착과 성장을 돕는 ‘통일전담교육사’가 있는데요.
북한에서 교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도 탈북학생들의 학습과 상담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통일교육의 현장을 지키는 교육자들을 장예진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른 오전, 출근을 서두르는 한철 선생님.
출근 4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출근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임용받은 지는 2주 됐고요. 본교에서 일 시작한 지는 4일째입니다."]
‘감자’로 유명한 양강도 대홍단군 출신인 한 선생님은 북한에서 이미 교사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에서는 김정숙 사범대학이라는 대학을 나오고 역사 지리 학부를 나왔거든요. 역사, 조선 역사, 조선 지리 이런 과목을 가르치고..."]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11년 차지만,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합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기분이 좀 어떠세요?) 많이 떨립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학교 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한 선생님은 전국에 21명 뿐인 ‘통일전담 교육사’중 한 명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인데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통일교육 수업에 참가해 아이들 통일교육도 지도를 합니다."]
지난해 기준, 탈북민 또는 탈북민 부모를 둔 학생 수는 약 2,645명에 달하지만 학교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현장에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서로 다른 아이들의 성격들을 같이 통합하고 잘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북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더 보람은 남쪽에서 통일전담교육사로 더해가고 있는데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역할이지만 책임감만큼은 더욱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실무를 배우기 위해 선배 교육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들어섭니다.
한 선생님에게도 새로운 배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제 교육 분야의 멘토이신 제 든든한 우군이십니다."]
13년 차 통일전담교육사 최경옥 선생님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한 건데요.
가장 먼저 빛바랜 수첩 하나를 꺼내 듭니다.
["오래돼 보이죠. 다 적어놨어요. 이렇게."]
수첩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는데요.
선배에게서 후배로, 업무 비법이 이어지고 두 통일전담교육사가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들은 문서등록 대장에 있어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실수를 줄여나갔다는 최경옥 선생님.
조언을 듣는 한철 선생님의 손이 바삐 움직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용어 때문에 힘드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어렵습니다. ‘비전자’도 뭔지 모르겠고, ‘기안’도 새로 듣는 용어고 ‘에듀파인’ 이런 것도 진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업 준비를 위해 익혀야 할 것도 많습니다.
사소한 용어 차이도, 학생들에겐 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생각주머니를 늘려요’ 라는 말이 있죠. (주머니는 주머니인데 생각주머니네요.)"]
[최경옥/ 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독서 활동을 통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그만큼 주머니는 늘리라는 소리죠. 생각주머니는 늘려요. ((생각을) 담아둔다는 의미일까요?) 그런 의미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숙지하고, 상황에 맞게 안내하는 것 역시 통일전담교육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새로운 방법으로 교육할지도 조금 감을 찾은 것 같고요. 역시 배울수록 끝은 없구나..."]
남북한의 다름을 이해하며 통일전담교육사들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은 저런 행정 업무 자체가 없어요. 그냥 수업만 하고 교사가 그런데 여기는 교사들이 행정 업무까지 같이 해야 하잖아요. 전산이 제일 어려운 거죠. 북한은 전산 자체가 없으니까. "]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요?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아쉽게도 스승의 날은 없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남쪽에서 맞이한 스승의 날은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합니다.
교실 한편, 특별한 선물이 눈길을 끕니다.
["선생님 저 서현이에요. 스승의 날 축하드려요. 저희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자의 짧은 편지에도 금세 뭉클해지는 선생님.
["(받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약간 뭉클하신 것 같아요. 울컥했어요, 진짜."]
작은 선물에 담긴 진심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안에 열면, 이렇게 사탕."]
북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다는 최 선생님.
그곳에도 ‘교육절’이라는 날이 있지만, 교육 성과를 선전하는 날에 가깝다고 합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9월 교육절에 교사들을 위한 교육절이 아니라 그냥 교육절이라서 그날 다양한 운동만 하고..."]
오후에는 하나둘 최경옥 선생님의 교실에 학생들이 모였는데요.
