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 왜 이래? 차곡차곡 쌓인 ‘누적 상승률’ 때문

입력 2025.06.18 (21:21) 수정 2025.06.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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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 한국은행이 가장 신경 쓰는 숫자입니다.

물가 상승률을 2% 아래로 묶는 게 핵심 목표인데요.

올해 물가 상승률, 1.9% 에서 2.2%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통계상으론 물가가 '안정' 수준인데, 왜 체감되는 건 다를까요?

몸무게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한 달에 1kg 정도 찌는 건 큰 일은 아닌데요.

1년 내내 매달, 1kg씩 찌면 어떨까요?

체중계에 오르기 무서울 겁니다.

물가도 비슷합니다.

매달 나오는 물가 상승률, 중요한 통계지만, 우리 일상엔 누적 물가가 더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누적 물가 관점에서 최근 상황을 보면 어떨까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무섭게 오른 계란값.

두 달 전보다 10% 정도 올랐습니다.

[탁은희/서울 영등포구 : "부담스러워도 어르신들 단백질 효과도 있고 그래서 좋다고 하니까 먹어야죠. 할 수 없이 먹는 거예요."]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훨씬 커집니다.

계란 물가지수가 100.9에서 139.3으로 거의 40%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차곡차곡 쌓인 누적 물가의 위력입니다.

전 품목의 누적 물가를 계산해 봤습니다.

2020년 12월을 100으로 쳤을 때,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15.9였습니다.

구입 빈도가 높은 140여 개 품목만 따로 추리면 119.1였습니다.

코로나 전에 10만 원이었던 상품이, 지금은 거의 12만 원이 된 셈입니다.

물가의 단기 변화는 미미해도 누적된 중장기 변화가 체감 물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특히 생활물가는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면 굉장히 화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체감 물가를 높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의식주입니다.

OECD 평균을 100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옷 물가는 161, 식품은 156, 주거비는 123.

일상에 꼭 필요한 필수재가 유독 비싸니 물가가 통계보다 훨씬 비싸게 느껴집니다.

이런 효과는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전체 소비에서 필수재 비중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체감 물가를 낮출 해법을 두 가지 제시했습니다.

첫째, 진입 규제를 풀어서 기업끼리 경쟁을 더 붙이고, 둘째, 원재료 수입선을 최대한 다양화해 급등 충격을 줄이라는 겁니다.

대출이자 등 자가 주거비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는 점도 체감 물가와 괴리가 큰 이유 중 하납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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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감물가 왜 이래? 차곡차곡 쌓인 ‘누적 상승률’ 때문
    • 입력 2025-06-18 21:21:00
    • 수정2025-06-18 22:05:04
    뉴스 9
[앵커]

'2%' 한국은행이 가장 신경 쓰는 숫자입니다.

물가 상승률을 2% 아래로 묶는 게 핵심 목표인데요.

올해 물가 상승률, 1.9% 에서 2.2%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통계상으론 물가가 '안정' 수준인데, 왜 체감되는 건 다를까요?

몸무게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한 달에 1kg 정도 찌는 건 큰 일은 아닌데요.

1년 내내 매달, 1kg씩 찌면 어떨까요?

체중계에 오르기 무서울 겁니다.

물가도 비슷합니다.

매달 나오는 물가 상승률, 중요한 통계지만, 우리 일상엔 누적 물가가 더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누적 물가 관점에서 최근 상황을 보면 어떨까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무섭게 오른 계란값.

두 달 전보다 10% 정도 올랐습니다.

[탁은희/서울 영등포구 : "부담스러워도 어르신들 단백질 효과도 있고 그래서 좋다고 하니까 먹어야죠. 할 수 없이 먹는 거예요."]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훨씬 커집니다.

계란 물가지수가 100.9에서 139.3으로 거의 40%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차곡차곡 쌓인 누적 물가의 위력입니다.

전 품목의 누적 물가를 계산해 봤습니다.

2020년 12월을 100으로 쳤을 때,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15.9였습니다.

구입 빈도가 높은 140여 개 품목만 따로 추리면 119.1였습니다.

코로나 전에 10만 원이었던 상품이, 지금은 거의 12만 원이 된 셈입니다.

물가의 단기 변화는 미미해도 누적된 중장기 변화가 체감 물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특히 생활물가는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면 굉장히 화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체감 물가를 높이는 또 다른 이유는 의식주입니다.

OECD 평균을 100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옷 물가는 161, 식품은 156, 주거비는 123.

일상에 꼭 필요한 필수재가 유독 비싸니 물가가 통계보다 훨씬 비싸게 느껴집니다.

이런 효과는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전체 소비에서 필수재 비중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체감 물가를 낮출 해법을 두 가지 제시했습니다.

첫째, 진입 규제를 풀어서 기업끼리 경쟁을 더 붙이고, 둘째, 원재료 수입선을 최대한 다양화해 급등 충격을 줄이라는 겁니다.

대출이자 등 자가 주거비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는 점도 체감 물가와 괴리가 큰 이유 중 하납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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