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미국 맛본 조현우 “많이 덥고 낙뢰에 당황…대비 필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의 극한 폭염과 낙뢰 등 변수를 미리 맛보고 돌아온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돌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보다 많이 더웠고, 낮 경기였기 때문에 좀 더 힘들었다"며 "낙뢰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변수도 처음 경험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조현우의 소속팀 울산은 K리그를 대표해 2025 미국 클럽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조별리그 3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다만 1년 뒤 같은 장소에서 치러질 북중미 월드컵에 앞서 환경을 미리 체험하고 대비책을 세울 수 있는 값진 경험도 했다.

울산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시작되기 직전 인근 지역에서 낙뢰가 감지되면서 예정 시각보다 1시간 5분 가량 뒤에야 킥오프하는 변수를 맞았다.

조현우는 "경기 직전 집중력을 완전히 끌어 올린 상태였는데 라커룸으로 대피하라고 했다. 30분 정도 대기를 하라고 하는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잠이 오는 선수들도 있던 상황에서 또 30분을 기다려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안에서 스트레칭이나 자전거 등 움직임이 필요하고, 선수들과 얘기도 많이 나눠야 할 것 같다"는 조현우는 "킥오프 직전 3백인지 4백인지 우리 전술을 상대가 파악하고 지연되는 동안 미팅하며 준비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리 월드컵이 열릴 무대를 경험한 만큼 자신감도 가득해 보였다.

조현우는 "낮 시간대에 경기가 열린다면 나는 좀 적응된 만큼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며 "강한 상대와 맞서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나도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웃음 지었다.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는 남미 팀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울산과 한 조였던 플루미넨시(브라질), 그리고 팔메이라스(브라질)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세계적인 빅 클럽과 더불어 8강에 올라 있다.

조현우는 "남미 선수들이 확실히 더 잘 뛰는 것 같다. 분명히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며 아프리카 선수들에 대해서도 "한국 선수들보다 속도가 훨씬 빨랐다. 세계의 벽을 느끼면서 우리도 안주하면 안 되고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며 "골키퍼가 선방을 많이 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이 날 거라고 믿는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우는 오는 7∼16일 경기도 용인 등에서 열리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K리거와 J리거로 구성된 이번 홍명보호 대표팀의 주장을 맡게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홍명보호는 이번 대회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닌 만큼 26명의 소집 선수를 K리그 소속 23명, J리그 소속 3명으로 구성했다.

그는 "처음 본 선수들도 많고, 처음 소집된 선수들도 많은데, 일단 모두 다 환영하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한다면 성적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시안컵은 무조건 우승해야 하는 대회"라고 정의한 조현우는 "어느 선수에겐 좋은 기회가 될 거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경기하고 감독님이 원하는 플랜에 맞춰서 빨리 적응해 경기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베테랑인 만큼 책임감 있게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이번 대회를 좋은 성적으로 잘 마무리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