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속출하는 신촌…텅 빈 동대문 쇼핑몰 [창+]
입력 2025.06.13 (07:00)
수정 2025.06.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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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자영업 보고서 -빚의 굴레-' 중에서)
지하철 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한 건물.
1층부터 맨 위까지 가게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신촌 상권 공인 중개사 (음성변조) Q : 가게에 붙은 연락처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새로 지으려고 나가신 거죠? A :네, 새로 지으려고 Q : 다른 분한테 판 거에요. 건물을? 원래 건물주가 A : 예. 판 거죠. 이게 한 3년 됐어요. 땅을 사기는 샀는데 요즘에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수익성이 안 나오잖아요. 지어도. |
폐업한 점포가 한 집 건너 한 집, 또 한 집 꼴로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곧 장사를 접는 가게도 눈에 띕니다.
폐업 옷 가게 주인 (음성변조) 젊은 학생들은 (옷을) 인터넷으로 구입하잖아요. 아줌마 옷은 그나마 (장사가) 됐는데 건물주가 이 와중에 (임대료를) 10%나 올려달라 그래서 그럼 이제 그만 해야겠다 |
이선용 신촌·이대 상권 상인회장 A : 1990년대 초에 대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할 때만 해도 밀려 다녔어요. 토요일, 일요일 같은 때는 뭐 걸어 다니지도 못하고. 중앙로에서 딱 위를 보면 머리만 보였어요. 상권이 죽기 시작한 게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 되면서 부터거든요. Q : 중국인 관광객이 오면서 도움이 되지 않았나요? A : 그랬어요. 관광객들이 매출의 거의 한 80% 정도 이상 차지했죠. 그랬는데 2019년부터 코로나19가 직격탄이었고 관광객들조차 안 오다 보니까... |
“점포 2천 여개를 갖춘 대형 상가가 동대문에서 오늘 문을 열었습니다.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입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고 에스컬레이터도 3시간 가량 멈춰 섰습니다.” (뉴스9 1999.02.26.) |
25년이 지난 지금, 이젠 쇼핑몰 대신 길거리에 열리는 이른바 ‘천 원 시장’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김서영, 유니스 (동대문 시장 관광객) A : 이 친구 숙소가 여기 근처에요. 그래서 이 근처에 볼 만한게 뭐가 있지라고 생각해서... Q : 어떤 점이 재밌어요? A : cheap. 가격이 싸서. |
이 곳 상인 중엔 근처 쇼핑몰에서 오래 장사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동대문 상인 (음성변조) A : 내가 XX에서 도매 장사를 했어. 저기 XX 보이지? 내가 평생 청바지 장사를 했어요. 시장에 왜 나왔냐? 내 재고를 없애려고. 일요일날 용돈 벌이로 하다가 이제 주력이 돼 버렸어. Q : 같이 장사 하셨던 분들은? A : 나가고 운영이 안 되잖아. 직업 바꾸는 거지. |
가까운 쇼핑몰 한 곳에 들어가 봤습니다.
텅 빈 가게가 문을 연 곳보다 많습니다.
한 층을 올라가보니 통째로 비어있습니다.
A 쇼핑몰 상인 (음성변조) Q : 개장 했을 때는 가게가 꽉 차 있었나요? A : 거의 많이 차 있는 상황이었죠. 꽉 차 있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시기를 거쳐가면서 퇴점들이 이제 많이 이뤄졌고. 작년 같은 경우는 단전 조치도 한전에서 이뤄져서. 5월에 한 번, 그 다음에 12월에 한 번. 상인들이 내는 관리비와 지주들이 내주는 공실 관리비로 운영이 되는 건데 안 내니까 이제 구멍이 나면서 |
또 다른 패션 쇼핑몰, 이 곳은 아예 1층만 운영되고 있고 올라가는 길은 모두 막혀 있습니다.
B 쇼핑몰 상인 (음성변조) 2층부터 위층까지 점포가 없어요. 일단 영업하고 있는 점포가 없고. 형편이 얼마나 어렵냐면 하루에 개시를 못하고 판매가 '0'이고 그냥 집에 갈 때가 많아요.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이 생겨요. 스트레스 받고 개시를 못 하면.. |
두 쇼핑몰의 공실률은 각각 86%와 70%.
다른 쇼핑몰에서도 비어있는 매장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 부동산원에서 집계한 올해 1분기 공실률과는 다소 차이가 큽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 (음성 변조) 표본의 공실 면적을 공실률로 산정한 겁니다. 아무래도 표본의 현황이다 보니까 상권 전체하고는 다를 수 있을 것 같네요. |
자영업자들의 정확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무료로 상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핀테크 기업에 데이터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이 업체는 국세청 등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통신사, 카드사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점포 220만 여 곳의 매출을 산출합니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상권분석)’ 팀장 2018년부터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데 1억 3천만개 정도의 데이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 (1년) 동안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곳은 저희는 '소멸했다, 사실상 폐업했다' 라고 생각을 해서 소멸률이란 단어를 통해 제공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에서 폐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류 소매점은 220곳.
소멸률이 50% 가까이 됩니다.
신촌·이대 상권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난해 사라진 점포는 약 2천 곳.
