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부자들의 태도엔 질투 대신 ‘이게’ 있습니다
입력 2025.08.01 (16:26)
수정 2025.08.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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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8월 1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경일 /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https://youtu.be/p3V0ZAZGlw8
◎김용준: 사사건건 금요일의 코너, 이 주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울 수 있고 창의적일 수 있을까, 또 적절하게 좌절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또 나를 넘어서 타인을 설득하는 심리학에 이제는 인간계를 넘어서 부의 심리 영역, 돈의 속성까지 파고드는 분입니다. 강연계의 화수분, 국민 마음 멘토, 국민 심리학자, 이 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경일: 안녕하세요?
◎김용준: 소개가 너무 거창했나요?
▼김경일: 너무 과분한 소개를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그런데 저희가 소개가 과한 게 아니라 지금 일주일에 한 20회 이상 강연을 다니실 정도로 굉장히 바쁘신데, 이런 궁금증이 들어요.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하고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 종일 보라고 하거나 일주일 내내 하라 그러면 지루하고 힘들 텐데, 굉장히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보면 한결같이 잘 해낼 수 있는 교수님만의 어떤 심리적인 요법 같은 게 있을까요?
▼김경일: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좀 맞춰보면 좀 신선함이 옵니다. 그러니까 강연을 20회 한다고 하면 같은 일 20회 반복이잖아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제목을 달리 붙여보는 거예요. 오늘 오전은 중학교 대상 교육. 오후에는 기업 임원 세미나. 이렇게 다르게 부르면 실제로 저의 말도 달라지기 때문에 뇌에서 강연 20회라고 이렇게 아주 따분하게 기록하지 않고요. 20개의 각기 다른 경험이라고 뇌에서 기록을 해줘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을 계속할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다른가를 조금씩 조금씩 되새겨보거나 아니면 떠올려보는 게, 왜 계속 비슷한 일 계속하면 오는 거 있죠, 번아웃. 그걸 막아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김용준: 저도 그러면 그런 걸 좀 차용해서 매일매일 정치권 얘기를 하지만 오늘은 이런 사람과 이런 얘기, 이런 식으로.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이번 주는 또 김경일 교수님과 이런 얘기를. 강연장에서 청중들하고 직접 호흡을 하시니까 아무래도 이 시대의 고민들을 제일 빠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은데, 지금 시대적인 고민들은 꼭 청년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뭐구나라고 느끼세요?
▼김경일: 제가 어떤 대상을 강연을 하든 질문을 받잖아요. 그러면 그 질문을 매년 기록하고 모아놓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년 가까이 질문들을 모아왔는데, 그러면 이제 연말에 제가요, 저 나름대로 또 시상식을 해요. 올해에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순위도 매겨보고. 왜냐하면 질문이 그 시대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경일: 그런데 2015년, 한 10년 전까지는 뭐 순위권에 들어오지 않았던 질문이에요. 그런데 2015년부터 어라? 이 친구가 자꾸 올라오네, 올라오네, 올라오네? 급기야 코로나 시작됐던 2020년쯤부터 가장 많이 오는 질문입니다. 특히 기업 강연할 때. 그 질문이 뭐냐면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를 어떻게 내가 쫓아가야 될까요?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혹은 팔로워를 어떻게 내가 리드해야 될까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가 굉장히 다양한 사람, 나랑 배경이 많이 다른 사람과 일하고 지내야 되는 그런 시기가 왔다는 걸 의미하죠. 예전에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 그리고 같은 젠더, 이렇게 다 모였어요.
◎김용준: 맞죠.
▼김경일: 아저씨들 가는 다방 따로 있었고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 가는 카페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데 왜 우리 커피 전문점에서 10대부터 80대에 해당하는, 심지어 90대 어르신까지 다 모여 있죠.
◎김용준: 맞아요.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경험을 예전에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이런 거 요즘 많이 나오는데, 과거에는 없었는데 왜 요즘 이런 게 많이 보이느냐. 그럼 제가 이렇게 대답드립니다. 예전에는 안 만났어요. 이제는 인구는 줄어들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다양성은 커지기 때문에 이제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매우 다른 사람, 배경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됐죠.
◎김용준: 이렇게 질문을 모으시다 보면 시대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구나라는 것까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심리학자분들이 거짓말쟁이보다 더 싫어하는 유형이 있다. 강연에서 보니까 어둠의 삼각 편대라는 말씀하시던데, 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일: 사실 굉장히 익숙한 용어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어둠의 삼각 편대니까 세 종류의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첫 번째가 이제 소시오패스.
◎김용준: 소시오패스.
▼김경일: 그리고 이제 두 번째가 마키아벨리스트, 그다음에 세 번째가 참 이 사람들도 참 대하기 힘든 사람들인데 나르시시스트. 다 조금씩 들어보셨죠?
◎김용준: 지금 그래픽에도 나오고 있네요. 나르시시스트, 마키아벨리스트, 소시오패스. 그런데 이런 유형들, 어둠의 삼각 편대가 멀어진다고 하면 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김경일: 우리가 이제 안전거리 운전한다,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했을 때 우리 안전운전을 방어운전이라고 하죠. 그러면 방어운전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뭐냐 하면, 내가 갈 차선을 주로 가고 그리고 내가 가면 안 되는 차선으로 자꾸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화물 트럭이 1차선 주행하면 자기한테도 위험하고 다른 승용차들한테도 위험하겠죠. 그러니까 내가 안 가야 될 곳을 잘 안 가야 되는데, 이게 결국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거리 두는 것 중의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공유 면적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드립니다. 그럼 공유 면적을 줄인다는 건 무슨 뜻이냐면, 내가 이것만큼은 확실히 이 사람이랑 안 한다. 확실히 주말만큼은 이 사람이랑 얘기 안 한다. 돈거래만큼은 확실히 않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저 그냥 거리 둔다고 얘기하면 이게 굉장히 애매해지거든요? 그리고 되게 혼란스러워지는데, 무엇만큼은 이 사람이랑은 안 한다. 무엇만큼은 이 사람한테 침해받지 않는다. 그 무엇을 확실히 작은 거라도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게 확실히 되면, 그리고 난 다음에 하나 더 추가해보는 거죠.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나한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요.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하시는 이유가 그냥 안 보고 살 수는 없는 사람들일 경우.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직장 상사 혹은 바로 이웃하는 동료 혹은 진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간다, 무엇을 확실히 안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이 조금 더 좋습니다.
◎김용준: 아까 어둠의 삼각 편대에서 나르시시스트는 좀 들어본 얘기 같고 소시오패스도 사건·사고에서 좀 들어본 것 같은데, 특히 마키아벨리스트는 어떤 류의 사람인 건가요?
▼김경일: 우리 이제 학교 다닐 때 많이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맥을 같이하는데요. 사람을 도구로 쓰고 버리는 거예요.
◎김용준: 도구로 쓰고 버리는 사람이요?
▼김경일: 네, 그러니까 필요할 때 잘 중요해서 쓰는 것 같지만 필요 없어지면 툭 하고 사람 손절하고 버리는 그런 건데, 이런 마키아벨리스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한 번 만나면 사람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살던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내가 삶을 이룬 터전, 고향, 이런 걸 떠나니까 두 배, 세 배 이상, 2차, 3차적인 피해들이 오겠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중용한다고 해서 너무 거기에만 올인하고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거, 이런 거 옳지 않고요. 우리가 이제 이런 시대의 흐름들을 보면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무조건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사람에게 어? 잠깐만, 이거 아닌 거 같아라고 이렇게 고민을 하는, 이런 걸 이제 정체성이나 주체성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걸 가지면서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능력들이 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최근의 혼란스러운 그런 시대상이 심리학자의 눈으로 보면 꼭 너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아,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는구나. 한두 사람이나 어떤 권력자나 지도자에 의해서 혹은 그런 사람들이 직장에도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냥 무작정 시키는 대로 하는 이런 것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아, 소극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인 저항도 보게 되고요. 이러면서 아, 우리 사회가 그래도 좀 더 정교하고 탄탄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또 받기도 합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는 대부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또 상대에게 존중받고 싶어서 상대에게 좀 친절하고 또 잘해 준단 말이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그런다고 해서 존중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 무시당하지 않으면서도 존중받는 방법은 뭘까요?
▼김경일: 대부분 좋은 분들이 자기보다 좋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나 아니면 이런 걸 거절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오는 그런 굉장히 모욕적인 말을 또는 버텨내면서 상처받기도 해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그분들이, 그 좋은 분들이 참으로 고민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악한 언어, 못된 행동, 공격적이고 거친 언행을 하기 싫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요. 그래요, 평상시처럼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언어로, 언행으로, 말투로 대답하세요, 그 사람들한테. 대신 내용은 무시무시하게 하세요.
◎김용준: 예를 들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이제 보통 착한 분들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운 분들은 자기가 저항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만 생각하세요. 그런데 그게 자기의 페이스나 자기의 톤이 아니거든요. 자기의 톤은 늘 안 됩니다라고 하는 건데, 그 말을 좀 더 분명하게 하면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됩니다.
◎김용준: 웃으면서 그렇게 하니까 더...
▼김경일: 그렇죠. 약간 스릴러물 같아져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 많이 합니다. 말의 어투와 말의 내용을 구분해서 하시라. 스릴러물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죠. 굉장히 부드러운 말투로 무서운 내용을 얘기해요. 굉장히 상냥한 말투로 단호한 내용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건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강렬한 어투로, 저항적인 어투로 저항적인 언어를 하시려면 내가 너무 힘들어져요. 내가 왜냐하면 나는 부드럽고 상냥한 사람이고 친절한 사람인데.
◎김용준: 그렇죠. 안 하던 어떤 에너지를 쓰고 해야 되니까요, 행동을.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러면 앞으로도 누군가가 오늘 뭐 김 대리,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어때? 이러면 저는 소고기 아니면 어렵습니다, 이렇게...
▼김경일: 오,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김용준: 이것도 괜찮은 방법?
▼김경일: 네, 그렇죠.
◎김용준: 특히 요즘은 또 사람들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MBTI라는 것을 꼭 물어보고, 혹시 어떻게 되세요?
