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아이 낳지 마!’…미 난임 클리닉에 폭탄 테러 ‘충격’
입력 2025.05.21 (15:29)
수정 2025.05.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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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현지 시각 17일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사건의 구체적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차량 폭발 테러라니 환자와 의료진 등이 제일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피해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다행히 테러가 난 날이 현지 시각 주말이라 환자나 의료진 등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발이 상당히 강력해서 인근 상점 등에서 4명이 다쳤는데요.
테러 현장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난임 클리닉 정문을 중심으로 벽이 무너져 내렸고요.
건물 뒤편은 지붕과 외벽까지 주저앉았는데요.
건물 한가운데로 차량이 돌진하면서 완파된 모습입니다.
돌진한 차량으로 보이는 물체는 클리닉 뒤편에 검게 그을린 채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폭발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는데요.
[니마 타브리지/목격자 : "앞으로 가서 완전히 날아간 클리닉 앞면을 봤는데요. 우리는 '와! 정말 심각한 일이 여기서 벌어졌구나' 했습니다."]
차량이 폭발하며 잔해가 200미터 넘게 날아가면서 난임 클릭 주변 상점들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바람에 4명이 다쳤는데요.
한편, 난임 클리닉에 보관돼 있던 배아 등은 소방 당국에 의해 무사히 옮겨졌습니다.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 돌진한 건 17일 오전 11시쯤입니다.
FBI,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을 즉각 의도적인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의도적인 테러로 보고 있다면, 누군가 계획을 세우고 이 시설을 공격했다는 거잖아요?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FBI가 확인한 용의자는 인근에 사는 25살 가이 에드워드 바트쿠스입니다.
폭발한 차량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아킬 데이비스/FBI LA 사무소 부국장 : "용의자는 허무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공격은 난임 클리닉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이를 의도적인 테러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집과 차량에서는 소총과 탄약, 추가 폭발물 등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반생명', '반출생주의' 성향의 메모와 30분 분량의 음성 녹음 파일이 나왔어요.
용의자는 메모에서 IVF, 시험관 인공수정을 "생명 강요의 상징"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BI가 용의자 바트쿠스가 인공수정 기술을 활용하는 난임 클리닉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근거인데요.
바트쿠스는 폭탄 공격을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생중계까지 준비하고 있었다니 정말 끔찍한데요.
FBI가 추정한 용의자의 반출생주의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굉장히 생소한 이념인데요.
반출생주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출생과 생명에 반대한다, 애초에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이념입니다.
[미국 CBS 뉴스/현지 시각 17일 : "수사에 관련된 법 집행 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세상에 인간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걸 글과 녹음에 밝혔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출생은 동의 없이 강요되는 고통이고, 따라서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용의자의 논리대로라면, 동의 없는 출생 자체가 비윤리적이니까 출생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바트쿠스가 평소 우울증과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성향이 모여 범행 동기가 됐고요.
결국 인공수정 기술로 출생을 돕는 난임 클리닉을 공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의료시설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은 건데요.
미국인들 충격이 상당하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창조되는 공간이 폭력의 대상이 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마이클 보미에르/주민/목격자 : "가족을 이룰 권리, 공동체에서 살 권리, 자기 자신이 될 권리를 누군가는 반대하고, 억압하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우리가 사는 시대의 끔찍한 징조입니다. 끔찍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생명권과 임신 중지 권한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지역 간 갈등이 상당했었습니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처음으로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하면서 논쟁이 촉발됐었는데요.
모두에게 '생명은 누구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요.
아직도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이념이 폭력으로까지 표출됐습니다.
여러모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요.
시험관 수정, 그리고 관련 의료시설은 다시 한번 윤리적, 철학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_nimasworld (X.com)·www.cbs뉴스.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현지 시각 17일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사건의 구체적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차량 폭발 테러라니 환자와 의료진 등이 제일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피해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다행히 테러가 난 날이 현지 시각 주말이라 환자나 의료진 등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발이 상당히 강력해서 인근 상점 등에서 4명이 다쳤는데요.
테러 현장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난임 클리닉 정문을 중심으로 벽이 무너져 내렸고요.
건물 뒤편은 지붕과 외벽까지 주저앉았는데요.
건물 한가운데로 차량이 돌진하면서 완파된 모습입니다.
돌진한 차량으로 보이는 물체는 클리닉 뒤편에 검게 그을린 채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폭발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는데요.
[니마 타브리지/목격자 : "앞으로 가서 완전히 날아간 클리닉 앞면을 봤는데요. 우리는 '와! 정말 심각한 일이 여기서 벌어졌구나' 했습니다."]
차량이 폭발하며 잔해가 200미터 넘게 날아가면서 난임 클릭 주변 상점들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바람에 4명이 다쳤는데요.
