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가볍고 넓게”…갤럭시Z 폴드7, 반등 노리는 삼성

삼성전자가 전작보다 더 가볍고 얇은, 그러면서 성능도 향상된 갤럭시 Z폴드7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9일) 미국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 등을 공개한 겁니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도 오늘(10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해당 신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더 얇고 가볍게…디스플레이도 넓혔다"

직접 만져본 Z폴드7은 얇고 가벼웠습니다.

접혀 있는 상태의 두께가 기자가 현재 쓰고 있는 S25 플러스와 비슷했고, 무게도 비슷했습니다.

실제 무게는 215g으로 플래그십 모델인 S25 울트라(218g)보다 더 가볍기도 합니다.

두께는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 펼쳤을 때 두께는 갤럭시 제품군 슬림형 모델인 S25 엣지의 두께 5.8mm보다도 1.5mm 이상 얇은 수준입니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21대 9 화면비로 접은 상태에서 기존 '바 타입' 스마트폰과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펼쳤을 땐 전작보다 11% 넓어진 화면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얇고 가볍고 넓어졌지만, 구조 혁신과 티타늄 소재 적용 등으로 내구성은 더 강해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입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수준의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도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One UI 8과 갤럭시 AI의 시너지로 전작들보다 개선된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격은 Z폴드7이 256GB 기준 237만 9,300원으로 전작보다 14만 9,600원 비싸졌습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은 뉴욕 언팩 행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2억대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말했는데, 올해는 그 두 배인 4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넓어진 전면 디스플레이에 향상된 배터리…AP칩은 엑시노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7'도 공개했습니다.

전면 디스플레이(플렉스윈도우)는 1.25mm 슬림 베젤을 적용해 전면을 가득 채울 만큼 화면이 넓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펼치지 않아도 문자 회신, 음악 재생, 일정 확인은 물론, 고화질 셀피 촬영과 다양한 앱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Z 플립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를 적용해 배터리 성능도 향상시켰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폴드7엔 핵심 반도체인 AP 칩에 퀄컴사 제품이 적용된 것과 달리 플립7엔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 칩이 적용됐습니다.

올해 초 공개한 갤럭시 S25에선 자사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AP 칩을 적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서울에서 진행한 미디어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습니다. 폴드7과 달리 왜 플립7엔 퀄컴 칩셋이 아닌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적용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알고리즘 최적화 등을 통해 사용 시간에 도움이 되는지, AI 측면에서 성능을 만족시키는지 등이 중요한데, 엑시노스 AP 칩에 대한 내부 테스트와 성능 평가 등에서 대폭 향상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엑시노스 AP 칩이 적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립7 가격은 256GB 기준 148만 5,000원으로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습니다.

■21일 사전판매, 25일 전세계 순차 출시…반도체 부진 만회할 수 있을까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은 오는 25일부터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에 순차 출시됩니다.

사전 예약 개념의 국내 사전 판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됩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더 많은 사용자에게 폴더블폰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 Z 플립 FE'도 함께 출시합니다.

갤럭시 Z 플립7 FE는 256GB 기준 119만 9,000원입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4는 지난해 11월까지 3400만 대 넘게 팔려 역대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출시된 갤럭시 S25는 갤럭시 S24만큼, 혹은 그 이상 팔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

갤럭시 폴드7과 플립7이 이 같은 모바일 부문 상승세에 힘을 보탤 거로 기대되는데, 특히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부진과 맞물려 더욱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조 6천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10조 4,400억 원)의 반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2분기 6조 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DS(Device Solutions)부문(반도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현저히 떨어진 수천억 원 수준일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메모리 부문에선 HBM이 엔비디아 품질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고, 비메모리 부문에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전 사업도 미국발 관세 파장과 TV 수요 감소, 중국 가전 성장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잘 팔리는 스마트폰이 그나마 믿을 구석이란 말도 나옵니다.

스마트폰 사업부가 포함된 DX(Device eXperience)부문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7,200억 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에도 폴드와 플립 전작인 갤럭시 Z 폴드6와 Z 플립6를 출시했고, 지난해 삼성전자 DX부문 영업이익은 3조 3,7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 실적, 갤럭시 스마트폰이 반등의 키가 될 수 있을 지 주목하는 눈이 많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