▼김경일: 저는 93년부터 지금까지 한 마흔 번 이상 해봤거든요? 그런데...
◎김용준: 아이고, 일찍 시작하셨군요.
▼김경일: ENFP랑 ENTJ만 빼고 다 나왔던 것 같아요.
◎김용준: 그래요? 그렇게 다 나올 수도 있군요.
▼김경일: 그게 정상입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왜냐하면 MBTI가 성격을 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난 2~3년 동안 어떤 사회적인 모습으로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검사예요.
◎김용준: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기분 좋을 때 보면 어떨 때는 E가 나오는 분도 있고 I가 나오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런데 기본적으로 MBTI가 뭔지 물어보고 요새는 테토녀, 에겐남...
▼김경일: 들어봤습니다.
◎김용준: 불안형이다, 회피형이다, 이렇게 유형을 나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왜 이렇게 성향을 좀 유형별로 나누고 진단하는 거를 좋아할까요?
▼김경일: 우리가 왜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일상생활에서 야, 아니다 싶으면 빨리 치우고 다음 거 하자. 이런 얘기 많이 하죠? 이런 마음이 좀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좀 찬찬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데 이 사람을 뭐 ISTJ 그다음에 테토녀, 에겐남,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이름을 붙이잖아요? 명사로 만들어버리면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고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라고 하는 행동이 틀리든 맞든 어쨌든 하기가 쉬워져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거예요. 마음이 좀 급한 겁니다.
◎김용준: 옛날에 우리가 뭐 혈액형 뭐냐로 이렇게 구분했듯이 요즘은 이렇게 나누는 것들이 그렇게 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내가 해야 될 행동들...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상황 판단들이 빨리빨리 되니까. 그래서 이렇게 좀 유형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게 아닐까.
◎김용준: 마음이 좀 급한...
▼김경일: 라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그게 아, 이렇게 재미있고 나와 다른 특징이 있군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재미있게 다른 모습을 각자 상보적으로 한번 서로 도우면서 지내봅시다라고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MBTI와 같은 그런 검사들의 실제 가장 좋은 목적인데, 오히려 나는 ISTJ은 안 만나, 제 거거든요? 제가 제일 많이 나오거든요? ISTJ는 안 만나. 너는 ENTP니까 나랑 안 맞아. 이거는 원래 검사를 만든 그 목적과도 부합이 되지 않는 가장 정반대의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거예요.
◎김용준: 요즘에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신다고 해요. 부하 직원이나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면 이게 알아들었다는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도통 반응을 안 보인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대화도 안 되고. 그런데 나중에 보면 일은 또 엉뚱하게 돼 있더라. 그래서 흔히, 흔히 MZ라고 불리는 연령대는 왜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가, 좀 답답해하시는 어르신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김경일: 방금 전에 지금 주신 질문에 상당 부분 답이 숨어 있어요.
◎김용준: 그렇습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뭐냐 하면, 예전에, 예전에 회의 때 왜 질문을 젊은 직원들이 안 하는가 봤더니 그 회의를 주관하시는 전무님이 자기 할 말 하고 난 다음에 알아들었지? 이해했지? 이러니까 질문을 못 해요. 왜냐하면 알아들었지? 하고 난 다음에 질문이 있으면 해봐라고 하니까 질문을 하면 못 알아들은 인간이 되거든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이해 못 한 인간이 돼요. 그래서 제가 외국에서 영어로 이렇게 표현하죠. 두 유 언더스탠드가 아니라 엠 아이 클리어? 나 제대로 얘기한 거 맞냐? 나 방금 전에 뭐 빠뜨린 거 같지 않니? 이렇게 더 선배나 아니면 더 부모 세대님들이 알아들었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말한 것이 맞니? 혹은 내가 지금 제대로 설명한 거 같니? 아니면 내가 말한 거에 뭐 빠진 거 없나? 이런 식으로 이해의 책임을 더 젊은 사람들한테 밀지 말고 이해시킨 책임을 내가 져주셔야 돼요. 그러면 질문하기가 편해지죠. 그러니까 우리가 기본적으로 야, 다 말하고 읽고 듣고 쓰고 하는데, 왜 내가 말한 거랑 다르게 얘기해? 라고 하면요, 기본적으로 일부는,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말한 분의 책임이 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용준: 이번에는 저희 사사건건 팀의 20대 사원들에게서 받은 질문인데, 잘못된 편견이 한 번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도 그 편견에 의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김경일: 저도 20대 때, 그때 제가 이제 군 복무할 때 대대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렇게 이제 지금 20대 철없다고, 그때는 저희를 X세대라고 부르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한 번은 회식하고 난 다음에, 회식할 때 제가 약간 이제 술을 먹고 그 대대장님한테, 저는 사실 3년 복무하면 이제 전역할 사람인데, 제가 별 뜻 없이 대대장님한테 계속 술 먹고 앞으로 30년, 40년 동안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농담을 한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다음 날 대대장님이 야, 너 일로 와, 앉아 봐.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일을 차근차근 가르친 것 같지가 않아. 자, 봐봐. 일단 부대 교범을 보는 게 이렇게 돼 있어. 그 규정은 이런 식으로 봐야 좋아.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시는 거예요. 나중에 이제 저도 전역하고 그 대대장님과 함께 얘기를 그때 후일담을 나누는데, 야, 김 중위 너, 김경일 중위 네가 술 먹고 나랑 30년, 40년 나 계속 쫓아다니겠다고 얘기하니까 그날 밤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놈 오래 볼 수도 있겠구나. 오래 볼 수도 있는 거죠. 우리는 오래 볼 사람한테 진지하게 대하고 오래 볼 사람한테 차근차근 가르치거든요? 그런데 한 번 든 생각을 안 바꾸려고 하는 건 오래 보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20대인 분들한테 항상 오래 볼 분, 농담으로라도 나, 당신, 부장님, 상무님, 앞으로 오랫동안 보고 나한테 오랫동안 가르침 주세요라고 한 번쯤 얘기해보라고 하죠.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언제 헤어질지 몰라요,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하지만 항상 대할 때는 지금 오늘 당장 보고 헤어질 사람, 1년 후에 안 만날 사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고요. 오래 볼 사람인 것처럼 서로 대하셔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윈윈이 일어납니다.
◎김용준: 그러면 우리 좀 사회적인 얘기를 잠깐 좀 해보면요. 요즘 우리 사회에 분열과 극단화가 정말 심각하다, 이런 분석들이 정말 많은데, 이게 인지심리학 쪽에서 보는 원인이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김경일: 어떤 쪽에서든 극단적으로 나뉘기 쉬운 쪽이 사실은 동질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저희 인지심리학자들이 하는 유명한 얘기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게 수니파와 시아파고, 그렇죠? 그다음에 유럽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서로 혐오 발언 많이 나오는데 베지테리안과 비건입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뭐냐, 의외로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굉장히 차이점을 오히려 많이 느끼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 달라요라고 부부 상담을 들어보면 노련한 심리학자들이 아, 무지하게 비슷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우리는 다른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얘기하면 아, 여기는 진짜 다르구나. 본능적으로 노련한 상담가들이 알고 있죠. 느끼죠.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동질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의 동질성이 굉장히 아직도 확보되고 있구나라고 일단 생각은 해 주셔야 되는데, 그런데 이제 두 번째로 그 극단성이 조금 요즘 문제가 되는 건 저도 분명히 느낍니다. 이제 너무 양쪽에 왜 그 관점이 너무 다르잖아요.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뉴스를 소비한다. 외로운 사람이 보편적인 가치를 부정한다. 외로운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을 오히려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게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과거보다 많은 부가 쌓이고 많은 경제적 발전이 일어났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보다 더 우리가 신경 써야 되는 게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전보다 좀 많이 외로워지고 있어요. 이 외로움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부자의 감정. 그런데 여기서의 부자라고 하는 건 돈이 단순히 많은 게 아니라 가난한 사회가 아니라 부자인 사회가 많이 만들어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부자가 되어가는 나라에 나는 가난하다 혹은 나는 소외됐다. 이런 분들은 굉장히 그 외로움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요. 고통스럽죠. 그런데 이제 외로운 사람이 왜 외로운 뉴스, 아주 이상한 뉴스, 극단적인 뉴스 심지어 가짜 뉴스를 소비하면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무시하게 되냐 하면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도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사람만 만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렸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장 부하직원들 만나야 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도 쫓아가야 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분들은 오히려 그 안에서 훨씬 더 소규모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계속해서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규합이 되고 어떤 뉴스가 들어가면 한 사람이 난 이 뉴스가 혹은 이 소식이 맞는 것 같아 이 생각이 옳은 것 같아라고 하면 그다음부터는 검증되지 않는 생각이 일순간에 갑자기 세력을 확장하게 되죠. 그런데 그 세력의 확장은 그 안에서만 일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점점 더 소집단마저 외로워지는 그런 경향이 들죠. 왜 영국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과 관련된 정부 부처까지 생겼죠.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런 비슷한 걸 만들거든요. 그런데 서양의 개인주의나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방식의 나라가 외로움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이 겪어왔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외로움이 되게 낯선 감정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이웃끼리 혹은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학교 다니면서 굉장히 사람과 사람에게 있어서 많이 다가가는 문화였거든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이 외로움이 우리가 지금 낯설고 이제 예전에 많이 겪어보지 않았던 사회 문제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가 한 사람, 한 사람 외로운 사람들을 이제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그런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필요할 그런 순간이 됐습니다.
◎김용준: 예, 또 최근에 교수님께서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부제가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돈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박사학위 논문도 제가 찾아보니까 주제가 돈이었다고 들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좀 강조하고 싶었다. 어떤 부분일까요?
▼김경일: 죄송한 말씀이지만 부자가 되실 확률이 좀 있으실 것 같으세요?
◎김용준: 저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일: 아 진짜요? 그런데 대부분 99%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는 못하죠.
◎김용준: 아 그렇죠.