[박서현/초등학생 : "(어떤 수업 하러 왔어요?) 한빛 교실에서 만들기 한다고 해서 만들기 하러 왔어요."]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
남한에서 태어난 학생들 또한 북한과 통일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김가민/초등학생 : "북과 남이 통일되어야 하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날 수업은 공예교육 전문가인 탈북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는데요.
[전순복/학부모 : "학급마다 아이들이 문제가 있거나 모든 걸 담임선생님하고, 아이들하고 사이, 그런 것도 선생님이 다 알아서 해결사예요."]
수업 이후에는 상담이 계속되며, 최경옥 선생님의 하루는 쉴 틈 없이 흘러갑니다.
["제가 지역사회에 알아봤는데 언어 치료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거든요. (항상 선생님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제자의 성장과 변화에 보람을 느낀다는 최경옥 선생님이 작지만 큰 바람을 전하는데요.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항상 당당하고 밝은 또 한 가지는 우리 친구들이 잘 되는 길이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요."]
어린 제자들이 전하는 진심, 그 감사의 마음이 오늘도 교실을 따뜻하게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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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목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는 날이었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선생님 중에는 탈북학생들의 정착과 성장을 돕는 ‘통일전담교육사’가 있는데요.
북한에서 교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도 탈북학생들의 학습과 상담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통일교육의 현장을 지키는 교육자들을 장예진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른 오전, 출근을 서두르는 한철 선생님.
출근 4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출근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임용받은 지는 2주 됐고요. 본교에서 일 시작한 지는 4일째입니다."]
‘감자’로 유명한 양강도 대홍단군 출신인 한 선생님은 북한에서 이미 교사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에서는 김정숙 사범대학이라는 대학을 나오고 역사 지리 학부를 나왔거든요. 역사, 조선 역사, 조선 지리 이런 과목을 가르치고..."]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11년 차지만,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합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기분이 좀 어떠세요?) 많이 떨립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학교 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한 선생님은 전국에 21명 뿐인 ‘통일전담 교육사’중 한 명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인데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통일교육 수업에 참가해 아이들 통일교육도 지도를 합니다."]
지난해 기준, 탈북민 또는 탈북민 부모를 둔 학생 수는 약 2,645명에 달하지만 학교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현장에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서로 다른 아이들의 성격들을 같이 통합하고 잘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북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더 보람은 남쪽에서 통일전담교육사로 더해가고 있는데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역할이지만 책임감만큼은 더욱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실무를 배우기 위해 선배 교육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들어섭니다.
한 선생님에게도 새로운 배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제 교육 분야의 멘토이신 제 든든한 우군이십니다."]
13년 차 통일전담교육사 최경옥 선생님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한 건데요.
가장 먼저 빛바랜 수첩 하나를 꺼내 듭니다.
["오래돼 보이죠. 다 적어놨어요. 이렇게."]
수첩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는데요.
선배에게서 후배로, 업무 비법이 이어지고 두 통일전담교육사가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들은 문서등록 대장에 있어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실수를 줄여나갔다는 최경옥 선생님.
조언을 듣는 한철 선생님의 손이 바삐 움직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용어 때문에 힘드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어렵습니다. ‘비전자’도 뭔지 모르겠고, ‘기안’도 새로 듣는 용어고 ‘에듀파인’ 이런 것도 진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업 준비를 위해 익혀야 할 것도 많습니다.
사소한 용어 차이도, 학생들에겐 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생각주머니를 늘려요’ 라는 말이 있죠. (주머니는 주머니인데 생각주머니네요.)"]
[최경옥/ 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독서 활동을 통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그만큼 주머니는 늘리라는 소리죠. 생각주머니는 늘려요. ((생각을) 담아둔다는 의미일까요?) 그런 의미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숙지하고, 상황에 맞게 안내하는 것 역시 통일전담교육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새로운 방법으로 교육할지도 조금 감을 찾은 것 같고요. 역시 배울수록 끝은 없구나..."]