가게 열 곳 중 두 곳은 폐업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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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6-13 07:00:14
- 수정2025-06-13 07:00:25
(시사기획 창 '자영업 보고서 -빚의 굴레-' 중에서)
지하철 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한 건물.
1층부터 맨 위까지 가게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신촌 상권 공인 중개사 (음성변조) Q : 가게에 붙은 연락처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새로 지으려고 나가신 거죠? A :네, 새로 지으려고 Q : 다른 분한테 판 거에요. 건물을? 원래 건물주가 A : 예. 판 거죠. 이게 한 3년 됐어요. 땅을 사기는 샀는데 요즘에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수익성이 안 나오잖아요. 지어도. |
폐업한 점포가 한 집 건너 한 집, 또 한 집 꼴로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곧 장사를 접는 가게도 눈에 띕니다.
폐업 옷 가게 주인 (음성변조) 젊은 학생들은 (옷을) 인터넷으로 구입하잖아요. 아줌마 옷은 그나마 (장사가) 됐는데 건물주가 이 와중에 (임대료를) 10%나 올려달라 그래서 그럼 이제 그만 해야겠다 |
이선용 신촌·이대 상권 상인회장 A : 1990년대 초에 대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할 때만 해도 밀려 다녔어요. 토요일, 일요일 같은 때는 뭐 걸어 다니지도 못하고. 중앙로에서 딱 위를 보면 머리만 보였어요. 상권이 죽기 시작한 게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 되면서 부터거든요. Q : 중국인 관광객이 오면서 도움이 되지 않았나요? A : 그랬어요. 관광객들이 매출의 거의 한 80% 정도 이상 차지했죠. 그랬는데 2019년부터 코로나19가 직격탄이었고 관광객들조차 안 오다 보니까... |
“점포 2천 여개를 갖춘 대형 상가가 동대문에서 오늘 문을 열었습니다.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입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고 에스컬레이터도 3시간 가량 멈춰 섰습니다.” (뉴스9 1999.02.26.) |
25년이 지난 지금, 이젠 쇼핑몰 대신 길거리에 열리는 이른바 ‘천 원 시장’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김서영, 유니스 (동대문 시장 관광객) A : 이 친구 숙소가 여기 근처에요. 그래서 이 근처에 볼 만한게 뭐가 있지라고 생각해서... Q : 어떤 점이 재밌어요? A : cheap. 가격이 싸서. |
이 곳 상인 중엔 근처 쇼핑몰에서 오래 장사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동대문 상인 (음성변조) A : 내가 XX에서 도매 장사를 했어. 저기 XX 보이지? 내가 평생 청바지 장사를 했어요. 시장에 왜 나왔냐? 내 재고를 없애려고. 일요일날 용돈 벌이로 하다가 이제 주력이 돼 버렸어. Q : 같이 장사 하셨던 분들은? A : 나가고 운영이 안 되잖아. 직업 바꾸는 거지. |
가까운 쇼핑몰 한 곳에 들어가 봤습니다.
텅 빈 가게가 문을 연 곳보다 많습니다.
한 층을 올라가보니 통째로 비어있습니다.
A 쇼핑몰 상인 (음성변조) Q : 개장 했을 때는 가게가 꽉 차 있었나요? A : 거의 많이 차 있는 상황이었죠. 꽉 차 있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시기를 거쳐가면서 퇴점들이 이제 많이 이뤄졌고. 작년 같은 경우는 단전 조치도 한전에서 이뤄져서. 5월에 한 번, 그 다음에 12월에 한 번. 상인들이 내는 관리비와 지주들이 내주는 공실 관리비로 운영이 되는 건데 안 내니까 이제 구멍이 나면서 |
또 다른 패션 쇼핑몰, 이 곳은 아예 1층만 운영되고 있고 올라가는 길은 모두 막혀 있습니다.
B 쇼핑몰 상인 (음성변조) 2층부터 위층까지 점포가 없어요. 일단 영업하고 있는 점포가 없고. 형편이 얼마나 어렵냐면 하루에 개시를 못하고 판매가 '0'이고 그냥 집에 갈 때가 많아요.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이 생겨요. 스트레스 받고 개시를 못 하면.. |
두 쇼핑몰의 공실률은 각각 86%와 70%.
다른 쇼핑몰에서도 비어있는 매장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 부동산원에서 집계한 올해 1분기 공실률과는 다소 차이가 큽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 (음성 변조) 표본의 공실 면적을 공실률로 산정한 겁니다. 아무래도 표본의 현황이다 보니까 상권 전체하고는 다를 수 있을 것 같네요. |
자영업자들의 정확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무료로 상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핀테크 기업에 데이터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이 업체는 국세청 등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통신사, 카드사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점포 220만 여 곳의 매출을 산출합니다.
황창희 핀다 ‘오픈업(상권분석)’ 팀장 2018년부터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데 1억 3천만개 정도의 데이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정 기간 (1년) 동안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곳은 저희는 '소멸했다, 사실상 폐업했다' 라고 생각을 해서 소멸률이란 단어를 통해 제공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에서 폐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류 소매점은 220곳.
소멸률이 50% 가까이 됩니다.
신촌·이대 상권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난해 사라진 점포는 약 2천 곳.
가게 열 곳 중 두 곳은 폐업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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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호 기자 od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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