한편, 난임 클리닉에 보관돼 있던 배아 등은 소방 당국에 의해 무사히 옮겨졌습니다.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 돌진한 건 17일 오전 11시쯤입니다.
FBI,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을 즉각 의도적인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의도적인 테러로 보고 있다면, 누군가 계획을 세우고 이 시설을 공격했다는 거잖아요?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FBI가 확인한 용의자는 인근에 사는 25살 가이 에드워드 바트쿠스입니다.
폭발한 차량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아킬 데이비스/FBI LA 사무소 부국장 : "용의자는 허무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공격은 난임 클리닉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이를 의도적인 테러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집과 차량에서는 소총과 탄약, 추가 폭발물 등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반생명', '반출생주의' 성향의 메모와 30분 분량의 음성 녹음 파일이 나왔어요.
용의자는 메모에서 IVF, 시험관 인공수정을 "생명 강요의 상징"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BI가 용의자 바트쿠스가 인공수정 기술을 활용하는 난임 클리닉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근거인데요.
바트쿠스는 폭탄 공격을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생중계까지 준비하고 있었다니 정말 끔찍한데요.
FBI가 추정한 용의자의 반출생주의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굉장히 생소한 이념인데요.
반출생주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출생과 생명에 반대한다, 애초에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이념입니다.
[미국 CBS 뉴스/현지 시각 17일 : "수사에 관련된 법 집행 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세상에 인간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걸 글과 녹음에 밝혔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출생은 동의 없이 강요되는 고통이고, 따라서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용의자의 논리대로라면, 동의 없는 출생 자체가 비윤리적이니까 출생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바트쿠스가 평소 우울증과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성향이 모여 범행 동기가 됐고요.
결국 인공수정 기술로 출생을 돕는 난임 클리닉을 공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의료시설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은 건데요.
미국인들 충격이 상당하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창조되는 공간이 폭력의 대상이 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마이클 보미에르/주민/목격자 : "가족을 이룰 권리, 공동체에서 살 권리, 자기 자신이 될 권리를 누군가는 반대하고, 억압하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우리가 사는 시대의 끔찍한 징조입니다. 끔찍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생명권과 임신 중지 권한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지역 간 갈등이 상당했었습니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처음으로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하면서 논쟁이 촉발됐었는데요.
모두에게 '생명은 누구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요.
아직도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이념이 폭력으로까지 표출됐습니다.
여러모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요.
시험관 수정, 그리고 관련 의료시설은 다시 한번 윤리적, 철학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_nimasworld (X.com)·www.cbs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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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21 15:29:13
- 수정2025-05-21 15:36:33

[앵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현지 시각 17일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사건의 구체적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차량 폭발 테러라니 환자와 의료진 등이 제일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피해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다행히 테러가 난 날이 현지 시각 주말이라 환자나 의료진 등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발이 상당히 강력해서 인근 상점 등에서 4명이 다쳤는데요.
테러 현장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난임 클리닉 정문을 중심으로 벽이 무너져 내렸고요.
건물 뒤편은 지붕과 외벽까지 주저앉았는데요.
건물 한가운데로 차량이 돌진하면서 완파된 모습입니다.
돌진한 차량으로 보이는 물체는 클리닉 뒤편에 검게 그을린 채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폭발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는데요.
[니마 타브리지/목격자 : "앞으로 가서 완전히 날아간 클리닉 앞면을 봤는데요. 우리는 '와! 정말 심각한 일이 여기서 벌어졌구나' 했습니다."]
차량이 폭발하며 잔해가 200미터 넘게 날아가면서 난임 클릭 주변 상점들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바람에 4명이 다쳤는데요.
한편, 난임 클리닉에 보관돼 있던 배아 등은 소방 당국에 의해 무사히 옮겨졌습니다.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 돌진한 건 17일 오전 11시쯤입니다.
FBI,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을 즉각 의도적인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의도적인 테러로 보고 있다면, 누군가 계획을 세우고 이 시설을 공격했다는 거잖아요?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FBI가 확인한 용의자는 인근에 사는 25살 가이 에드워드 바트쿠스입니다.
폭발한 차량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아킬 데이비스/FBI LA 사무소 부국장 : "용의자는 허무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공격은 난임 클리닉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이를 의도적인 테러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집과 차량에서는 소총과 탄약, 추가 폭발물 등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반생명', '반출생주의' 성향의 메모와 30분 분량의 음성 녹음 파일이 나왔어요.
용의자는 메모에서 IVF, 시험관 인공수정을 "생명 강요의 상징"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BI가 용의자 바트쿠스가 인공수정 기술을 활용하는 난임 클리닉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근거인데요.
바트쿠스는 폭탄 공격을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생중계까지 준비하고 있었다니 정말 끔찍한데요.
FBI가 추정한 용의자의 반출생주의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굉장히 생소한 이념인데요.
반출생주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출생과 생명에 반대한다, 애초에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이념입니다.
