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2차 고위급 협상…포로 교환만 합의

입력 2025.06.02 (23:54) 수정 2025.06.03 (03: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고위급 협상이 휴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 합의에 그쳤습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과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수석대표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중재역으로 참석한 2차 고위급 협상이 현지 시각 2일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열렸습니다.

양측은 회담이 끝난 뒤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중상자와 중증질환을 앓는 전쟁포로 전원 맞교환, 25세 미만 병사 전원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포로 교환 규모가 총 1천 명 혹은 그 이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사자 시신 6천구씩을 각각 교환하는 합의 내용도 발표됐습니다.

이날 합의는 1차 협상에서 성사된 포로 1천 명 맞교환보다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최대라고 러시아 대표단은 말했습니다.

중상자 포로 교환을 정례화하기 위해 '의료 위원회'를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애초 핵심 쟁점으로 꼽힌 휴전 논의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우크라이나에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 각서를 전달했습니다.

러시아는 문서에서 최종적 평화를 위해 도네츠크 등 점령지 4곳과 크림반도를 국제적·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가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는 군사 동맹 가입과 우크라이나 영토 내 제3국 군사 활동 및 군사 시설 배치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밖에 서로 적대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를 포기하고 가스 운송을 포함한 외교·경제 관계를 회복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인과 러시아어 사용 인구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고,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며, 나치즘 선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을 강요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포함해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요구안을 포함시켰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조건 없는 휴전을 계속 거부했다"며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측은 3차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고 튀르키예 외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핵심 쟁점은 정상급에서만 해결될 수 있으며, 진전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이달 말 다시 회담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1차에 이어 2차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는 자신을 포함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의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고, 이 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차 협상은 지난달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6월 2일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열고 러시아 측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일방적으로 밝히면서 추진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각서를 미리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다가 전날에야 2차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양국은 지난달 16일 첫 협상을 벌여 1천 명씩 포로 교환에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휴전에 합의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러시아·우크라 2차 고위급 협상…포로 교환만 합의
    • 입력 2025-06-02 23:54:43
    • 수정2025-06-03 03:44:52
    국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고위급 협상이 휴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 합의에 그쳤습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과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수석대표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중재역으로 참석한 2차 고위급 협상이 현지 시각 2일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열렸습니다.

양측은 회담이 끝난 뒤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중상자와 중증질환을 앓는 전쟁포로 전원 맞교환, 25세 미만 병사 전원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포로 교환 규모가 총 1천 명 혹은 그 이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사자 시신 6천구씩을 각각 교환하는 합의 내용도 발표됐습니다.

이날 합의는 1차 협상에서 성사된 포로 1천 명 맞교환보다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최대라고 러시아 대표단은 말했습니다.

중상자 포로 교환을 정례화하기 위해 '의료 위원회'를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애초 핵심 쟁점으로 꼽힌 휴전 논의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우크라이나에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 각서를 전달했습니다.

러시아는 문서에서 최종적 평화를 위해 도네츠크 등 점령지 4곳과 크림반도를 국제적·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가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는 군사 동맹 가입과 우크라이나 영토 내 제3국 군사 활동 및 군사 시설 배치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밖에 서로 적대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를 포기하고 가스 운송을 포함한 외교·경제 관계를 회복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인과 러시아어 사용 인구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고,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며, 나치즘 선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을 강요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포함해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요구안을 포함시켰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조건 없는 휴전을 계속 거부했다"며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측은 3차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고 튀르키예 외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핵심 쟁점은 정상급에서만 해결될 수 있으며, 진전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이달 말 다시 회담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1차에 이어 2차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는 자신을 포함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의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고, 이 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차 협상은 지난달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6월 2일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열고 러시아 측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일방적으로 밝히면서 추진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각서를 미리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다가 전날에야 2차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양국은 지난달 16일 첫 협상을 벌여 1천 명씩 포로 교환에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휴전에 합의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