남북한의 다름을 이해하며 통일전담교육사들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은 저런 행정 업무 자체가 없어요. 그냥 수업만 하고 교사가 그런데 여기는 교사들이 행정 업무까지 같이 해야 하잖아요. 전산이 제일 어려운 거죠. 북한은 전산 자체가 없으니까. "]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요?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아쉽게도 스승의 날은 없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남쪽에서 맞이한 스승의 날은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합니다.
교실 한편, 특별한 선물이 눈길을 끕니다.
["선생님 저 서현이에요. 스승의 날 축하드려요. 저희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자의 짧은 편지에도 금세 뭉클해지는 선생님.
["(받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약간 뭉클하신 것 같아요. 울컥했어요, 진짜."]
작은 선물에 담긴 진심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안에 열면, 이렇게 사탕."]
북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다는 최 선생님.
그곳에도 ‘교육절’이라는 날이 있지만, 교육 성과를 선전하는 날에 가깝다고 합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9월 교육절에 교사들을 위한 교육절이 아니라 그냥 교육절이라서 그날 다양한 운동만 하고..."]
오후에는 하나둘 최경옥 선생님의 교실에 학생들이 모였는데요.
[박서현/초등학생 : "(어떤 수업 하러 왔어요?) 한빛 교실에서 만들기 한다고 해서 만들기 하러 왔어요."]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
남한에서 태어난 학생들 또한 북한과 통일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김가민/초등학생 : "북과 남이 통일되어야 하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날 수업은 공예교육 전문가인 탈북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는데요.
[전순복/학부모 : "학급마다 아이들이 문제가 있거나 모든 걸 담임선생님하고, 아이들하고 사이, 그런 것도 선생님이 다 알아서 해결사예요."]
수업 이후에는 상담이 계속되며, 최경옥 선생님의 하루는 쉴 틈 없이 흘러갑니다.
["제가 지역사회에 알아봤는데 언어 치료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거든요. (항상 선생님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제자의 성장과 변화에 보람을 느낀다는 최경옥 선생님이 작지만 큰 바람을 전하는데요.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항상 당당하고 밝은 또 한 가지는 우리 친구들이 잘 되는 길이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요."]
어린 제자들이 전하는 진심, 그 감사의 마음이 오늘도 교실을 따뜻하게 채워갑니다.
지난 목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는 날이었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선생님 중에는 탈북학생들의 정착과 성장을 돕는 ‘통일전담교육사’가 있는데요.
북한에서 교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도 탈북학생들의 학습과 상담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통일교육의 현장을 지키는 교육자들을 장예진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른 오전, 출근을 서두르는 한철 선생님.
출근 4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출근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임용받은 지는 2주 됐고요. 본교에서 일 시작한 지는 4일째입니다."]
‘감자’로 유명한 양강도 대홍단군 출신인 한 선생님은 북한에서 이미 교사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에서는 김정숙 사범대학이라는 대학을 나오고 역사 지리 학부를 나왔거든요. 역사, 조선 역사, 조선 지리 이런 과목을 가르치고..."]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11년 차지만,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과 긴장이 교차합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기분이 좀 어떠세요?) 많이 떨립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학교 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한 선생님은 전국에 21명 뿐인 ‘통일전담 교육사’중 한 명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인데요. 또 필요에 따라서는 학교에서 통일교육 수업에 참가해 아이들 통일교육도 지도를 합니다."]
지난해 기준, 탈북민 또는 탈북민 부모를 둔 학생 수는 약 2,645명에 달하지만 학교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현장에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김재숙/남북하나재단 교육지원부장 : "서로 다른 아이들의 성격들을 같이 통합하고 잘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북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꼈더 보람은 남쪽에서 통일전담교육사로 더해가고 있는데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역할이지만 책임감만큼은 더욱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실무를 배우기 위해 선배 교육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들어섭니다.