[미국 CBS 뉴스/현지 시각 17일 : "수사에 관련된 법 집행 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세상에 인간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걸 글과 녹음에 밝혔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출생은 동의 없이 강요되는 고통이고, 따라서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용의자의 논리대로라면, 동의 없는 출생 자체가 비윤리적이니까 출생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바트쿠스가 평소 우울증과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성향이 모여 범행 동기가 됐고요.
결국 인공수정 기술로 출생을 돕는 난임 클리닉을 공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의료시설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은 건데요.
미국인들 충격이 상당하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창조되는 공간이 폭력의 대상이 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마이클 보미에르/주민/목격자 : "가족을 이룰 권리, 공동체에서 살 권리, 자기 자신이 될 권리를 누군가는 반대하고, 억압하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우리가 사는 시대의 끔찍한 징조입니다. 끔찍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생명권과 임신 중지 권한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지역 간 갈등이 상당했었습니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처음으로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하면서 논쟁이 촉발됐었는데요.
모두에게 '생명은 누구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요.
아직도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이념이 폭력으로까지 표출됐습니다.
여러모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요.
시험관 수정, 그리고 관련 의료시설은 다시 한번 윤리적, 철학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_nimasworld (X.com)·www.cbs뉴스.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현지 시각 17일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사건의 구체적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차량 폭발 테러라니 환자와 의료진 등이 제일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피해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다행히 테러가 난 날이 현지 시각 주말이라 환자나 의료진 등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폭발이 상당히 강력해서 인근 상점 등에서 4명이 다쳤는데요.
테러 현장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난임 클리닉 정문을 중심으로 벽이 무너져 내렸고요.
건물 뒤편은 지붕과 외벽까지 주저앉았는데요.
건물 한가운데로 차량이 돌진하면서 완파된 모습입니다.
돌진한 차량으로 보이는 물체는 클리닉 뒤편에 검게 그을린 채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폭발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는데요.
[니마 타브리지/목격자 : "앞으로 가서 완전히 날아간 클리닉 앞면을 봤는데요. 우리는 '와! 정말 심각한 일이 여기서 벌어졌구나' 했습니다."]
차량이 폭발하며 잔해가 200미터 넘게 날아가면서 난임 클릭 주변 상점들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바람에 4명이 다쳤는데요.
한편, 난임 클리닉에 보관돼 있던 배아 등은 소방 당국에 의해 무사히 옮겨졌습니다.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 돌진한 건 17일 오전 11시쯤입니다.
FBI,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을 즉각 의도적인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의도적인 테러로 보고 있다면, 누군가 계획을 세우고 이 시설을 공격했다는 거잖아요?
용의자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FBI가 확인한 용의자는 인근에 사는 25살 가이 에드워드 바트쿠스입니다.
폭발한 차량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아킬 데이비스/FBI LA 사무소 부국장 : "용의자는 허무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공격은 난임 클리닉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이를 의도적인 테러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집과 차량에서는 소총과 탄약, 추가 폭발물 등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반생명', '반출생주의' 성향의 메모와 30분 분량의 음성 녹음 파일이 나왔어요.
용의자는 메모에서 IVF, 시험관 인공수정을 "생명 강요의 상징"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BI가 용의자 바트쿠스가 인공수정 기술을 활용하는 난임 클리닉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근거인데요.
바트쿠스는 폭탄 공격을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생중계까지 준비하고 있었다니 정말 끔찍한데요.
FBI가 추정한 용의자의 반출생주의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굉장히 생소한 이념인데요.
반출생주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출생과 생명에 반대한다, 애초에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이념입니다.
[미국 CBS 뉴스/현지 시각 17일 : "수사에 관련된 법 집행 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용의자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세상에 인간을 나오게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걸 글과 녹음에 밝혔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출생은 동의 없이 강요되는 고통이고, 따라서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용의자의 논리대로라면, 동의 없는 출생 자체가 비윤리적이니까 출생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바트쿠스가 평소 우울증과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성향이 모여 범행 동기가 됐고요.
결국 인공수정 기술로 출생을 돕는 난임 클리닉을 공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의료시설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은 건데요.
미국인들 충격이 상당하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창조되는 공간이 폭력의 대상이 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마이클 보미에르/주민/목격자 : "가족을 이룰 권리, 공동체에서 살 권리, 자기 자신이 될 권리를 누군가는 반대하고, 억압하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우리가 사는 시대의 끔찍한 징조입니다. 끔찍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생명권과 임신 중지 권한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지역 간 갈등이 상당했었습니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처음으로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하면서 논쟁이 촉발됐었는데요.
모두에게 '생명은 누구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요.
아직도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이념이 폭력으로까지 표출됐습니다.
여러모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요.
시험관 수정, 그리고 관련 의료시설은 다시 한번 윤리적, 철학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영상출처:@_nimasworld (X.com)·www.cbs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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