▼김경일: 사실 저도 뭐 제가 부자가 되려고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건 아닌데 그러면 부자 되는 심리학이라고 제가 썼겠죠. 돈 때문에 우리가 많이 힘들잖아요. 이 돈이라고 하는 게 돈이 없어서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는 분들도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내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그때 그 투자를 했어야 되는데 혹은 반대로 내가 그때 그걸 사지 말았어야 되는데 돈과 관련된 자기의 행동 자기의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오히려 더 2차적으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거든요. 그렇다면 부자가 될 1%에 들어가든 99%로 부자가 되지 못하든 우리가 돈 때문에 아주 돈이 너무 부족해서 힘든 거 말고 돈 때문에 우리를 스스로 자책하고 그리고 후회하면서 괴로워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어. 그러니까 돈을 바라보는 그런 공부들을 좀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돈을 어떻게 벌고 돈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대한 교육만 해요. 그런데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에 대한 그런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화가 돈을 약간 죄악시하는 그런 것도 좀 있었고 그리고 돈을 단순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도구로서만 우리가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철학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통해서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좀 더 다스릴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돈 공부를 조금 더 포괄적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김용준: 그 돈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좀 궁금합니다. 떠오르네요. 제 지인 얘기인데 예를 들면 그분은 어떤 사람들하고 술자리를 하는 데 있어서 한 10, 20만 원 쓰는 거는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고 해요. 그런데 적금이나 예금 한 5만 원씩 모아라. 그러면 그렇게 손이 덜덜덜 떨린대요. 이거는 무슨 심리일까요?
▼김경일: 기본적으로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실 사람들이 10년 후에 자기 소망을 예측할 수 없어요. 제가 이제 가끔 친구들한테 물어봅니다. 너 내년 오늘. 내년 이맘때쯤 점심에 뭐 먹을래? 그럼 친구들이 야 뭐 그런 걸 물어봐. 그럼 다음 주 점심은 우리 만나서 뭐 먹을래? 어 그럼 짜장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의 소망을 일주일 후 거 정도만 예측할 수 있지 인간이 3년 후에, 5년 후에, 1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잘 모릅니다. 근데 되게 재밌는 건 우리가 돈을 쓰는 건 지금의 소망과 욕구에 의해서 철저히 지배당하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10만 원, 20만 원 밥값 내는 건 친구들이 나한테 잘 먹었다. 우리 친구 성공했나 봐. 이런 나를 인정해 주는 그런 소망이나 욕망을 채워줄 수 있죠. 근데 3만 원, 5만 원 저축하는 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이루어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고 싶은 일들을 자꾸 써야만 저축이 가능해집니다. 위시 리스트를 써야만 소위 말하는 내가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하고요. 그래서 저희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얘기하죠. 제목이 없는 돈은 불안 완화제일 뿐이다. 그러니까 쓸데없어도, 다른 용처가 없어도 지갑에 돈이 좀 있으면 불안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행복 촉진제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돈에 제목을 붙여야만 행복 촉진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이 있는 돈, 즉 내가 5년 후에 이렇게 모아서 이렇게 할 거야. 10년 후에 이 돈을 모아서 그다음에 이런 데다가 쓸 거야. 그리고 그 용처가 점점 더 의미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을 포함하고 있는 조금 더 좋은 목적이 될수록 사람이 돈을 모아가는 과정이 덜 고통스럽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런 용처나 제목 있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즉 자기의 소망이 많이 계획이나 꿈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돈을 가지고 있다가 일정 부분 무너졌어요. 그게 사업이든, 투자든 그래도 재기하더라. 그러니까 우리가 돈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항상 같이 해야 되는 게 소망과 꿈을 같이 가져야 됩니다.
◎김용준: 소망과 꿈. 지금 제가 교수님 책을 사실 읽어봤는데 그런 부분도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이런 얘기 하잖아요. 부러우면 지는 거야. 부러워하지 마,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부러우면 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그 책을 보면서 들더라고요.
▼김경일: 심리학자들이 하는 가장 많은 얘기 중에 하나가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하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사실은 공존하는 거죠. 뭐냐 하면 제가 이제 농부가 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이제 내 옆집에 사는 농부가 소가 있어요. 새로운 소가 한 마리 생겼고 그 소가 일을 너무 잘합니다. 그러면 질투하는 건 그 집 소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는 거고요. 그 집 그러니까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 소를 가지고 싶은 거죠. 그런 소를 그래서 내가 옆집에 사는 농부한테 야, 나는 너희 집에 있는 그 소가 너무 부러워라고 하면 아주 이렇게 부러움을 표시하면 아주 좋은 결과가 두 가지 생깁니다. 첫째,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그런 소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죠. 두 번째,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면 어떻게든 나로 하여금 그 소를 가지게 만드는 일이 없겠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내 편과 내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도 구별할 수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큰 부자에서부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생활 속의 그런 소박한 부자들까지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뭐냐. 절대로 질투하지 않고 흔쾌히 부러워한다. 흔쾌히 부러워한다.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심지어 그 사람보다 부를 적게 가지고 있는 저한테도 김 교수, 어떻게 하면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어, 나 참 부럽네. 그럼 제가요. 그분을 좋아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얘기해 드립니다. 글을 쓰실 때 너무 길게 쓰지 마세요. 끊어 써보세요. 그러면 읽는 분들이 이해도가 높아서 회장님한테 피드백을 좀 더 많이 줍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그 피드백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죠. 그래서 나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걸 가지고 있는 분들한테 질투하지 마시고 부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뇌에서 아, 나 의외로 강자구나 그리고 강인함을 또 스스로 느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굉장히 많은 이 생활 속에, 삶 속에서 많은 강인한 사람들, 강자들, 실력자들이 있죠. 실력자들이 흔쾌히 얘기하는 게 자기보다 더 적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도 흔쾌히 부럽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용준: 쉽지 않죠.
▼김경일: 그러면서 자기한테 오히려 정보를 오게 노하우가 전수되게 혹은 아주 좋은 결정적인 방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그리는 그런 지혜가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가 어쨌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지혜를 모으더라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게 꼭 부와 관련된 게 아닐지라도. 그런데 이 작은 거래든 큰 거래든 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런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꿀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경일: 원자력 발전소의 조작 버튼을 제대로,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보 같은 결정으로 인한 참사. 심지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아주 말도 안 되는 공매도 사건의 그런 그릇된 결정. 이런 모든 좋지 못한 그릇된 결정, 파국을 만들어내는 결정에 이면에 뭐가 있느냐. 그 전날 잠을 자지 않은 겁니다.
◎김용준: 아, 뭐 체력적으로 좀 떨어지는 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경일: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목이 마르다? 최악의 결정으로 계속 이어져요.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건 정신이 내린다고 하죠. 그런데 인간의 몸과 정신이, 육체와 정신이 같은 건전지를 사용해요. 그래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중요한 결정 하시는 거 아니고요.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결정하시는 거 아니에요. 배가 고픈 사람들은요 반드시 과소비합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나쁜 결정인데 매력적으로 느껴요.
◎김용준: 오히려 배가 부르면 좀 이렇게 여유 있어져서 어 그래 그렇게 해 이럴 것 같은데 배가 고픈 상태가 오히려 좋지가 않군요. 결정할 때는.
▼김경일: 그렇죠. 왜냐하면 사람이 육체적인 허기를 다른 정신적 갈망으로 채우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식하셔서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졸음이 온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나의 신체적인 상태가 베스트여야 돼요. 그래서 항상 내 신체 상태를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그 이후에 결정에 필요한 생각들을 해보시는 그런 습관이 되게 중요하고요. 만약에 그런 것이 안 된다고 하면 일상에 루틴하게 하셨던 일상적인 자질구레한 일로 그런 일을 하시는 거를 하시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정할 때는 잠잘 주무신 날. 잠을 어제 잘 못 잤는데? 그러면 그냥 자질구레한 청소나 서류함 정리. 이런 식으로 배치를 하시면 의외로 같은 8시간을 일해도 혹은 12시간을 살아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해내실 수가 있죠.
◎김용준: 교수님이 이주의 사람 공통 질문을 드릴게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인생의 한 문장을 저희가 여쭤봤습니다. 보면 이렇게 답을 해 주셨어요. 내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 이건 어떤 뜻일까요?
▼김경일: 저희는 창의적 인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나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시간대를 알고 있는 사람. 나를 창의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게 만드는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 이렇게 표현해요. 그래서 좋은 결정을 내리셨을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누구와 함께. 육하원칙에 의해서 적어놔 보십시오. 사람의 두뇌가 그만큼 타고난 능력보다 상황적 요인에 훨씬 더 예민합니다. 그래서 이 상황의 힘을 잘 활용해 보신다. 잘 기록해 놓으신다면 그냥 계속 집념과 노력과 의지로 고단하게 가신다기보단 내가 거기 가면 그게 잘 돼. 내가 이때는 이런 일을 잘하지. 훨씬 더 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게 됩니다.
◎김용준: 김경일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까지 들어봤습니다. 이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경일: 감사합니다.
◎김용준: 8월 1일 금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사사건건은 잠시 쉬어갑니다. 저희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경일 /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https://youtu.be/p3V0ZAZGlw8
◎김용준: 사사건건 금요일의 코너, 이 주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울 수 있고 창의적일 수 있을까, 또 적절하게 좌절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또 나를 넘어서 타인을 설득하는 심리학에 이제는 인간계를 넘어서 부의 심리 영역, 돈의 속성까지 파고드는 분입니다. 강연계의 화수분, 국민 마음 멘토, 국민 심리학자, 이 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경일: 안녕하세요?
◎김용준: 소개가 너무 거창했나요?
▼김경일: 너무 과분한 소개를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그런데 저희가 소개가 과한 게 아니라 지금 일주일에 한 20회 이상 강연을 다니실 정도로 굉장히 바쁘신데, 이런 궁금증이 들어요.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하고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 종일 보라고 하거나 일주일 내내 하라 그러면 지루하고 힘들 텐데, 굉장히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보면 한결같이 잘 해낼 수 있는 교수님만의 어떤 심리적인 요법 같은 게 있을까요?
