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할머니’ 전재산 또 쾌척

입력 2006.01.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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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4억 원 상당의 건물을 대학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았던 70대 실향민 할머니 기억하십니까?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겨놨던 재산 2억 원마저 또다시 학교에 기증하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건국대 후문에 있는 2층 건물.

시가 4억 원 상당의 이 건물은 올해 79살인 이순덕 할머니가 평생을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것입니다.

지난해, 할머니는 이 건물을 선뜻 장학금으로 내놨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모은 재산을 학생들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뜻이었습니다.

<인터뷰>이순덕(실향민 할머니/지난해 1월) : "공부를 잘 해도 돈이 없어서 못 가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등록금도 못 내서 애쓰는 학생들도 많고..."

이순덕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북에 남겨둔 두 여동생을 위해 남겨뒀던 2억 원의 재산을 또다시 대학에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5년 전부터 난치병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동생을 만나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 결심을 굳히게 됐습니다.

<인터뷰>이순덕(할머니/올해) : "내 건강도 그렇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썼으면 하는 생각..."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혼자 몸으로 고향인 황해도 연백에서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통일이 되면 여동생들과 오순도순 살기 위해 담배도 팔고 남의 집 삯 바느질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인터뷰>민명숙(이웃 주민) :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두 번이나 소중한 돈을 기증받은 학교 측은 '이순덕 기념 강의실'을 만들어 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또 앞으로 통일이 이루어져 할머니의 여동생들과 연락이 닿을 경우 이번에 기부한 2억 원의 이자를 매달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 '건대 할머니' 불리는 이순덕 할머니.

혼자 몸으로 어렵게 모은 돈을 선뜻 내놓고도 이 한마디로 모든 말을 대신합니다.

<인터뷰>이순덕(할머니) : "이제는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갈 수 있다. 몸과 마음이 홀가분하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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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대 할머니’ 전재산 또 쾌척
    • 입력 2006-01-17 20:06:58
    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해 4억 원 상당의 건물을 대학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았던 70대 실향민 할머니 기억하십니까?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겨놨던 재산 2억 원마저 또다시 학교에 기증하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건국대 후문에 있는 2층 건물. 시가 4억 원 상당의 이 건물은 올해 79살인 이순덕 할머니가 평생을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것입니다. 지난해, 할머니는 이 건물을 선뜻 장학금으로 내놨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모은 재산을 학생들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뜻이었습니다. <인터뷰>이순덕(실향민 할머니/지난해 1월) : "공부를 잘 해도 돈이 없어서 못 가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등록금도 못 내서 애쓰는 학생들도 많고..." 이순덕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북에 남겨둔 두 여동생을 위해 남겨뒀던 2억 원의 재산을 또다시 대학에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5년 전부터 난치병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동생을 만나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 결심을 굳히게 됐습니다. <인터뷰>이순덕(할머니/올해) : "내 건강도 그렇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썼으면 하는 생각..."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혼자 몸으로 고향인 황해도 연백에서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통일이 되면 여동생들과 오순도순 살기 위해 담배도 팔고 남의 집 삯 바느질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인터뷰>민명숙(이웃 주민) :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두 번이나 소중한 돈을 기증받은 학교 측은 '이순덕 기념 강의실'을 만들어 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또 앞으로 통일이 이루어져 할머니의 여동생들과 연락이 닿을 경우 이번에 기부한 2억 원의 이자를 매달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 '건대 할머니' 불리는 이순덕 할머니. 혼자 몸으로 어렵게 모은 돈을 선뜻 내놓고도 이 한마디로 모든 말을 대신합니다. <인터뷰>이순덕(할머니) : "이제는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갈 수 있다. 몸과 마음이 홀가분하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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