한 선생님에게도 새로운 배움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제 교육 분야의 멘토이신 제 든든한 우군이십니다."]
13년 차 통일전담교육사 최경옥 선생님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한 건데요.
가장 먼저 빛바랜 수첩 하나를 꺼내 듭니다.
["오래돼 보이죠. 다 적어놨어요. 이렇게."]
수첩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경험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는데요.
선배에게서 후배로, 업무 비법이 이어지고 두 통일전담교육사가 컴퓨터 앞에 나란히 앉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들은 문서등록 대장에 있어요."]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실수를 줄여나갔다는 최경옥 선생님.
조언을 듣는 한철 선생님의 손이 바삐 움직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용어 때문에 힘드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어렵습니다. ‘비전자’도 뭔지 모르겠고, ‘기안’도 새로 듣는 용어고 ‘에듀파인’ 이런 것도 진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업 준비를 위해 익혀야 할 것도 많습니다.
사소한 용어 차이도, 학생들에겐 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생각주머니를 늘려요’ 라는 말이 있죠. (주머니는 주머니인데 생각주머니네요.)"]
[최경옥/ 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독서 활동을 통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그만큼 주머니는 늘리라는 소리죠. 생각주머니는 늘려요. ((생각을) 담아둔다는 의미일까요?) 그런 의미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숙지하고, 상황에 맞게 안내하는 것 역시 통일전담교육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한철/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새로운 방법으로 교육할지도 조금 감을 찾은 것 같고요. 역시 배울수록 끝은 없구나..."]
남북한의 다름을 이해하며 통일전담교육사들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북한은 저런 행정 업무 자체가 없어요. 그냥 수업만 하고 교사가 그런데 여기는 교사들이 행정 업무까지 같이 해야 하잖아요. 전산이 제일 어려운 거죠. 북한은 전산 자체가 없으니까. "]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요?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아쉽게도 스승의 날은 없다고 하는데요.
통일전담교육사가 남쪽에서 맞이한 스승의 날은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합니다.
교실 한편, 특별한 선물이 눈길을 끕니다.
["선생님 저 서현이에요. 스승의 날 축하드려요. 저희를 위해 재미있는 프로그램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자의 짧은 편지에도 금세 뭉클해지는 선생님.
["(받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약간 뭉클하신 것 같아요. 울컥했어요, 진짜."]
작은 선물에 담긴 진심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안에 열면, 이렇게 사탕."]
북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다는 최 선생님.
그곳에도 ‘교육절’이라는 날이 있지만, 교육 성과를 선전하는 날에 가깝다고 합니다.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9월 교육절에 교사들을 위한 교육절이 아니라 그냥 교육절이라서 그날 다양한 운동만 하고..."]
오후에는 하나둘 최경옥 선생님의 교실에 학생들이 모였는데요.
[박서현/초등학생 : "(어떤 수업 하러 왔어요?) 한빛 교실에서 만들기 한다고 해서 만들기 하러 왔어요."]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
남한에서 태어난 학생들 또한 북한과 통일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김가민/초등학생 : "북과 남이 통일되어야 하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날 수업은 공예교육 전문가인 탈북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는데요.
[전순복/학부모 : "학급마다 아이들이 문제가 있거나 모든 걸 담임선생님하고, 아이들하고 사이, 그런 것도 선생님이 다 알아서 해결사예요."]
수업 이후에는 상담이 계속되며, 최경옥 선생님의 하루는 쉴 틈 없이 흘러갑니다.
["제가 지역사회에 알아봤는데 언어 치료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거든요. (항상 선생님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제자의 성장과 변화에 보람을 느낀다는 최경옥 선생님이 작지만 큰 바람을 전하는데요.
[최경옥/남북하나재단 통일전담교육사 : "항상 당당하고 밝은 또 한 가지는 우리 친구들이 잘 되는 길이 통일을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요."]
어린 제자들이 전하는 진심, 그 감사의 마음이 오늘도 교실을 따뜻하게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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