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토니상 6관왕’ 뉴욕 관객들 홀린 K-로봇 로맨스…‘끝’이 아닌 시작?

입력 2025.06.10 (18:34) 수정 2025.06.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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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LP판 표지에 녹색 한복 차림의 가수 '패티 김' 씨가 보입니다.

1966년,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주연을 맡은 당시 곡들을 음반으로 낸 겁니다.

["살짜기~살짜기 옵서예~"]

죽은 아내와 정절을 약속한 '배비장'과 그를 유혹하는 기생 '애랑'의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뮤지컬'로 꼽힙니다.

[KBS 뉴스/2013년/패티 김/초연 당시 여주인공 : "난로 펴놓고 손 쬐가면서 아주 조그만 연습 장소에서 연습을 했고, 대성황리에 난리가 났었어요."]

그로부터 60여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제78회 토니상 시상식 : "어쩌면 해피엔딩!"]

현지시각 지난 8일, 공연업계 최고 권위라는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 초연 창작 뮤지컬 최초로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상을 수상한 겁니다.

[박천휴/'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 "이제 10주년이 되었는데, 한국 관객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저희가 이렇게 오랫동안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단 세 명의 배우로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을 한 지 꼭 10년만, 미국 진출 이후 7개월 만에 이뤄낸 쾌겁니다.

["사랑이란 봄날의 꽃처럼 아주 잠시 피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버림받은 두 로봇이 감정을 배우고 사랑에 빠지는 모두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에, '운명적 상실'이라는 한국적 정서도 담아냈습니다.

["Perfect mood on the day we met."]

처음부터 한국어와 영어 버전을 동시에 만들고, 한국 창작자와 프로듀서가 현지 제작 시스템에 진입했다는 점.

현지화 과정에서도 일부 한국어 대사를 그대로 노출했단 점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새 이정표'를 제시했는데요.

[윌 애런슨/'어쩌면 해피엔딩' 작곡가 :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응원해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낭보가 반짝 사례로 그치지 않고 '제2의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려면, 생각해 볼 문제도 있습니다.

라이선스 뮤지컬과 스타 마케팅에 의존해, 창작 뮤지컬이 생존하기 힘든 국내 시장의 한계, 20만 원 코앞까지 빠르게 치솟은 티켓값 등 뮤지컬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개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K-뮤지컬의 존재감을 널리 알린 <어쩌면 해피엔딩>, '끝'이 아닌 '시작'이 되려면, 업계 전반에 걸친 '현명한 고민'이 필요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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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0 18:34:33
    • 수정2025-06-10 18: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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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LP판 표지에 녹색 한복 차림의 가수 '패티 김' 씨가 보입니다.

1966년,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주연을 맡은 당시 곡들을 음반으로 낸 겁니다.

["살짜기~살짜기 옵서예~"]

죽은 아내와 정절을 약속한 '배비장'과 그를 유혹하는 기생 '애랑'의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뮤지컬'로 꼽힙니다.

[KBS 뉴스/2013년/패티 김/초연 당시 여주인공 : "난로 펴놓고 손 쬐가면서 아주 조그만 연습 장소에서 연습을 했고, 대성황리에 난리가 났었어요."]

그로부터 60여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제78회 토니상 시상식 : "어쩌면 해피엔딩!"]

현지시각 지난 8일, 공연업계 최고 권위라는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 초연 창작 뮤지컬 최초로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상을 수상한 겁니다.

[박천휴/'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 "이제 10주년이 되었는데, 한국 관객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저희가 이렇게 오랫동안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단 세 명의 배우로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을 한 지 꼭 10년만, 미국 진출 이후 7개월 만에 이뤄낸 쾌겁니다.

["사랑이란 봄날의 꽃처럼 아주 잠시 피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버림받은 두 로봇이 감정을 배우고 사랑에 빠지는 모두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에, '운명적 상실'이라는 한국적 정서도 담아냈습니다.

["Perfect mood on the day we met."]

처음부터 한국어와 영어 버전을 동시에 만들고, 한국 창작자와 프로듀서가 현지 제작 시스템에 진입했다는 점.

현지화 과정에서도 일부 한국어 대사를 그대로 노출했단 점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새 이정표'를 제시했는데요.

[윌 애런슨/'어쩌면 해피엔딩' 작곡가 :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응원해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낭보가 반짝 사례로 그치지 않고 '제2의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려면, 생각해 볼 문제도 있습니다.

라이선스 뮤지컬과 스타 마케팅에 의존해, 창작 뮤지컬이 생존하기 힘든 국내 시장의 한계, 20만 원 코앞까지 빠르게 치솟은 티켓값 등 뮤지컬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개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K-뮤지컬의 존재감을 널리 알린 <어쩌면 해피엔딩>, '끝'이 아닌 '시작'이 되려면, 업계 전반에 걸친 '현명한 고민'이 필요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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