▼김경일: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좀 맞춰보면 좀 신선함이 옵니다. 그러니까 강연을 20회 한다고 하면 같은 일 20회 반복이잖아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제목을 달리 붙여보는 거예요. 오늘 오전은 중학교 대상 교육. 오후에는 기업 임원 세미나. 이렇게 다르게 부르면 실제로 저의 말도 달라지기 때문에 뇌에서 강연 20회라고 이렇게 아주 따분하게 기록하지 않고요. 20개의 각기 다른 경험이라고 뇌에서 기록을 해줘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을 계속할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다른가를 조금씩 조금씩 되새겨보거나 아니면 떠올려보는 게, 왜 계속 비슷한 일 계속하면 오는 거 있죠, 번아웃. 그걸 막아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김용준: 저도 그러면 그런 걸 좀 차용해서 매일매일 정치권 얘기를 하지만 오늘은 이런 사람과 이런 얘기, 이런 식으로.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이번 주는 또 김경일 교수님과 이런 얘기를. 강연장에서 청중들하고 직접 호흡을 하시니까 아무래도 이 시대의 고민들을 제일 빠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은데, 지금 시대적인 고민들은 꼭 청년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뭐구나라고 느끼세요?
▼김경일: 제가 어떤 대상을 강연을 하든 질문을 받잖아요. 그러면 그 질문을 매년 기록하고 모아놓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년 가까이 질문들을 모아왔는데, 그러면 이제 연말에 제가요, 저 나름대로 또 시상식을 해요. 올해에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순위도 매겨보고. 왜냐하면 질문이 그 시대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경일: 그런데 2015년, 한 10년 전까지는 뭐 순위권에 들어오지 않았던 질문이에요. 그런데 2015년부터 어라? 이 친구가 자꾸 올라오네, 올라오네, 올라오네? 급기야 코로나 시작됐던 2020년쯤부터 가장 많이 오는 질문입니다. 특히 기업 강연할 때. 그 질문이 뭐냐면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를 어떻게 내가 쫓아가야 될까요?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혹은 팔로워를 어떻게 내가 리드해야 될까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가 굉장히 다양한 사람, 나랑 배경이 많이 다른 사람과 일하고 지내야 되는 그런 시기가 왔다는 걸 의미하죠. 예전에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 그리고 같은 젠더, 이렇게 다 모였어요.
◎김용준: 맞죠.
▼김경일: 아저씨들 가는 다방 따로 있었고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 가는 카페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데 왜 우리 커피 전문점에서 10대부터 80대에 해당하는, 심지어 90대 어르신까지 다 모여 있죠.
◎김용준: 맞아요.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경험을 예전에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이런 거 요즘 많이 나오는데, 과거에는 없었는데 왜 요즘 이런 게 많이 보이느냐. 그럼 제가 이렇게 대답드립니다. 예전에는 안 만났어요. 이제는 인구는 줄어들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다양성은 커지기 때문에 이제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매우 다른 사람, 배경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됐죠.
◎김용준: 이렇게 질문을 모으시다 보면 시대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구나라는 것까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심리학자분들이 거짓말쟁이보다 더 싫어하는 유형이 있다. 강연에서 보니까 어둠의 삼각 편대라는 말씀하시던데, 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일: 사실 굉장히 익숙한 용어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어둠의 삼각 편대니까 세 종류의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첫 번째가 이제 소시오패스.
◎김용준: 소시오패스.
▼김경일: 그리고 이제 두 번째가 마키아벨리스트, 그다음에 세 번째가 참 이 사람들도 참 대하기 힘든 사람들인데 나르시시스트. 다 조금씩 들어보셨죠?
◎김용준: 지금 그래픽에도 나오고 있네요. 나르시시스트, 마키아벨리스트, 소시오패스. 그런데 이런 유형들, 어둠의 삼각 편대가 멀어진다고 하면 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김경일: 우리가 이제 안전거리 운전한다,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했을 때 우리 안전운전을 방어운전이라고 하죠. 그러면 방어운전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뭐냐 하면, 내가 갈 차선을 주로 가고 그리고 내가 가면 안 되는 차선으로 자꾸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화물 트럭이 1차선 주행하면 자기한테도 위험하고 다른 승용차들한테도 위험하겠죠. 그러니까 내가 안 가야 될 곳을 잘 안 가야 되는데, 이게 결국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거리 두는 것 중의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공유 면적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드립니다. 그럼 공유 면적을 줄인다는 건 무슨 뜻이냐면, 내가 이것만큼은 확실히 이 사람이랑 안 한다. 확실히 주말만큼은 이 사람이랑 얘기 안 한다. 돈거래만큼은 확실히 않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저 그냥 거리 둔다고 얘기하면 이게 굉장히 애매해지거든요? 그리고 되게 혼란스러워지는데, 무엇만큼은 이 사람이랑은 안 한다. 무엇만큼은 이 사람한테 침해받지 않는다. 그 무엇을 확실히 작은 거라도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게 확실히 되면, 그리고 난 다음에 하나 더 추가해보는 거죠.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나한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요.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하시는 이유가 그냥 안 보고 살 수는 없는 사람들일 경우.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직장 상사 혹은 바로 이웃하는 동료 혹은 진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간다, 무엇을 확실히 안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이 조금 더 좋습니다.
◎김용준: 아까 어둠의 삼각 편대에서 나르시시스트는 좀 들어본 얘기 같고 소시오패스도 사건·사고에서 좀 들어본 것 같은데, 특히 마키아벨리스트는 어떤 류의 사람인 건가요?
▼김경일: 우리 이제 학교 다닐 때 많이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맥을 같이하는데요. 사람을 도구로 쓰고 버리는 거예요.
◎김용준: 도구로 쓰고 버리는 사람이요?
▼김경일: 네, 그러니까 필요할 때 잘 중요해서 쓰는 것 같지만 필요 없어지면 툭 하고 사람 손절하고 버리는 그런 건데, 이런 마키아벨리스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한 번 만나면 사람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살던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내가 삶을 이룬 터전, 고향, 이런 걸 떠나니까 두 배, 세 배 이상, 2차, 3차적인 피해들이 오겠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중용한다고 해서 너무 거기에만 올인하고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거, 이런 거 옳지 않고요. 우리가 이제 이런 시대의 흐름들을 보면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무조건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사람에게 어? 잠깐만, 이거 아닌 거 같아라고 이렇게 고민을 하는, 이런 걸 이제 정체성이나 주체성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걸 가지면서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능력들이 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최근의 혼란스러운 그런 시대상이 심리학자의 눈으로 보면 꼭 너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아,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는구나. 한두 사람이나 어떤 권력자나 지도자에 의해서 혹은 그런 사람들이 직장에도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냥 무작정 시키는 대로 하는 이런 것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아, 소극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인 저항도 보게 되고요. 이러면서 아, 우리 사회가 그래도 좀 더 정교하고 탄탄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또 받기도 합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는 대부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또 상대에게 존중받고 싶어서 상대에게 좀 친절하고 또 잘해 준단 말이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그런다고 해서 존중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 무시당하지 않으면서도 존중받는 방법은 뭘까요?
▼김경일: 대부분 좋은 분들이 자기보다 좋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나 아니면 이런 걸 거절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오는 그런 굉장히 모욕적인 말을 또는 버텨내면서 상처받기도 해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그분들이, 그 좋은 분들이 참으로 고민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악한 언어, 못된 행동, 공격적이고 거친 언행을 하기 싫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요. 그래요, 평상시처럼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언어로, 언행으로, 말투로 대답하세요, 그 사람들한테. 대신 내용은 무시무시하게 하세요.
◎김용준: 예를 들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이제 보통 착한 분들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운 분들은 자기가 저항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만 생각하세요. 그런데 그게 자기의 페이스나 자기의 톤이 아니거든요. 자기의 톤은 늘 안 됩니다라고 하는 건데, 그 말을 좀 더 분명하게 하면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됩니다.
◎김용준: 웃으면서 그렇게 하니까 더...
▼김경일: 그렇죠. 약간 스릴러물 같아져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 많이 합니다. 말의 어투와 말의 내용을 구분해서 하시라. 스릴러물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죠. 굉장히 부드러운 말투로 무서운 내용을 얘기해요. 굉장히 상냥한 말투로 단호한 내용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건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강렬한 어투로, 저항적인 어투로 저항적인 언어를 하시려면 내가 너무 힘들어져요. 내가 왜냐하면 나는 부드럽고 상냥한 사람이고 친절한 사람인데.
◎김용준: 그렇죠. 안 하던 어떤 에너지를 쓰고 해야 되니까요, 행동을.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러면 앞으로도 누군가가 오늘 뭐 김 대리,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어때? 이러면 저는 소고기 아니면 어렵습니다, 이렇게...
▼김경일: 오,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김용준: 이것도 괜찮은 방법?
▼김경일: 네, 그렇죠.
◎김용준: 특히 요즘은 또 사람들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MBTI라는 것을 꼭 물어보고, 혹시 어떻게 되세요?
▼김경일: 저는 93년부터 지금까지 한 마흔 번 이상 해봤거든요? 그런데...
◎김용준: 아이고, 일찍 시작하셨군요.
▼김경일: ENFP랑 ENTJ만 빼고 다 나왔던 것 같아요.
◎김용준: 그래요? 그렇게 다 나올 수도 있군요.
▼김경일: 그게 정상입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왜냐하면 MBTI가 성격을 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난 2~3년 동안 어떤 사회적인 모습으로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검사예요.
◎김용준: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기분 좋을 때 보면 어떨 때는 E가 나오는 분도 있고 I가 나오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런데 기본적으로 MBTI가 뭔지 물어보고 요새는 테토녀, 에겐남...
▼김경일: 들어봤습니다.
◎김용준: 불안형이다, 회피형이다, 이렇게 유형을 나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왜 이렇게 성향을 좀 유형별로 나누고 진단하는 거를 좋아할까요?
▼김경일: 우리가 왜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일상생활에서 야, 아니다 싶으면 빨리 치우고 다음 거 하자. 이런 얘기 많이 하죠? 이런 마음이 좀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좀 찬찬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데 이 사람을 뭐 ISTJ 그다음에 테토녀, 에겐남,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이름을 붙이잖아요? 명사로 만들어버리면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고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라고 하는 행동이 틀리든 맞든 어쨌든 하기가 쉬워져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거예요. 마음이 좀 급한 겁니다.
