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선트가 파월 해임 만류’ WSJ 보도 부인…“거짓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20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자신에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을 만류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전형적인 거짓말”이라고 부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WSJ은 베선트 장관이 ‘너무 늦는’ 파월, 역사상 최악의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이 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설명했다고 보도하며 전형적인 거짓말을 이어갔다”고 적었습니다.

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을 검토했을 때 베선트 장관이 시장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거론하며 만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도 나에게 그런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시장에 무엇이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내가 없었다면 시장은 현재의 기록적 고점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며, 아마도 폭락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나에게 설명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에게 설명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모든 정책 분야에서 주변의 조언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결정하고 실행한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보수 성향 경제 전문매체인 WSJ에 대한 불만을 거듭 표출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 20여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편지를 그렸다고 보도한 WSJ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고로 WSJ 기자 2명과 WSJ 발행사 다우존스,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 및 그 창립자 ‘언론계 거물’ 루퍼트 머독 등을 적시했습니다.

최근 미국 정가에서는 ‘엡스타인 의혹’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의혹은 2019년 수감 도중 숨진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 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소문, 엡스타인의 사인이 ‘타살’이었다는 음모론 등이 얽힌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내부 분열까지 초래되는 상황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워싱턴DC를 연고로 한 프로 미식축구팀 ‘워싱턴 커맨더스’를 기존 팀명인 ‘워싱턴 레드스킨스’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옛 이름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각각 복원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 구단은 미 원주민 단체들로부터 기존 팀명이 인종 차별적이자 피부색을 모욕하는 표현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2020년과 2021년 각각 팀명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위대한 인디언 민족은 이를 원하고 있다. 3∼4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는 열정과 상식을 가진 나라다. 소유주들은 이를 실행하라”고 반박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