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회사로 소속바뀐 장례지도사, 3년 지나 퇴직금 청구 못 해”

입력 2025.06.16 (07:15) 수정 2025.06.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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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가 계약 해지 후 위탁회사와 재계약을 맺도록 한 장례지도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퇴직금 청구가 계약해지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 이뤄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프리드라이프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이면서입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A씨 등 장례지도사 10여명이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 등은 프리드라이프와 위탁계약을 맺고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했습니다. 프리드라이프가 ‘현대의전’이라는 업체를 만들어 장례의전 업무를 위탁하면서 2015년 11월 A씨 등은 프리드라이프와 계약은 해지하고 현대의전과 새로 위탁계약을 맺어 장례의전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갈등은 이후 불거졌습니다. A씨 등은 두 회사가 사실상 동일한 회사임에도 프리드라이프가 퇴직금 지급을 피하고자 소속을 이전시키고 퇴직금 지급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21년 6월 뒤늦게 퇴직금 소송을 냈습니다.

쟁점은 퇴직금 청구권 소멸시효(3년)가 완성됐는지 여부였습니다.

프리드라이프 측은 A씨 등의 퇴직금 청구권은 계약 해지 시점인 2015년 11월 발생했고, 소송은 3년이 더 지난 2021년 6월 제기됐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2심은 “해지 합의 당시 프리드라이프의 언동이나 그로 인한 원고들의 신뢰 등에 비춰 원고들로서는 현대의전 퇴직 전까지는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타당)하다”며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사유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 행사나 시효 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을 들며 프리드라이프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소속 변경 후에도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종전과 같은 업무를 수행했거나, 피고가 해지 합의 당시 퇴직금 지급에 관한 고지나 안내하지 않았다는 등 사정만으로 피고가 퇴직금 청구권 행사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또 원고들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다른 장례지도사 일부는 해지 합의 8개월 후 퇴직금 청구 소송을 내 이듬해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A씨 등도 (소멸시효 만료 전인) 3년 이내에 충분히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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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07:15:31
    • 수정2025-06-16 07:37:29
    사회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가 계약 해지 후 위탁회사와 재계약을 맺도록 한 장례지도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퇴직금 청구가 계약해지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 이뤄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프리드라이프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이면서입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A씨 등 장례지도사 10여명이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 등은 프리드라이프와 위탁계약을 맺고 장례의전대행 업무를 했습니다. 프리드라이프가 ‘현대의전’이라는 업체를 만들어 장례의전 업무를 위탁하면서 2015년 11월 A씨 등은 프리드라이프와 계약은 해지하고 현대의전과 새로 위탁계약을 맺어 장례의전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갈등은 이후 불거졌습니다. A씨 등은 두 회사가 사실상 동일한 회사임에도 프리드라이프가 퇴직금 지급을 피하고자 소속을 이전시키고 퇴직금 지급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21년 6월 뒤늦게 퇴직금 소송을 냈습니다.

쟁점은 퇴직금 청구권 소멸시효(3년)가 완성됐는지 여부였습니다.

프리드라이프 측은 A씨 등의 퇴직금 청구권은 계약 해지 시점인 2015년 11월 발생했고, 소송은 3년이 더 지난 2021년 6월 제기됐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2심은 “해지 합의 당시 프리드라이프의 언동이나 그로 인한 원고들의 신뢰 등에 비춰 원고들로서는 현대의전 퇴직 전까지는 프리드라이프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타당)하다”며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사유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 행사나 시효 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을 들며 프리드라이프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소속 변경 후에도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종전과 같은 업무를 수행했거나, 피고가 해지 합의 당시 퇴직금 지급에 관한 고지나 안내하지 않았다는 등 사정만으로 피고가 퇴직금 청구권 행사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또 원고들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다른 장례지도사 일부는 해지 합의 8개월 후 퇴직금 청구 소송을 내 이듬해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A씨 등도 (소멸시효 만료 전인) 3년 이내에 충분히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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