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 지켜진 ‘2인 1조 원칙’…“6년간 바뀐 건 없었다”

입력 2025.06.05 (06:49) 수정 2025.06.0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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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흘 전(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50대 노동자 김충현 씨.

6년 전 이곳에서 숨진 김용균 씨 사고가 그대로 반복된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험한 작업장이지만 '2인 1조 근무 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쇠로 된 부품을 깎는 설비입니다.

지난 2일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 씨가 이곳에서 몸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가 난 설비에는 비상정지 기능이 있었지만, 도와 줄 동료는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소장 사무실이 2층에 있는데 공작 기계는 1층에 있어요. (소장이) 자기 사무실에 있고 일상적으로 공작 기계를 점검하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발전설비 현장에선 '2인 1조' 근무가 원칙입니다.

그러나 하청업체는 지시받은 작업이 아니어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과 원청인 한전KPS도 김 씨가 지시 없이 임의로 선반 주변을 정리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사고 직후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단순 점검이 아닌 공구를 가공하는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김 씨가 작업 지시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태성/발전비정규직연대 집행위원장 : "작업을 지시하는 내용의 서류들이 있는데요. 그 서류들을 확인했을 때 재해자(김충현 씨)가 직접 서류에 사인한 부분도 있고."]

'2인 1조' 근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다 폐기됐고, 지금도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강제 규정이 없다 보니 현장에선 '2인 1조' 원칙이 선언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영훈/한전KPS 비정규직지회장 : "2인 1조 작업을 하라고 지침이 내려져 있어요. 실질적으로 이 현장은 그게 지켜지지 않았고. 회사가 책임에 대해 소홀했고."]

6년 전, 역시 혼자 일하다 이곳에서 숨진 김용균 씨.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좀처럼 변하지 않은 채 비극만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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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안 지켜진 ‘2인 1조 원칙’…“6년간 바뀐 건 없었다”
    • 입력 2025-06-05 06:49:57
    • 수정2025-06-05 07: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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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흘 전(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50대 노동자 김충현 씨.

6년 전 이곳에서 숨진 김용균 씨 사고가 그대로 반복된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험한 작업장이지만 '2인 1조 근무 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쇠로 된 부품을 깎는 설비입니다.

지난 2일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 씨가 이곳에서 몸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가 난 설비에는 비상정지 기능이 있었지만, 도와 줄 동료는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소장 사무실이 2층에 있는데 공작 기계는 1층에 있어요. (소장이) 자기 사무실에 있고 일상적으로 공작 기계를 점검하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발전설비 현장에선 '2인 1조' 근무가 원칙입니다.

그러나 하청업체는 지시받은 작업이 아니어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과 원청인 한전KPS도 김 씨가 지시 없이 임의로 선반 주변을 정리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사고 직후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단순 점검이 아닌 공구를 가공하는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김 씨가 작업 지시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태성/발전비정규직연대 집행위원장 : "작업을 지시하는 내용의 서류들이 있는데요. 그 서류들을 확인했을 때 재해자(김충현 씨)가 직접 서류에 사인한 부분도 있고."]

'2인 1조' 근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다 폐기됐고, 지금도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강제 규정이 없다 보니 현장에선 '2인 1조' 원칙이 선언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영훈/한전KPS 비정규직지회장 : "2인 1조 작업을 하라고 지침이 내려져 있어요. 실질적으로 이 현장은 그게 지켜지지 않았고. 회사가 책임에 대해 소홀했고."]

6년 전, 역시 혼자 일하다 이곳에서 숨진 김용균 씨.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좀처럼 변하지 않은 채 비극만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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