◎김용준: 옛날에 우리가 뭐 혈액형 뭐냐로 이렇게 구분했듯이 요즘은 이렇게 나누는 것들이 그렇게 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내가 해야 될 행동들...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상황 판단들이 빨리빨리 되니까. 그래서 이렇게 좀 유형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게 아닐까.
◎김용준: 마음이 좀 급한...
▼김경일: 라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그게 아, 이렇게 재미있고 나와 다른 특징이 있군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재미있게 다른 모습을 각자 상보적으로 한번 서로 도우면서 지내봅시다라고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MBTI와 같은 그런 검사들의 실제 가장 좋은 목적인데, 오히려 나는 ISTJ은 안 만나, 제 거거든요? 제가 제일 많이 나오거든요? ISTJ는 안 만나. 너는 ENTP니까 나랑 안 맞아. 이거는 원래 검사를 만든 그 목적과도 부합이 되지 않는 가장 정반대의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거예요.
◎김용준: 요즘에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신다고 해요. 부하 직원이나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면 이게 알아들었다는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도통 반응을 안 보인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대화도 안 되고. 그런데 나중에 보면 일은 또 엉뚱하게 돼 있더라. 그래서 흔히, 흔히 MZ라고 불리는 연령대는 왜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가, 좀 답답해하시는 어르신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김경일: 방금 전에 지금 주신 질문에 상당 부분 답이 숨어 있어요.
◎김용준: 그렇습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뭐냐 하면, 예전에, 예전에 회의 때 왜 질문을 젊은 직원들이 안 하는가 봤더니 그 회의를 주관하시는 전무님이 자기 할 말 하고 난 다음에 알아들었지? 이해했지? 이러니까 질문을 못 해요. 왜냐하면 알아들었지? 하고 난 다음에 질문이 있으면 해봐라고 하니까 질문을 하면 못 알아들은 인간이 되거든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이해 못 한 인간이 돼요. 그래서 제가 외국에서 영어로 이렇게 표현하죠. 두 유 언더스탠드가 아니라 엠 아이 클리어? 나 제대로 얘기한 거 맞냐? 나 방금 전에 뭐 빠뜨린 거 같지 않니? 이렇게 더 선배나 아니면 더 부모 세대님들이 알아들었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말한 것이 맞니? 혹은 내가 지금 제대로 설명한 거 같니? 아니면 내가 말한 거에 뭐 빠진 거 없나? 이런 식으로 이해의 책임을 더 젊은 사람들한테 밀지 말고 이해시킨 책임을 내가 져주셔야 돼요. 그러면 질문하기가 편해지죠. 그러니까 우리가 기본적으로 야, 다 말하고 읽고 듣고 쓰고 하는데, 왜 내가 말한 거랑 다르게 얘기해? 라고 하면요, 기본적으로 일부는,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말한 분의 책임이 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용준: 이번에는 저희 사사건건 팀의 20대 사원들에게서 받은 질문인데, 잘못된 편견이 한 번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도 그 편견에 의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김경일: 저도 20대 때, 그때 제가 이제 군 복무할 때 대대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렇게 이제 지금 20대 철없다고, 그때는 저희를 X세대라고 부르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한 번은 회식하고 난 다음에, 회식할 때 제가 약간 이제 술을 먹고 그 대대장님한테, 저는 사실 3년 복무하면 이제 전역할 사람인데, 제가 별 뜻 없이 대대장님한테 계속 술 먹고 앞으로 30년, 40년 동안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농담을 한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다음 날 대대장님이 야, 너 일로 와, 앉아 봐.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일을 차근차근 가르친 것 같지가 않아. 자, 봐봐. 일단 부대 교범을 보는 게 이렇게 돼 있어. 그 규정은 이런 식으로 봐야 좋아.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시는 거예요. 나중에 이제 저도 전역하고 그 대대장님과 함께 얘기를 그때 후일담을 나누는데, 야, 김 중위 너, 김경일 중위 네가 술 먹고 나랑 30년, 40년 나 계속 쫓아다니겠다고 얘기하니까 그날 밤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놈 오래 볼 수도 있겠구나. 오래 볼 수도 있는 거죠. 우리는 오래 볼 사람한테 진지하게 대하고 오래 볼 사람한테 차근차근 가르치거든요? 그런데 한 번 든 생각을 안 바꾸려고 하는 건 오래 보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20대인 분들한테 항상 오래 볼 분, 농담으로라도 나, 당신, 부장님, 상무님, 앞으로 오랫동안 보고 나한테 오랫동안 가르침 주세요라고 한 번쯤 얘기해보라고 하죠.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언제 헤어질지 몰라요,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하지만 항상 대할 때는 지금 오늘 당장 보고 헤어질 사람, 1년 후에 안 만날 사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고요. 오래 볼 사람인 것처럼 서로 대하셔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윈윈이 일어납니다.
◎김용준: 그러면 우리 좀 사회적인 얘기를 잠깐 좀 해보면요. 요즘 우리 사회에 분열과 극단화가 정말 심각하다, 이런 분석들이 정말 많은데, 이게 인지심리학 쪽에서 보는 원인이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김경일: 어떤 쪽에서든 극단적으로 나뉘기 쉬운 쪽이 사실은 동질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저희 인지심리학자들이 하는 유명한 얘기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게 수니파와 시아파고, 그렇죠? 그다음에 유럽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서로 혐오 발언 많이 나오는데 베지테리안과 비건입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뭐냐, 의외로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굉장히 차이점을 오히려 많이 느끼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 달라요라고 부부 상담을 들어보면 노련한 심리학자들이 아, 무지하게 비슷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우리는 다른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얘기하면 아, 여기는 진짜 다르구나. 본능적으로 노련한 상담가들이 알고 있죠. 느끼죠.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동질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의 동질성이 굉장히 아직도 확보되고 있구나라고 일단 생각은 해 주셔야 되는데, 그런데 이제 두 번째로 그 극단성이 조금 요즘 문제가 되는 건 저도 분명히 느낍니다. 이제 너무 양쪽에 왜 그 관점이 너무 다르잖아요.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뉴스를 소비한다. 외로운 사람이 보편적인 가치를 부정한다. 외로운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을 오히려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게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과거보다 많은 부가 쌓이고 많은 경제적 발전이 일어났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보다 더 우리가 신경 써야 되는 게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전보다 좀 많이 외로워지고 있어요. 이 외로움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부자의 감정. 그런데 여기서의 부자라고 하는 건 돈이 단순히 많은 게 아니라 가난한 사회가 아니라 부자인 사회가 많이 만들어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부자가 되어가는 나라에 나는 가난하다 혹은 나는 소외됐다. 이런 분들은 굉장히 그 외로움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요. 고통스럽죠. 그런데 이제 외로운 사람이 왜 외로운 뉴스, 아주 이상한 뉴스, 극단적인 뉴스 심지어 가짜 뉴스를 소비하면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무시하게 되냐 하면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도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사람만 만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렸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장 부하직원들 만나야 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도 쫓아가야 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분들은 오히려 그 안에서 훨씬 더 소규모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계속해서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규합이 되고 어떤 뉴스가 들어가면 한 사람이 난 이 뉴스가 혹은 이 소식이 맞는 것 같아 이 생각이 옳은 것 같아라고 하면 그다음부터는 검증되지 않는 생각이 일순간에 갑자기 세력을 확장하게 되죠. 그런데 그 세력의 확장은 그 안에서만 일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점점 더 소집단마저 외로워지는 그런 경향이 들죠. 왜 영국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과 관련된 정부 부처까지 생겼죠.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런 비슷한 걸 만들거든요. 그런데 서양의 개인주의나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방식의 나라가 외로움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이 겪어왔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외로움이 되게 낯선 감정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이웃끼리 혹은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학교 다니면서 굉장히 사람과 사람에게 있어서 많이 다가가는 문화였거든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이 외로움이 우리가 지금 낯설고 이제 예전에 많이 겪어보지 않았던 사회 문제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가 한 사람, 한 사람 외로운 사람들을 이제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그런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필요할 그런 순간이 됐습니다.
◎김용준: 예, 또 최근에 교수님께서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부제가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돈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박사학위 논문도 제가 찾아보니까 주제가 돈이었다고 들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좀 강조하고 싶었다. 어떤 부분일까요?
▼김경일: 죄송한 말씀이지만 부자가 되실 확률이 좀 있으실 것 같으세요?
◎김용준: 저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일: 아 진짜요? 그런데 대부분 99%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는 못하죠.
◎김용준: 아 그렇죠.
▼김경일: 사실 저도 뭐 제가 부자가 되려고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건 아닌데 그러면 부자 되는 심리학이라고 제가 썼겠죠. 돈 때문에 우리가 많이 힘들잖아요. 이 돈이라고 하는 게 돈이 없어서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는 분들도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내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그때 그 투자를 했어야 되는데 혹은 반대로 내가 그때 그걸 사지 말았어야 되는데 돈과 관련된 자기의 행동 자기의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오히려 더 2차적으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거든요. 그렇다면 부자가 될 1%에 들어가든 99%로 부자가 되지 못하든 우리가 돈 때문에 아주 돈이 너무 부족해서 힘든 거 말고 돈 때문에 우리를 스스로 자책하고 그리고 후회하면서 괴로워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어. 그러니까 돈을 바라보는 그런 공부들을 좀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돈을 어떻게 벌고 돈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대한 교육만 해요. 그런데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에 대한 그런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화가 돈을 약간 죄악시하는 그런 것도 좀 있었고 그리고 돈을 단순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도구로서만 우리가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철학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통해서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좀 더 다스릴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돈 공부를 조금 더 포괄적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김용준: 그 돈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좀 궁금합니다. 떠오르네요. 제 지인 얘기인데 예를 들면 그분은 어떤 사람들하고 술자리를 하는 데 있어서 한 10, 20만 원 쓰는 거는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고 해요. 그런데 적금이나 예금 한 5만 원씩 모아라. 그러면 그렇게 손이 덜덜덜 떨린대요. 이거는 무슨 심리일까요?
