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김정은 예방…“푸틴의 ‘만남 희망’ 메시지 전달”

입력 2025.07.12 (19:22) 수정 2025.07.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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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늘(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에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는 설명과 함께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두 손으로 라브로프 장관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외무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을 "친근한 벗"이라고 부르며 포옹했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인사를 보냈고, 모든 합의를 이행할 의지를 확인했으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당신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차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초대를 수락한 상태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원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속해서 소통하고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며 미래에 직접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차기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고 합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나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계획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 게시물에 '원산, 7월 12일'이라고 표시해 이날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의 만남이 강원도 원산에서 이뤄졌음을 알렸습니다. 원산은 북한이 지난 1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곳입니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을 원산으로 초대한 이유에 대해 "최근 외교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계셔서 평양보다는 원산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원산 관광지구) 개장 이후 첫 외국 손님"이라고 하자 라브로프 장관은 배석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대사를 가리키며 "첫 손님은 대사였다"고 답하며 웃었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원산 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 관광 시설에 러시아 관광객이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인 5월 9일 김 위원장이 주북대사관을 방문해 '감동적이고 따뜻한 연설'을 한 것에 매우 감사하다며 "푸틴 대통령도 전승절 열병식에서 러시아군과 어깨를 걸고 싸운 북한군의 지휘관들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3시간 넘게 '2차 전략대화'를 했다며 "아주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유익한 대화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 정세에서 두 외무상이 자주 정기적으로 만나서 관계 발전과 국제 현안에서 관심사인 문제를 수시로 논의하고 서로 이익을 지키기 위한 양국 지도부의 의견을 자주 교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문이 특별하고 강력한 동맹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다양한 분야의 북러 협력 발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전용기로 원산 공항에 도착했으며, 내일까지 방북 일정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한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원산에 있는 소련군 기념비에 헌화했다면서 "21세기에도 우리 전투 형제애가 나타날 줄 누가 생각했겠는가. 오늘날 북한은 우리와 함께 나치즘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평양에서 만나 쿠르스크 재건을 위한 병력·인력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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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외무장관, 김정은 예방…“푸틴의 ‘만남 희망’ 메시지 전달”
    • 입력 2025-07-12 19: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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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늘(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에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는 설명과 함께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두 손으로 라브로프 장관의 오른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외무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을 "친근한 벗"이라고 부르며 포옹했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인사를 보냈고, 모든 합의를 이행할 의지를 확인했으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당신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차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초대를 수락한 상태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원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속해서 소통하고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며 미래에 직접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차기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고 합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나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계획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 게시물에 '원산, 7월 12일'이라고 표시해 이날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의 만남이 강원도 원산에서 이뤄졌음을 알렸습니다. 원산은 북한이 지난 1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곳입니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을 원산으로 초대한 이유에 대해 "최근 외교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계셔서 평양보다는 원산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원산 관광지구) 개장 이후 첫 외국 손님"이라고 하자 라브로프 장관은 배석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대사를 가리키며 "첫 손님은 대사였다"고 답하며 웃었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원산 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이 관광 시설에 러시아 관광객이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인 5월 9일 김 위원장이 주북대사관을 방문해 '감동적이고 따뜻한 연설'을 한 것에 매우 감사하다며 "푸틴 대통령도 전승절 열병식에서 러시아군과 어깨를 걸고 싸운 북한군의 지휘관들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3시간 넘게 '2차 전략대화'를 했다며 "아주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유익한 대화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 정세에서 두 외무상이 자주 정기적으로 만나서 관계 발전과 국제 현안에서 관심사인 문제를 수시로 논의하고 서로 이익을 지키기 위한 양국 지도부의 의견을 자주 교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문이 특별하고 강력한 동맹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다양한 분야의 북러 협력 발전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전용기로 원산 공항에 도착했으며, 내일까지 방북 일정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한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원산에 있는 소련군 기념비에 헌화했다면서 "21세기에도 우리 전투 형제애가 나타날 줄 누가 생각했겠는가. 오늘날 북한은 우리와 함께 나치즘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평양에서 만나 쿠르스크 재건을 위한 병력·인력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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