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피해 신고 1만 돌파…시는 ‘기준치 미만’ 반복

입력 2025.05.27 (07:42) 수정 2025.05.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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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한 주민들의 우려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공장에 고무 외에 어떤 유해 화학물질이 있었고 얼마나 연소됐는지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일상이 깨진 광산구 주민들.

구청에서 마련한 설명회는 평일 오전인데도 2백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검은 연기를 마신 뒤 숨 쉬는 데 지장을 느끼거나 이상 증세를 겪었다는 주민부터 지독한 냄새 때문에 집에 머무르기 힘들다는 호소가 잇따릅니다.

차량이나 상가, 기르던 농작물에도 재와 분진이 떨어져 경제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습니다.

[화재 공장 인근 주민 : "오늘도 치우고 했는데 도저히 냄새가 나서 집에만 가면 냄새가 나고 어디 바깥에 나가도 마스크를 써야만 하고..."]

광산구는 금호타이어 측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통상의 보상 절차를 감안해 의사 소견서 등 관련 자료를 챙길 것을 당부했습니다.

[박병규/광산구청장 : "내가 치료를 받았거나 농작물을 베어버렸다. 그러면 벤 것도 기록을 남기셔야 나중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니까."]

공장 화재 이후 오염 물질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광주시는 인근 대기질과 수질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있고, 이미 채취한 시료에 대한 오염도를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화재 당시 대기중 중금속이나 미세먼지 측정치가 환경기준에 한참 떨어진다는 입장은 그대로입니다.

[정현철/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 : "경보를 내는 기준에는 현저하게 낮습니다. 그런데 금호타이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서 저희가 평상시에 대기질을 나빠졌을 때 낼 수 있는 경보를 내는 것이 합당하냐."]

하지만, 공장 인근 주민의 건강 피해 신고가 수천 건을 넘어서면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미만'이라는 시 입장에 대한 불신은 여전합니다.

일각에서는 화재 당시 생고무 뿐 아니라 공장에 있던 또다른 유해 화학물질이 함께 연소된 건 아닌지 시가 나서서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인화/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타이어를 만드는 물질 중에는 산화 방지제라고 해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가거든요. 일부 발암물질도 포함돼 있습니다. 평소하고 다름이 없는데 왜 6천 명이나 되는 환자가 발생했느냐."]

또 광주시의 측정 기준이 일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에 대한 노출 기준으로 대형 화재로 오염 물질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상황의 대기 오염 측정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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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피해 신고 1만 돌파…시는 ‘기준치 미만’ 반복
    • 입력 2025-05-27 07:42:05
    • 수정2025-05-27 09:24:23
    뉴스광장(광주)
[앵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한 주민들의 우려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공장에 고무 외에 어떤 유해 화학물질이 있었고 얼마나 연소됐는지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일상이 깨진 광산구 주민들.

구청에서 마련한 설명회는 평일 오전인데도 2백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검은 연기를 마신 뒤 숨 쉬는 데 지장을 느끼거나 이상 증세를 겪었다는 주민부터 지독한 냄새 때문에 집에 머무르기 힘들다는 호소가 잇따릅니다.

차량이나 상가, 기르던 농작물에도 재와 분진이 떨어져 경제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습니다.

[화재 공장 인근 주민 : "오늘도 치우고 했는데 도저히 냄새가 나서 집에만 가면 냄새가 나고 어디 바깥에 나가도 마스크를 써야만 하고..."]

광산구는 금호타이어 측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통상의 보상 절차를 감안해 의사 소견서 등 관련 자료를 챙길 것을 당부했습니다.

[박병규/광산구청장 : "내가 치료를 받았거나 농작물을 베어버렸다. 그러면 벤 것도 기록을 남기셔야 나중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니까."]

공장 화재 이후 오염 물질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광주시는 인근 대기질과 수질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있고, 이미 채취한 시료에 대한 오염도를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화재 당시 대기중 중금속이나 미세먼지 측정치가 환경기준에 한참 떨어진다는 입장은 그대로입니다.

[정현철/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 : "경보를 내는 기준에는 현저하게 낮습니다. 그런데 금호타이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서 저희가 평상시에 대기질을 나빠졌을 때 낼 수 있는 경보를 내는 것이 합당하냐."]

하지만, 공장 인근 주민의 건강 피해 신고가 수천 건을 넘어서면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미만'이라는 시 입장에 대한 불신은 여전합니다.

일각에서는 화재 당시 생고무 뿐 아니라 공장에 있던 또다른 유해 화학물질이 함께 연소된 건 아닌지 시가 나서서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인화/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타이어를 만드는 물질 중에는 산화 방지제라고 해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가거든요. 일부 발암물질도 포함돼 있습니다. 평소하고 다름이 없는데 왜 6천 명이나 되는 환자가 발생했느냐."]

또 광주시의 측정 기준이 일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에 대한 노출 기준으로 대형 화재로 오염 물질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상황의 대기 오염 측정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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