▼김경일: 기본적으로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실 사람들이 10년 후에 자기 소망을 예측할 수 없어요. 제가 이제 가끔 친구들한테 물어봅니다. 너 내년 오늘. 내년 이맘때쯤 점심에 뭐 먹을래? 그럼 친구들이 야 뭐 그런 걸 물어봐. 그럼 다음 주 점심은 우리 만나서 뭐 먹을래? 어 그럼 짜장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의 소망을 일주일 후 거 정도만 예측할 수 있지 인간이 3년 후에, 5년 후에, 1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잘 모릅니다. 근데 되게 재밌는 건 우리가 돈을 쓰는 건 지금의 소망과 욕구에 의해서 철저히 지배당하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10만 원, 20만 원 밥값 내는 건 친구들이 나한테 잘 먹었다. 우리 친구 성공했나 봐. 이런 나를 인정해 주는 그런 소망이나 욕망을 채워줄 수 있죠. 근데 3만 원, 5만 원 저축하는 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이루어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고 싶은 일들을 자꾸 써야만 저축이 가능해집니다. 위시 리스트를 써야만 소위 말하는 내가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하고요. 그래서 저희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얘기하죠. 제목이 없는 돈은 불안 완화제일 뿐이다. 그러니까 쓸데없어도, 다른 용처가 없어도 지갑에 돈이 좀 있으면 불안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행복 촉진제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돈에 제목을 붙여야만 행복 촉진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이 있는 돈, 즉 내가 5년 후에 이렇게 모아서 이렇게 할 거야. 10년 후에 이 돈을 모아서 그다음에 이런 데다가 쓸 거야. 그리고 그 용처가 점점 더 의미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을 포함하고 있는 조금 더 좋은 목적이 될수록 사람이 돈을 모아가는 과정이 덜 고통스럽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런 용처나 제목 있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즉 자기의 소망이 많이 계획이나 꿈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돈을 가지고 있다가 일정 부분 무너졌어요. 그게 사업이든, 투자든 그래도 재기하더라. 그러니까 우리가 돈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항상 같이 해야 되는 게 소망과 꿈을 같이 가져야 됩니다.
◎김용준: 소망과 꿈. 지금 제가 교수님 책을 사실 읽어봤는데 그런 부분도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이런 얘기 하잖아요. 부러우면 지는 거야. 부러워하지 마,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부러우면 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그 책을 보면서 들더라고요.
▼김경일: 심리학자들이 하는 가장 많은 얘기 중에 하나가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하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사실은 공존하는 거죠. 뭐냐 하면 제가 이제 농부가 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이제 내 옆집에 사는 농부가 소가 있어요. 새로운 소가 한 마리 생겼고 그 소가 일을 너무 잘합니다. 그러면 질투하는 건 그 집 소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는 거고요. 그 집 그러니까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 소를 가지고 싶은 거죠. 그런 소를 그래서 내가 옆집에 사는 농부한테 야, 나는 너희 집에 있는 그 소가 너무 부러워라고 하면 아주 이렇게 부러움을 표시하면 아주 좋은 결과가 두 가지 생깁니다. 첫째,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그런 소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죠. 두 번째,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면 어떻게든 나로 하여금 그 소를 가지게 만드는 일이 없겠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내 편과 내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도 구별할 수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큰 부자에서부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생활 속의 그런 소박한 부자들까지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뭐냐. 절대로 질투하지 않고 흔쾌히 부러워한다. 흔쾌히 부러워한다.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심지어 그 사람보다 부를 적게 가지고 있는 저한테도 김 교수, 어떻게 하면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어, 나 참 부럽네. 그럼 제가요. 그분을 좋아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얘기해 드립니다. 글을 쓰실 때 너무 길게 쓰지 마세요. 끊어 써보세요. 그러면 읽는 분들이 이해도가 높아서 회장님한테 피드백을 좀 더 많이 줍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그 피드백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죠. 그래서 나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걸 가지고 있는 분들한테 질투하지 마시고 부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뇌에서 아, 나 의외로 강자구나 그리고 강인함을 또 스스로 느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굉장히 많은 이 생활 속에, 삶 속에서 많은 강인한 사람들, 강자들, 실력자들이 있죠. 실력자들이 흔쾌히 얘기하는 게 자기보다 더 적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도 흔쾌히 부럽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용준: 쉽지 않죠.
▼김경일: 그러면서 자기한테 오히려 정보를 오게 노하우가 전수되게 혹은 아주 좋은 결정적인 방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그리는 그런 지혜가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가 어쨌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지혜를 모으더라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게 꼭 부와 관련된 게 아닐지라도. 그런데 이 작은 거래든 큰 거래든 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런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꿀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경일: 원자력 발전소의 조작 버튼을 제대로,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보 같은 결정으로 인한 참사. 심지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아주 말도 안 되는 공매도 사건의 그런 그릇된 결정. 이런 모든 좋지 못한 그릇된 결정, 파국을 만들어내는 결정에 이면에 뭐가 있느냐. 그 전날 잠을 자지 않은 겁니다.
◎김용준: 아, 뭐 체력적으로 좀 떨어지는 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경일: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목이 마르다? 최악의 결정으로 계속 이어져요.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건 정신이 내린다고 하죠. 그런데 인간의 몸과 정신이, 육체와 정신이 같은 건전지를 사용해요. 그래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중요한 결정 하시는 거 아니고요.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결정하시는 거 아니에요. 배가 고픈 사람들은요 반드시 과소비합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나쁜 결정인데 매력적으로 느껴요.
◎김용준: 오히려 배가 부르면 좀 이렇게 여유 있어져서 어 그래 그렇게 해 이럴 것 같은데 배가 고픈 상태가 오히려 좋지가 않군요. 결정할 때는.
▼김경일: 그렇죠. 왜냐하면 사람이 육체적인 허기를 다른 정신적 갈망으로 채우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식하셔서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졸음이 온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나의 신체적인 상태가 베스트여야 돼요. 그래서 항상 내 신체 상태를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그 이후에 결정에 필요한 생각들을 해보시는 그런 습관이 되게 중요하고요. 만약에 그런 것이 안 된다고 하면 일상에 루틴하게 하셨던 일상적인 자질구레한 일로 그런 일을 하시는 거를 하시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정할 때는 잠잘 주무신 날. 잠을 어제 잘 못 잤는데? 그러면 그냥 자질구레한 청소나 서류함 정리. 이런 식으로 배치를 하시면 의외로 같은 8시간을 일해도 혹은 12시간을 살아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해내실 수가 있죠.
◎김용준: 교수님이 이주의 사람 공통 질문을 드릴게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인생의 한 문장을 저희가 여쭤봤습니다. 보면 이렇게 답을 해 주셨어요. 내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 이건 어떤 뜻일까요?
▼김경일: 저희는 창의적 인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나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시간대를 알고 있는 사람. 나를 창의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게 만드는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 이렇게 표현해요. 그래서 좋은 결정을 내리셨을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누구와 함께. 육하원칙에 의해서 적어놔 보십시오. 사람의 두뇌가 그만큼 타고난 능력보다 상황적 요인에 훨씬 더 예민합니다. 그래서 이 상황의 힘을 잘 활용해 보신다. 잘 기록해 놓으신다면 그냥 계속 집념과 노력과 의지로 고단하게 가신다기보단 내가 거기 가면 그게 잘 돼. 내가 이때는 이런 일을 잘하지. 훨씬 더 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게 됩니다.
◎김용준: 김경일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까지 들어봤습니다. 이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경일: 감사합니다.
◎김용준: 8월 1일 금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사사건건은 잠시 쉬어갑니다. 저희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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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부자들의 태도엔 질투 대신 ‘이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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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01 16:26:21
- 수정2025-08-01 18:45:29

■ 방송시간 : 8월 1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경일 /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https://youtu.be/p3V0ZAZGlw8
◎김용준: 사사건건 금요일의 코너, 이 주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울 수 있고 창의적일 수 있을까, 또 적절하게 좌절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또 나를 넘어서 타인을 설득하는 심리학에 이제는 인간계를 넘어서 부의 심리 영역, 돈의 속성까지 파고드는 분입니다. 강연계의 화수분, 국민 마음 멘토, 국민 심리학자, 이 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경일: 안녕하세요?
◎김용준: 소개가 너무 거창했나요?
▼김경일: 너무 과분한 소개를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그런데 저희가 소개가 과한 게 아니라 지금 일주일에 한 20회 이상 강연을 다니실 정도로 굉장히 바쁘신데, 이런 궁금증이 들어요.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하고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 종일 보라고 하거나 일주일 내내 하라 그러면 지루하고 힘들 텐데, 굉장히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보면 한결같이 잘 해낼 수 있는 교수님만의 어떤 심리적인 요법 같은 게 있을까요?
▼김경일: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좀 맞춰보면 좀 신선함이 옵니다. 그러니까 강연을 20회 한다고 하면 같은 일 20회 반복이잖아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제목을 달리 붙여보는 거예요. 오늘 오전은 중학교 대상 교육. 오후에는 기업 임원 세미나. 이렇게 다르게 부르면 실제로 저의 말도 달라지기 때문에 뇌에서 강연 20회라고 이렇게 아주 따분하게 기록하지 않고요. 20개의 각기 다른 경험이라고 뇌에서 기록을 해줘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을 계속할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다른가를 조금씩 조금씩 되새겨보거나 아니면 떠올려보는 게, 왜 계속 비슷한 일 계속하면 오는 거 있죠, 번아웃. 그걸 막아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김용준: 저도 그러면 그런 걸 좀 차용해서 매일매일 정치권 얘기를 하지만 오늘은 이런 사람과 이런 얘기, 이런 식으로.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이번 주는 또 김경일 교수님과 이런 얘기를. 강연장에서 청중들하고 직접 호흡을 하시니까 아무래도 이 시대의 고민들을 제일 빠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은데, 지금 시대적인 고민들은 꼭 청년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뭐구나라고 느끼세요?
