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소송 가자” vs “체포한다”…LA 시위 트럼프·주지사 격돌

입력 2025.06.11 (15:23) 수정 2025.06.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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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A 시위 여파는 미국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LA 시위를 놓고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전례가 없는 대립입니다.

뉴섬 주지사, 결국 트럼프 대통령 상대로 소송을 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체포 이야기까지 꺼냈는데요.

두 사람 갈등의 발단이 된 건 현지 시각 6일 있었던 미 이민세관단속국 단속입니다.

이민세관단속국은 LA에서 최소 세 곳을 대상으로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섰는데요.

이날 하루에만 4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이후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체포에 대한 항의 시위가 본격화됐는데요.

[제이드 린/시위 참가자 : "그들은 가족을 함께 지키고, 지역 사회와 원주민을 함께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항의 시위를 사실상 반란으로 규정하고 대응을 했습니다.

주 방위군 2천 명을 소집해서 현장에 투입하는 명령을 내린 건데요.

연방 정부는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이나 반란의 위험이 있을 경우', 방위군을 배치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원래 미국 주 방위군 병력 통제권은 주지사가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가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방위군을 동원한 겁니다.

[앵커]

뉴섬 주지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을 수용하기 어려웠을 거 같은데요?

[기자]

네 뉴섬 주지사는 애초 시위 상황이 대통령이 지휘권을 발동할 정도로 긴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 방위군에 이어 이젠 해병대까지 추가 투입하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여러 차례 명령을 물리라고 따지다가 결국 소송전에 돌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한 소송인데요.

LA에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배치를 주지사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령한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특히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히려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주 주지사 : "도널드 트럼프가 오늘 밤 TV에서 보시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겁니다. 그는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마치 성냥불을 피운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이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정부가 해병대와 주 방위군을 추가로 배치하려 하자, 주지사 측은 이를 막아달라며 이번에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습니다.

[앵커]

뉴섬 주지사의 강경한 대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 발짝도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먼저 뉴섬 주지사 체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가 톰이라면 그렇게(체포) 할 것입니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이 될 거라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톰은 국경 문제 총괄 담당자인데, 앞서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 주지사 등을 체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라면 주지사를 체포했을 거라면서 사실상 체포를 지지하는 말을 한 겁니다.

뉴섬 주지사는 당장 자신을 체포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포 발언이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반응을 두고 밴스 부통령이 "너나 잘하라"고 하자 뉴섬 주지사가 다시 "너나 잘하라"고 맞받아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시위가 폭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급기야 현지 시각 10일, LA 시위가 '외국 적에 의한 침공'이라며 LA를 해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캘리포니아에서 여러분이 목격하고 있는 일은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의 침략을 지속하려는 목적으로 자행하는 평화와 공공질서, 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인 침해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그야말로 대통령과 주지사 두 거물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지 언론들은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충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최대 우세주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자신이 핵심 국정 의제로 꼽는 '불법 이민 문제'에 강경 대응을 하고 있잖아요.

누가 봐도 트럼프가 원하는 그림이라는 겁니다.

강경하게 대응하면 할수록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다, 엄정한 법 집행과 자국민 보호라는 메시지도 함께 부각시킬 수 있는데요.

반면 뉴섬 주지사도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민주당 내 반트럼프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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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소송 가자” vs “체포한다”…LA 시위 트럼프·주지사 격돌
    • 입력 2025-06-11 15:23:07
    • 수정2025-06-11 15: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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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A 시위 여파는 미국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데요.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LA 시위를 놓고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전례가 없는 대립입니다.

뉴섬 주지사, 결국 트럼프 대통령 상대로 소송을 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체포 이야기까지 꺼냈는데요.

두 사람 갈등의 발단이 된 건 현지 시각 6일 있었던 미 이민세관단속국 단속입니다.

이민세관단속국은 LA에서 최소 세 곳을 대상으로 불법 체류자 단속에 나섰는데요.

이날 하루에만 4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이후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체포에 대한 항의 시위가 본격화됐는데요.

[제이드 린/시위 참가자 : "그들은 가족을 함께 지키고, 지역 사회와 원주민을 함께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항의 시위를 사실상 반란으로 규정하고 대응을 했습니다.

주 방위군 2천 명을 소집해서 현장에 투입하는 명령을 내린 건데요.

연방 정부는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이나 반란의 위험이 있을 경우', 방위군을 배치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원래 미국 주 방위군 병력 통제권은 주지사가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가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방위군을 동원한 겁니다.

[앵커]

뉴섬 주지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을 수용하기 어려웠을 거 같은데요?

[기자]

네 뉴섬 주지사는 애초 시위 상황이 대통령이 지휘권을 발동할 정도로 긴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 방위군에 이어 이젠 해병대까지 추가 투입하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여러 차례 명령을 물리라고 따지다가 결국 소송전에 돌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한 소송인데요.

LA에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배치를 주지사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령한 것은 불법이라는 겁니다.

특히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히려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주 주지사 : "도널드 트럼프가 오늘 밤 TV에서 보시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겁니다. 그는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마치 성냥불을 피운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이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정부가 해병대와 주 방위군을 추가로 배치하려 하자, 주지사 측은 이를 막아달라며 이번에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습니다.

[앵커]

뉴섬 주지사의 강경한 대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 발짝도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먼저 뉴섬 주지사 체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가 톰이라면 그렇게(체포) 할 것입니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이 될 거라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톰은 국경 문제 총괄 담당자인데, 앞서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 주지사 등을 체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라면 주지사를 체포했을 거라면서 사실상 체포를 지지하는 말을 한 겁니다.

뉴섬 주지사는 당장 자신을 체포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포 발언이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반응을 두고 밴스 부통령이 "너나 잘하라"고 하자 뉴섬 주지사가 다시 "너나 잘하라"고 맞받아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시위가 폭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급기야 현지 시각 10일, LA 시위가 '외국 적에 의한 침공'이라며 LA를 해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캘리포니아에서 여러분이 목격하고 있는 일은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의 침략을 지속하려는 목적으로 자행하는 평화와 공공질서, 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인 침해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그야말로 대통령과 주지사 두 거물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지 언론들은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충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최대 우세주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자신이 핵심 국정 의제로 꼽는 '불법 이민 문제'에 강경 대응을 하고 있잖아요.

누가 봐도 트럼프가 원하는 그림이라는 겁니다.

강경하게 대응하면 할수록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다, 엄정한 법 집행과 자국민 보호라는 메시지도 함께 부각시킬 수 있는데요.

반면 뉴섬 주지사도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민주당 내 반트럼프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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