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얼룩’ 북항재개발…민관 유착 드러나

입력 2025.07.25 (07:46) 수정 2025.07.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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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초, 최대 항만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부산항 북항재개발 사업이 각종 민관 유착 비리로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당초 특급호텔로 계획됐던 사업이 생활숙박시설로 바뀌는 과정에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상 59층, 천 2백여 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 지어지고 있는 북항재개발 D-3 구역입니다.

부지 입찰부터 인허가까지, 사업 전반에 걸친 비리의 전모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는 부산항만공사 관계자와 시행사 대표 등 15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이 중 6명을 구속했습니다.

시행사의 분양 수익 중 540억 원 상은 몰수·추징보전 조치됐습니다.

구속된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사업 입찰 당시 공모 지침서와 평가 기준 등을 시행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입수한 시행사는 생활숙박시설 계획을 숨기고 특급호텔로 위장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높은 점수를 받아냈습니다.

시행사는 또 부산항만공사의 평가 위원 선정에도 개입했습니다.

이후 낙찰된 사업 계획과 달리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가 접수된 데 대해 부산시가 의견을 요청하자,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생활숙박시설로 낙찰받은 것처럼 허위 회신하기도 했습니다.

이 허위 회신을 근거로 부산시는 2020년 4월, 생활숙박시설 건축을 최종 허가했고, 시행사는 8,235억 원의 분양 수익을 챙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부산항만공사 간부에게 11억 원의 뇌물을 건네고, 청탁을 도운 브로커 2명에게는 각각 150억 원을 지급하거나 40억 원 수익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뇌물을 받은 부산항만공사 간부는 지난 1월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공공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감춰진 민관 유착.

1년 2개월의 수사 끝에, 그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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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로 얼룩’ 북항재개발…민관 유착 드러나
    • 입력 2025-07-25 07:46:35
    • 수정2025-07-25 08:00:36
    뉴스광장(부산)
[앵커]

국내 최초, 최대 항만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부산항 북항재개발 사업이 각종 민관 유착 비리로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당초 특급호텔로 계획됐던 사업이 생활숙박시설로 바뀌는 과정에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상 59층, 천 2백여 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 지어지고 있는 북항재개발 D-3 구역입니다.

부지 입찰부터 인허가까지, 사업 전반에 걸친 비리의 전모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는 부산항만공사 관계자와 시행사 대표 등 15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이 중 6명을 구속했습니다.

시행사의 분양 수익 중 540억 원 상은 몰수·추징보전 조치됐습니다.

구속된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사업 입찰 당시 공모 지침서와 평가 기준 등을 시행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입수한 시행사는 생활숙박시설 계획을 숨기고 특급호텔로 위장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높은 점수를 받아냈습니다.

시행사는 또 부산항만공사의 평가 위원 선정에도 개입했습니다.

이후 낙찰된 사업 계획과 달리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가 접수된 데 대해 부산시가 의견을 요청하자,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생활숙박시설로 낙찰받은 것처럼 허위 회신하기도 했습니다.

이 허위 회신을 근거로 부산시는 2020년 4월, 생활숙박시설 건축을 최종 허가했고, 시행사는 8,235억 원의 분양 수익을 챙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부산항만공사 간부에게 11억 원의 뇌물을 건네고, 청탁을 도운 브로커 2명에게는 각각 150억 원을 지급하거나 40억 원 수익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뇌물을 받은 부산항만공사 간부는 지난 1월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공공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감춰진 민관 유착.

1년 2개월의 수사 끝에, 그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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