▼김경일: 제가 어떤 대상을 강연을 하든 질문을 받잖아요. 그러면 그 질문을 매년 기록하고 모아놓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년 가까이 질문들을 모아왔는데, 그러면 이제 연말에 제가요, 저 나름대로 또 시상식을 해요. 올해에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순위도 매겨보고. 왜냐하면 질문이 그 시대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경일: 그런데 2015년, 한 10년 전까지는 뭐 순위권에 들어오지 않았던 질문이에요. 그런데 2015년부터 어라? 이 친구가 자꾸 올라오네, 올라오네, 올라오네? 급기야 코로나 시작됐던 2020년쯤부터 가장 많이 오는 질문입니다. 특히 기업 강연할 때. 그 질문이 뭐냐면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를 어떻게 내가 쫓아가야 될까요?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혹은 팔로워를 어떻게 내가 리드해야 될까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가 굉장히 다양한 사람, 나랑 배경이 많이 다른 사람과 일하고 지내야 되는 그런 시기가 왔다는 걸 의미하죠. 예전에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 그리고 같은 젠더, 이렇게 다 모였어요.
◎김용준: 맞죠.
▼김경일: 아저씨들 가는 다방 따로 있었고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 가는 카페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데 왜 우리 커피 전문점에서 10대부터 80대에 해당하는, 심지어 90대 어르신까지 다 모여 있죠.
◎김용준: 맞아요.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경험을 예전에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이런 거 요즘 많이 나오는데, 과거에는 없었는데 왜 요즘 이런 게 많이 보이느냐. 그럼 제가 이렇게 대답드립니다. 예전에는 안 만났어요. 이제는 인구는 줄어들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다양성은 커지기 때문에 이제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매우 다른 사람, 배경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됐죠.
◎김용준: 이렇게 질문을 모으시다 보면 시대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구나라는 것까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심리학자분들이 거짓말쟁이보다 더 싫어하는 유형이 있다. 강연에서 보니까 어둠의 삼각 편대라는 말씀하시던데, 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일: 사실 굉장히 익숙한 용어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어둠의 삼각 편대니까 세 종류의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첫 번째가 이제 소시오패스.
◎김용준: 소시오패스.
▼김경일: 그리고 이제 두 번째가 마키아벨리스트, 그다음에 세 번째가 참 이 사람들도 참 대하기 힘든 사람들인데 나르시시스트. 다 조금씩 들어보셨죠?
◎김용준: 지금 그래픽에도 나오고 있네요. 나르시시스트, 마키아벨리스트, 소시오패스. 그런데 이런 유형들, 어둠의 삼각 편대가 멀어진다고 하면 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김경일: 우리가 이제 안전거리 운전한다,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했을 때 우리 안전운전을 방어운전이라고 하죠. 그러면 방어운전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뭐냐 하면, 내가 갈 차선을 주로 가고 그리고 내가 가면 안 되는 차선으로 자꾸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화물 트럭이 1차선 주행하면 자기한테도 위험하고 다른 승용차들한테도 위험하겠죠. 그러니까 내가 안 가야 될 곳을 잘 안 가야 되는데, 이게 결국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거리 두는 것 중의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공유 면적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드립니다. 그럼 공유 면적을 줄인다는 건 무슨 뜻이냐면, 내가 이것만큼은 확실히 이 사람이랑 안 한다. 확실히 주말만큼은 이 사람이랑 얘기 안 한다. 돈거래만큼은 확실히 않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저 그냥 거리 둔다고 얘기하면 이게 굉장히 애매해지거든요? 그리고 되게 혼란스러워지는데, 무엇만큼은 이 사람이랑은 안 한다. 무엇만큼은 이 사람한테 침해받지 않는다. 그 무엇을 확실히 작은 거라도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게 확실히 되면, 그리고 난 다음에 하나 더 추가해보는 거죠.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나한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요.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하시는 이유가 그냥 안 보고 살 수는 없는 사람들일 경우.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직장 상사 혹은 바로 이웃하는 동료 혹은 진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간다, 무엇을 확실히 안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이 조금 더 좋습니다.
◎김용준: 아까 어둠의 삼각 편대에서 나르시시스트는 좀 들어본 얘기 같고 소시오패스도 사건·사고에서 좀 들어본 것 같은데, 특히 마키아벨리스트는 어떤 류의 사람인 건가요?
▼김경일: 우리 이제 학교 다닐 때 많이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맥을 같이하는데요. 사람을 도구로 쓰고 버리는 거예요.
◎김용준: 도구로 쓰고 버리는 사람이요?
▼김경일: 네, 그러니까 필요할 때 잘 중요해서 쓰는 것 같지만 필요 없어지면 툭 하고 사람 손절하고 버리는 그런 건데, 이런 마키아벨리스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한 번 만나면 사람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살던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내가 삶을 이룬 터전, 고향, 이런 걸 떠나니까 두 배, 세 배 이상, 2차, 3차적인 피해들이 오겠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중용한다고 해서 너무 거기에만 올인하고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거, 이런 거 옳지 않고요. 우리가 이제 이런 시대의 흐름들을 보면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무조건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사람에게 어? 잠깐만, 이거 아닌 거 같아라고 이렇게 고민을 하는, 이런 걸 이제 정체성이나 주체성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걸 가지면서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능력들이 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최근의 혼란스러운 그런 시대상이 심리학자의 눈으로 보면 꼭 너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아,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는구나. 한두 사람이나 어떤 권력자나 지도자에 의해서 혹은 그런 사람들이 직장에도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냥 무작정 시키는 대로 하는 이런 것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아, 소극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인 저항도 보게 되고요. 이러면서 아, 우리 사회가 그래도 좀 더 정교하고 탄탄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또 받기도 합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는 대부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또 상대에게 존중받고 싶어서 상대에게 좀 친절하고 또 잘해 준단 말이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그런다고 해서 존중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 무시당하지 않으면서도 존중받는 방법은 뭘까요?
▼김경일: 대부분 좋은 분들이 자기보다 좋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나 아니면 이런 걸 거절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오는 그런 굉장히 모욕적인 말을 또는 버텨내면서 상처받기도 해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그분들이, 그 좋은 분들이 참으로 고민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악한 언어, 못된 행동, 공격적이고 거친 언행을 하기 싫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요. 그래요, 평상시처럼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언어로, 언행으로, 말투로 대답하세요, 그 사람들한테. 대신 내용은 무시무시하게 하세요.
◎김용준: 예를 들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이제 보통 착한 분들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운 분들은 자기가 저항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만 생각하세요. 그런데 그게 자기의 페이스나 자기의 톤이 아니거든요. 자기의 톤은 늘 안 됩니다라고 하는 건데, 그 말을 좀 더 분명하게 하면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됩니다.
◎김용준: 웃으면서 그렇게 하니까 더...
▼김경일: 그렇죠. 약간 스릴러물 같아져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 많이 합니다. 말의 어투와 말의 내용을 구분해서 하시라. 스릴러물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죠. 굉장히 부드러운 말투로 무서운 내용을 얘기해요. 굉장히 상냥한 말투로 단호한 내용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건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강렬한 어투로, 저항적인 어투로 저항적인 언어를 하시려면 내가 너무 힘들어져요. 내가 왜냐하면 나는 부드럽고 상냥한 사람이고 친절한 사람인데.
◎김용준: 그렇죠. 안 하던 어떤 에너지를 쓰고 해야 되니까요, 행동을.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러면 앞으로도 누군가가 오늘 뭐 김 대리,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어때? 이러면 저는 소고기 아니면 어렵습니다, 이렇게...
▼김경일: 오,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김용준: 이것도 괜찮은 방법?
▼김경일: 네, 그렇죠.
◎김용준: 특히 요즘은 또 사람들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MBTI라는 것을 꼭 물어보고, 혹시 어떻게 되세요?
▼김경일: 저는 93년부터 지금까지 한 마흔 번 이상 해봤거든요? 그런데...
◎김용준: 아이고, 일찍 시작하셨군요.
▼김경일: ENFP랑 ENTJ만 빼고 다 나왔던 것 같아요.
◎김용준: 그래요? 그렇게 다 나올 수도 있군요.
▼김경일: 그게 정상입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왜냐하면 MBTI가 성격을 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난 2~3년 동안 어떤 사회적인 모습으로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검사예요.
◎김용준: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기분 좋을 때 보면 어떨 때는 E가 나오는 분도 있고 I가 나오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런데 기본적으로 MBTI가 뭔지 물어보고 요새는 테토녀, 에겐남...
▼김경일: 들어봤습니다.
◎김용준: 불안형이다, 회피형이다, 이렇게 유형을 나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왜 이렇게 성향을 좀 유형별로 나누고 진단하는 거를 좋아할까요?
▼김경일: 우리가 왜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일상생활에서 야, 아니다 싶으면 빨리 치우고 다음 거 하자. 이런 얘기 많이 하죠? 이런 마음이 좀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좀 찬찬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데 이 사람을 뭐 ISTJ 그다음에 테토녀, 에겐남,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이름을 붙이잖아요? 명사로 만들어버리면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고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라고 하는 행동이 틀리든 맞든 어쨌든 하기가 쉬워져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거예요. 마음이 좀 급한 겁니다.
◎김용준: 옛날에 우리가 뭐 혈액형 뭐냐로 이렇게 구분했듯이 요즘은 이렇게 나누는 것들이 그렇게 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내가 해야 될 행동들...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상황 판단들이 빨리빨리 되니까. 그래서 이렇게 좀 유형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게 아닐까.
◎김용준: 마음이 좀 급한...
▼김경일: 라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그게 아, 이렇게 재미있고 나와 다른 특징이 있군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재미있게 다른 모습을 각자 상보적으로 한번 서로 도우면서 지내봅시다라고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MBTI와 같은 그런 검사들의 실제 가장 좋은 목적인데, 오히려 나는 ISTJ은 안 만나, 제 거거든요? 제가 제일 많이 나오거든요? ISTJ는 안 만나. 너는 ENTP니까 나랑 안 맞아. 이거는 원래 검사를 만든 그 목적과도 부합이 되지 않는 가장 정반대의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거예요.
◎김용준: 요즘에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신다고 해요. 부하 직원이나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면 이게 알아들었다는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도통 반응을 안 보인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대화도 안 되고. 그런데 나중에 보면 일은 또 엉뚱하게 돼 있더라. 그래서 흔히, 흔히 MZ라고 불리는 연령대는 왜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가, 좀 답답해하시는 어르신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김경일: 방금 전에 지금 주신 질문에 상당 부분 답이 숨어 있어요.
