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저출산의 현장 “아이가 없어요”

입력 2006.01.26 (22:0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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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지금 국가적 과제가 됐습니다만 저출산의 현장을 찾아보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 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병원에는 신생아가 없고 분유 판매량도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산부인과입니다.

텅 빈 신생아실엔 인큐베이터 등 고가 장비가 방치돼 있고 인적없는 분만실은 썰렁하기까지 합니다.

지난 97년 640여건이었던 이 병원의 분만 건수는 지난해엔 54건에 그쳤습니다.

올들어선 단 1겁니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이기철(산부인과 의사) : "저도 얼마만큼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저희는 1년 전부턴 분만에서 적자를 내고 있거든요."

30년 동안 이 지역의 대표 어린이집으로 자리를 잡아온 한 어린이집,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원자가 넘쳐 대기자만 수십명이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정원을 10% 이상 채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창영(어린이집 원장) : "원아를 절반도 못 채운 데가 허다하고 앞으로는 그런 경우가 점점 더 심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초등학생 수는 1990년 4백 8십 6만 여 명이었지만 지난해엔 4백 만 명으로, 80만 명 이상 줄었습니다.

그래서 고령화에다 저출산까지 겹쳐 농어촌 지역에선 최근 폐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농 물결에도 50년 동안 버텨온 이 학교도 저출산의 여파로 지난해 결국 폐교했습니다.

<인터뷰>김은영(강원도 횡성군 봉덕진료소 소장) : "출산율이 거의 0%라고 해야 할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애를 안 낳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여기에 국내 조제 분유 판매량이 최근 5년 동안 30% 이상 줄어들었고 백화점에선 아동 매장의 면적을 줄이는 등 저출산 여파가 각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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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저출산의 현장 “아이가 없어요”
    • 입력 2006-01-26 21:02:49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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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지금 국가적 과제가 됐습니다만 저출산의 현장을 찾아보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 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병원에는 신생아가 없고 분유 판매량도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산부인과입니다. 텅 빈 신생아실엔 인큐베이터 등 고가 장비가 방치돼 있고 인적없는 분만실은 썰렁하기까지 합니다. 지난 97년 640여건이었던 이 병원의 분만 건수는 지난해엔 54건에 그쳤습니다. 올들어선 단 1겁니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이기철(산부인과 의사) : "저도 얼마만큼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저희는 1년 전부턴 분만에서 적자를 내고 있거든요." 30년 동안 이 지역의 대표 어린이집으로 자리를 잡아온 한 어린이집,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원자가 넘쳐 대기자만 수십명이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정원을 10% 이상 채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창영(어린이집 원장) : "원아를 절반도 못 채운 데가 허다하고 앞으로는 그런 경우가 점점 더 심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초등학생 수는 1990년 4백 8십 6만 여 명이었지만 지난해엔 4백 만 명으로, 80만 명 이상 줄었습니다. 그래서 고령화에다 저출산까지 겹쳐 농어촌 지역에선 최근 폐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농 물결에도 50년 동안 버텨온 이 학교도 저출산의 여파로 지난해 결국 폐교했습니다. <인터뷰>김은영(강원도 횡성군 봉덕진료소 소장) : "출산율이 거의 0%라고 해야 할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애를 안 낳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여기에 국내 조제 분유 판매량이 최근 5년 동안 30% 이상 줄어들었고 백화점에선 아동 매장의 면적을 줄이는 등 저출산 여파가 각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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