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PICK] 전남 농촌 83%는 ‘식품 사막’…첫 조례도 제정

입력 2025.05.27 (19:22) 수정 2025.05.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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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앵커가 주목한 뉴스 앵커픽입니다.

"사막 한 가운데서 음식을 구한다."

집 앞에 24시간 편의점이 있고, 클릭 몇 번이면 신선한 식품을 쉽게 배달받을 수 있는 도시에선 '상상'만 하는 일이겠죠.

하지만 농어촌 지역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의 앵커픽, "식품사막에서 산다는 건"입니다.

[리포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배달 앱.

배달 장소를 전남의 한 농어촌 지역으로 설정해 '치킨'을 주문해보겠습니다.

'텅' 비어있습니다.

배달 가능한 음식점이 없는 겁니다.

식재료를 주문해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요.

이번엔 '쿠팡'에서 같은 주소로 '삼겹살'을 주문해보겠습니다.

새벽 배송은 커녕, 가장 빨리 받는 날짜가 이틀 뒤로 나옵니다.

직접 장보기는 어떨까.

동일한 장소에서 편의점·마트를 검색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이 6km, 걸어서 한 시간 반 거립니다.

특정 지역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농어촌 지역 70% 이상이 겪고 있는 '식품사막' 현상입니다.

그중에서도 전남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소매점이 없는 마을 비율이 83%, 전북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한 시간 넘게 이동해야 소매점을 찾을 수 있는 마을은 전국에 37곳인데, 그 중에 절반 가까이가 전남에 있을 정돕니다.

식료품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농어촌 노인의 건강 불균형이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난 4월 해남에서 전국 최초로 '식품 사막화 해소'라는 이름이 붙은 조례가 등장한 배경입니다.

농촌의 생활 편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가 관련 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겁니다.

조례를 바탕으로 해남에선 주민자치위, 농협 등과 함께 반찬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업이 추진될 계획입니다.

[박종부/해남군의회 의원/농촌 사막화 해소 조례 대표발의 : "우리 주민자치회 위원회에서 반찬을 담아서 소포장해서 그분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소포장, 그러니까 한 팩에 천 원이라든지 아주 원가만 받고 저희들이 제공해 주려고 그렇습니다."]

이미 일본의 사례를 본따 편의점 업체에서 이동형 점포를 마련해 농어촌을 순회하거나, 농식품부가 지난해 시작한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시범 사업 등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초 쿠팡이 장성군과 물류시설 신설 협약을 맺는 등 배송망 확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 인구가 적고 구매력이 낮은 만큼 민간 업체의 자발적 참여에만 기댈 수는 없는 상황.

결국 복지 서비스와 연계해 세밀한 공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늘의 앵커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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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PICK] 전남 농촌 83%는 ‘식품 사막’…첫 조례도 제정
    • 입력 2025-05-27 19:22:12
    • 수정2025-05-27 20:17:41
    뉴스7(광주)
[앵커]

앵커가 주목한 뉴스 앵커픽입니다.

"사막 한 가운데서 음식을 구한다."

집 앞에 24시간 편의점이 있고, 클릭 몇 번이면 신선한 식품을 쉽게 배달받을 수 있는 도시에선 '상상'만 하는 일이겠죠.

하지만 농어촌 지역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의 앵커픽, "식품사막에서 산다는 건"입니다.

[리포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배달 앱.

배달 장소를 전남의 한 농어촌 지역으로 설정해 '치킨'을 주문해보겠습니다.

'텅' 비어있습니다.

배달 가능한 음식점이 없는 겁니다.

식재료를 주문해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요.

이번엔 '쿠팡'에서 같은 주소로 '삼겹살'을 주문해보겠습니다.

새벽 배송은 커녕, 가장 빨리 받는 날짜가 이틀 뒤로 나옵니다.

직접 장보기는 어떨까.

동일한 장소에서 편의점·마트를 검색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이 6km, 걸어서 한 시간 반 거립니다.

특정 지역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농어촌 지역 70% 이상이 겪고 있는 '식품사막' 현상입니다.

그중에서도 전남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소매점이 없는 마을 비율이 83%, 전북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한 시간 넘게 이동해야 소매점을 찾을 수 있는 마을은 전국에 37곳인데, 그 중에 절반 가까이가 전남에 있을 정돕니다.

식료품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농어촌 노인의 건강 불균형이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난 4월 해남에서 전국 최초로 '식품 사막화 해소'라는 이름이 붙은 조례가 등장한 배경입니다.

농촌의 생활 편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가 관련 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겁니다.

조례를 바탕으로 해남에선 주민자치위, 농협 등과 함께 반찬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업이 추진될 계획입니다.

[박종부/해남군의회 의원/농촌 사막화 해소 조례 대표발의 : "우리 주민자치회 위원회에서 반찬을 담아서 소포장해서 그분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소포장, 그러니까 한 팩에 천 원이라든지 아주 원가만 받고 저희들이 제공해 주려고 그렇습니다."]

이미 일본의 사례를 본따 편의점 업체에서 이동형 점포를 마련해 농어촌을 순회하거나, 농식품부가 지난해 시작한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시범 사업 등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초 쿠팡이 장성군과 물류시설 신설 협약을 맺는 등 배송망 확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 인구가 적고 구매력이 낮은 만큼 민간 업체의 자발적 참여에만 기댈 수는 없는 상황.

결국 복지 서비스와 연계해 세밀한 공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늘의 앵커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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