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천만 원이면 독방”…구치소 고질병 터졌다

입력 2025.07.29 (21:43) 수정 2025.07.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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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치소 교도관에게 뇌물을 주고 독방에서 편하게 지내는 수용자.

영화 속에서 볼 법한 일이 실제로 서울구치소에서 일어났습니다.

교정본부 소속의 한 교도관이 최대 6명씩 같이 써야 하는 '혼거실' 대신 혼자 쓸 수 있는 '독거실'을 배정해 주는 대가로, 수용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선 건데요.

여기엔 조폭 출신 브로커까지 개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치소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런 '독방 거래'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들을 직접 만나 구치소 내부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최혜림 기잡니다.

[리포트]

2000년대 초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A 씨.

어느 날 같은 방 수용자가 방을 옮겼고, 그때 처음 이른바 '독방 거래'를 알게 됐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저한테는 그 당시에 한 천만 원 정도 얘기를 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한 달 정도 있다가 이제 독거실로 옮겼죠."]

여럿이 함께 있는 '혼거실'은 화장실도, 선풍기도 하나라 불편하지만, '독거실'은 크기가 작아도 혼자 쓸 수 있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혼자서 지내고 아무런 간섭도 안 받고… 독거실에 있고 싶어 하죠. 누구라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용자들은 방 배정을 담당하는 교도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겁니다.

이런 일은 최근까지, 또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진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B 씨/2018년 부산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그거(독방 거래)는 전국 어디 가나 마찬가지예요. 구치소는. 한 500(만 원) 정도 주면 들어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뭐 한두 해 일어난 게 아니고."]

구치소에 자주 수감되거나, 오래 있었던 수용자들이 브로커 역할을 한다고도 했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만 하는 애들이 있어요. 브로커 역할을 하다가 다른 데로 간다든지 나가게 되면 이제 그게 없어지는 게 아니고 인수인계를 반드시 해줘요. 사람 하나 누가 바뀐다고 해서 바뀌지 않아요."]

경찰은 최근 서울 구치소 안에서 이뤄진 독방 거래를 적발하고, 교정본부 소속 직원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독방 거래' 의혹을 받는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경찰 수사에 따라 추가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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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백~천만 원이면 독방”…구치소 고질병 터졌다
    • 입력 2025-07-29 21:43:52
    • 수정2025-07-29 21:49:16
    뉴스 9
[앵커]

구치소 교도관에게 뇌물을 주고 독방에서 편하게 지내는 수용자.

영화 속에서 볼 법한 일이 실제로 서울구치소에서 일어났습니다.

교정본부 소속의 한 교도관이 최대 6명씩 같이 써야 하는 '혼거실' 대신 혼자 쓸 수 있는 '독거실'을 배정해 주는 대가로, 수용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선 건데요.

여기엔 조폭 출신 브로커까지 개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치소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런 '독방 거래'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들을 직접 만나 구치소 내부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최혜림 기잡니다.

[리포트]

2000년대 초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A 씨.

어느 날 같은 방 수용자가 방을 옮겼고, 그때 처음 이른바 '독방 거래'를 알게 됐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저한테는 그 당시에 한 천만 원 정도 얘기를 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한 달 정도 있다가 이제 독거실로 옮겼죠."]

여럿이 함께 있는 '혼거실'은 화장실도, 선풍기도 하나라 불편하지만, '독거실'은 크기가 작아도 혼자 쓸 수 있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혼자서 지내고 아무런 간섭도 안 받고… 독거실에 있고 싶어 하죠. 누구라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용자들은 방 배정을 담당하는 교도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겁니다.

이런 일은 최근까지, 또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진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B 씨/2018년 부산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그거(독방 거래)는 전국 어디 가나 마찬가지예요. 구치소는. 한 500(만 원) 정도 주면 들어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뭐 한두 해 일어난 게 아니고."]

구치소에 자주 수감되거나, 오래 있었던 수용자들이 브로커 역할을 한다고도 했습니다.

[A 씨/2000년 서울구치소 수감/음성변조 :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만 하는 애들이 있어요. 브로커 역할을 하다가 다른 데로 간다든지 나가게 되면 이제 그게 없어지는 게 아니고 인수인계를 반드시 해줘요. 사람 하나 누가 바뀐다고 해서 바뀌지 않아요."]

경찰은 최근 서울 구치소 안에서 이뤄진 독방 거래를 적발하고, 교정본부 소속 직원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독방 거래' 의혹을 받는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경찰 수사에 따라 추가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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