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뚫고 해외로”…산청군 ‘무사안일’

입력 2025.07.24 (19:12) 수정 2025.07.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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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 폭우가 쏟아진 인명피해가 잇따른 산청에서는 주민 전체 대피령이 내려질 정도로 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산청 단성면에서는 면장과 이장 절반 가량이 연수를 이유로 해외에 있었습니다.

폭우를 뚫고 현장이 아닌 공항으로 달려간 건데요,

산청군의 안일한 기강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박기원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던 당시 전기와 통신, 도로까지 끊겼고, 산사태로 고립된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주민 : "전화가 안 되니까 119도 안되고. 나는 혼자서 막 이리 가면 물, 저리 가면 물. 사방에서 물이 나오니까."]

마을 이장들의 빠른 대처가 큰 인명피해를 막았습니다.

[김광연/생비량면 상능마을 이장 : "젊은 분이 한 분 계셔서 (그분과) 한 3~4시간 걸려서 (주민) 여덟 분을 모시고 나왔어요."]

하지만 단성면에서는 이장들 절반 이상이 마을을 비웠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라오스로 해외 연수를 떠났기 때문.

중부지방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비상근무 2단계가 발령됐는데도 출국을 강행한 겁니다.

당시 단성면에는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폭우를 뚫고 간 곳은 마을이 아니라, 공항이었습니다.

[○○마을 이장/음성변조 : "(현지에서) 카카오톡으로 (주민들에게) 긴급상황 같은 걸 안내했습니다. 조금 마음이 그렇고. 열심히 복구하는 데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인솔자는 단성면장.

특히 면장은 재난안전대책본부 소속으로 비상근무를 해야 하지만, 라오스로 떠났다가 폭우가 그친 20일에야 귀국했습니다.

[산청군 단성면장/음성변조 : "이렇게 많이 비가 올지는 몰랐었고. 출발할 때 비는 조금 왔지만. 빨리 돌아오고 싶어도 항공기를 구할 수도 없고."]

심지어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면장과 이장들이 출국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산청군 재난 관리에 구멍이 뚫렸던 셈입니다.

[산청군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비상 2단계가 올랐을 건데 1단계 때부터 하시던 그것을, 사안 관리를 계속 해오신거죠."]

나흘간 786mm의 기록적인 폭우에도 면장도 이장들도 없었던 단성면.

단성면에서는 2명이 목숨을 잃었고, 34명이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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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호우 뚫고 해외로”…산청군 ‘무사안일’
    • 입력 2025-07-24 19:12:55
    • 수정2025-07-24 19:29:17
    뉴스7(창원)
[앵커]

지난 주 폭우가 쏟아진 인명피해가 잇따른 산청에서는 주민 전체 대피령이 내려질 정도로 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산청 단성면에서는 면장과 이장 절반 가량이 연수를 이유로 해외에 있었습니다.

폭우를 뚫고 현장이 아닌 공항으로 달려간 건데요,

산청군의 안일한 기강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박기원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던 당시 전기와 통신, 도로까지 끊겼고, 산사태로 고립된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주민 : "전화가 안 되니까 119도 안되고. 나는 혼자서 막 이리 가면 물, 저리 가면 물. 사방에서 물이 나오니까."]

마을 이장들의 빠른 대처가 큰 인명피해를 막았습니다.

[김광연/생비량면 상능마을 이장 : "젊은 분이 한 분 계셔서 (그분과) 한 3~4시간 걸려서 (주민) 여덟 분을 모시고 나왔어요."]

하지만 단성면에서는 이장들 절반 이상이 마을을 비웠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라오스로 해외 연수를 떠났기 때문.

중부지방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비상근무 2단계가 발령됐는데도 출국을 강행한 겁니다.

당시 단성면에는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폭우를 뚫고 간 곳은 마을이 아니라, 공항이었습니다.

[○○마을 이장/음성변조 : "(현지에서) 카카오톡으로 (주민들에게) 긴급상황 같은 걸 안내했습니다. 조금 마음이 그렇고. 열심히 복구하는 데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인솔자는 단성면장.

특히 면장은 재난안전대책본부 소속으로 비상근무를 해야 하지만, 라오스로 떠났다가 폭우가 그친 20일에야 귀국했습니다.

[산청군 단성면장/음성변조 : "이렇게 많이 비가 올지는 몰랐었고. 출발할 때 비는 조금 왔지만. 빨리 돌아오고 싶어도 항공기를 구할 수도 없고."]

심지어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면장과 이장들이 출국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산청군 재난 관리에 구멍이 뚫렸던 셈입니다.

[산청군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비상 2단계가 올랐을 건데 1단계 때부터 하시던 그것을, 사안 관리를 계속 해오신거죠."]

나흘간 786mm의 기록적인 폭우에도 면장도 이장들도 없었던 단성면.

단성면에서는 2명이 목숨을 잃었고, 34명이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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