◎김용준: 그렇습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뭐냐 하면, 예전에, 예전에 회의 때 왜 질문을 젊은 직원들이 안 하는가 봤더니 그 회의를 주관하시는 전무님이 자기 할 말 하고 난 다음에 알아들었지? 이해했지? 이러니까 질문을 못 해요. 왜냐하면 알아들었지? 하고 난 다음에 질문이 있으면 해봐라고 하니까 질문을 하면 못 알아들은 인간이 되거든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이해 못 한 인간이 돼요. 그래서 제가 외국에서 영어로 이렇게 표현하죠. 두 유 언더스탠드가 아니라 엠 아이 클리어? 나 제대로 얘기한 거 맞냐? 나 방금 전에 뭐 빠뜨린 거 같지 않니? 이렇게 더 선배나 아니면 더 부모 세대님들이 알아들었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말한 것이 맞니? 혹은 내가 지금 제대로 설명한 거 같니? 아니면 내가 말한 거에 뭐 빠진 거 없나? 이런 식으로 이해의 책임을 더 젊은 사람들한테 밀지 말고 이해시킨 책임을 내가 져주셔야 돼요. 그러면 질문하기가 편해지죠. 그러니까 우리가 기본적으로 야, 다 말하고 읽고 듣고 쓰고 하는데, 왜 내가 말한 거랑 다르게 얘기해? 라고 하면요, 기본적으로 일부는,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말한 분의 책임이 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용준: 이번에는 저희 사사건건 팀의 20대 사원들에게서 받은 질문인데, 잘못된 편견이 한 번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도 그 편견에 의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김경일: 저도 20대 때, 그때 제가 이제 군 복무할 때 대대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렇게 이제 지금 20대 철없다고, 그때는 저희를 X세대라고 부르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한 번은 회식하고 난 다음에, 회식할 때 제가 약간 이제 술을 먹고 그 대대장님한테, 저는 사실 3년 복무하면 이제 전역할 사람인데, 제가 별 뜻 없이 대대장님한테 계속 술 먹고 앞으로 30년, 40년 동안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농담을 한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다음 날 대대장님이 야, 너 일로 와, 앉아 봐.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일을 차근차근 가르친 것 같지가 않아. 자, 봐봐. 일단 부대 교범을 보는 게 이렇게 돼 있어. 그 규정은 이런 식으로 봐야 좋아.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시는 거예요. 나중에 이제 저도 전역하고 그 대대장님과 함께 얘기를 그때 후일담을 나누는데, 야, 김 중위 너, 김경일 중위 네가 술 먹고 나랑 30년, 40년 나 계속 쫓아다니겠다고 얘기하니까 그날 밤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놈 오래 볼 수도 있겠구나. 오래 볼 수도 있는 거죠. 우리는 오래 볼 사람한테 진지하게 대하고 오래 볼 사람한테 차근차근 가르치거든요? 그런데 한 번 든 생각을 안 바꾸려고 하는 건 오래 보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20대인 분들한테 항상 오래 볼 분, 농담으로라도 나, 당신, 부장님, 상무님, 앞으로 오랫동안 보고 나한테 오랫동안 가르침 주세요라고 한 번쯤 얘기해보라고 하죠.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언제 헤어질지 몰라요,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하지만 항상 대할 때는 지금 오늘 당장 보고 헤어질 사람, 1년 후에 안 만날 사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고요. 오래 볼 사람인 것처럼 서로 대하셔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윈윈이 일어납니다.
◎김용준: 그러면 우리 좀 사회적인 얘기를 잠깐 좀 해보면요. 요즘 우리 사회에 분열과 극단화가 정말 심각하다, 이런 분석들이 정말 많은데, 이게 인지심리학 쪽에서 보는 원인이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김경일: 어떤 쪽에서든 극단적으로 나뉘기 쉬운 쪽이 사실은 동질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저희 인지심리학자들이 하는 유명한 얘기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게 수니파와 시아파고, 그렇죠? 그다음에 유럽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서로 혐오 발언 많이 나오는데 베지테리안과 비건입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뭐냐, 의외로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굉장히 차이점을 오히려 많이 느끼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 달라요라고 부부 상담을 들어보면 노련한 심리학자들이 아, 무지하게 비슷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우리는 다른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얘기하면 아, 여기는 진짜 다르구나. 본능적으로 노련한 상담가들이 알고 있죠. 느끼죠.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동질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의 동질성이 굉장히 아직도 확보되고 있구나라고 일단 생각은 해 주셔야 되는데, 그런데 이제 두 번째로 그 극단성이 조금 요즘 문제가 되는 건 저도 분명히 느낍니다. 이제 너무 양쪽에 왜 그 관점이 너무 다르잖아요.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뉴스를 소비한다. 외로운 사람이 보편적인 가치를 부정한다. 외로운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을 오히려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게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과거보다 많은 부가 쌓이고 많은 경제적 발전이 일어났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보다 더 우리가 신경 써야 되는 게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전보다 좀 많이 외로워지고 있어요. 이 외로움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부자의 감정. 그런데 여기서의 부자라고 하는 건 돈이 단순히 많은 게 아니라 가난한 사회가 아니라 부자인 사회가 많이 만들어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부자가 되어가는 나라에 나는 가난하다 혹은 나는 소외됐다. 이런 분들은 굉장히 그 외로움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요. 고통스럽죠. 그런데 이제 외로운 사람이 왜 외로운 뉴스, 아주 이상한 뉴스, 극단적인 뉴스 심지어 가짜 뉴스를 소비하면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무시하게 되냐 하면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도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사람만 만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렸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장 부하직원들 만나야 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도 쫓아가야 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분들은 오히려 그 안에서 훨씬 더 소규모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계속해서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규합이 되고 어떤 뉴스가 들어가면 한 사람이 난 이 뉴스가 혹은 이 소식이 맞는 것 같아 이 생각이 옳은 것 같아라고 하면 그다음부터는 검증되지 않는 생각이 일순간에 갑자기 세력을 확장하게 되죠. 그런데 그 세력의 확장은 그 안에서만 일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점점 더 소집단마저 외로워지는 그런 경향이 들죠. 왜 영국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과 관련된 정부 부처까지 생겼죠.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런 비슷한 걸 만들거든요. 그런데 서양의 개인주의나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방식의 나라가 외로움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이 겪어왔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외로움이 되게 낯선 감정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이웃끼리 혹은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학교 다니면서 굉장히 사람과 사람에게 있어서 많이 다가가는 문화였거든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이 외로움이 우리가 지금 낯설고 이제 예전에 많이 겪어보지 않았던 사회 문제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가 한 사람, 한 사람 외로운 사람들을 이제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그런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필요할 그런 순간이 됐습니다.
◎김용준: 예, 또 최근에 교수님께서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부제가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돈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박사학위 논문도 제가 찾아보니까 주제가 돈이었다고 들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좀 강조하고 싶었다. 어떤 부분일까요?
▼김경일: 죄송한 말씀이지만 부자가 되실 확률이 좀 있으실 것 같으세요?
◎김용준: 저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일: 아 진짜요? 그런데 대부분 99%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는 못하죠.
◎김용준: 아 그렇죠.
▼김경일: 사실 저도 뭐 제가 부자가 되려고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건 아닌데 그러면 부자 되는 심리학이라고 제가 썼겠죠. 돈 때문에 우리가 많이 힘들잖아요. 이 돈이라고 하는 게 돈이 없어서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는 분들도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내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그때 그 투자를 했어야 되는데 혹은 반대로 내가 그때 그걸 사지 말았어야 되는데 돈과 관련된 자기의 행동 자기의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오히려 더 2차적으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거든요. 그렇다면 부자가 될 1%에 들어가든 99%로 부자가 되지 못하든 우리가 돈 때문에 아주 돈이 너무 부족해서 힘든 거 말고 돈 때문에 우리를 스스로 자책하고 그리고 후회하면서 괴로워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어. 그러니까 돈을 바라보는 그런 공부들을 좀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돈을 어떻게 벌고 돈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대한 교육만 해요. 그런데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에 대한 그런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화가 돈을 약간 죄악시하는 그런 것도 좀 있었고 그리고 돈을 단순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도구로서만 우리가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철학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통해서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좀 더 다스릴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돈 공부를 조금 더 포괄적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김용준: 그 돈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좀 궁금합니다. 떠오르네요. 제 지인 얘기인데 예를 들면 그분은 어떤 사람들하고 술자리를 하는 데 있어서 한 10, 20만 원 쓰는 거는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고 해요. 그런데 적금이나 예금 한 5만 원씩 모아라. 그러면 그렇게 손이 덜덜덜 떨린대요. 이거는 무슨 심리일까요?
▼김경일: 기본적으로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실 사람들이 10년 후에 자기 소망을 예측할 수 없어요. 제가 이제 가끔 친구들한테 물어봅니다. 너 내년 오늘. 내년 이맘때쯤 점심에 뭐 먹을래? 그럼 친구들이 야 뭐 그런 걸 물어봐. 그럼 다음 주 점심은 우리 만나서 뭐 먹을래? 어 그럼 짜장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의 소망을 일주일 후 거 정도만 예측할 수 있지 인간이 3년 후에, 5년 후에, 1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잘 모릅니다. 근데 되게 재밌는 건 우리가 돈을 쓰는 건 지금의 소망과 욕구에 의해서 철저히 지배당하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10만 원, 20만 원 밥값 내는 건 친구들이 나한테 잘 먹었다. 우리 친구 성공했나 봐. 이런 나를 인정해 주는 그런 소망이나 욕망을 채워줄 수 있죠. 근데 3만 원, 5만 원 저축하는 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이루어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고 싶은 일들을 자꾸 써야만 저축이 가능해집니다. 위시 리스트를 써야만 소위 말하는 내가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하고요. 그래서 저희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얘기하죠. 제목이 없는 돈은 불안 완화제일 뿐이다. 그러니까 쓸데없어도, 다른 용처가 없어도 지갑에 돈이 좀 있으면 불안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행복 촉진제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돈에 제목을 붙여야만 행복 촉진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이 있는 돈, 즉 내가 5년 후에 이렇게 모아서 이렇게 할 거야. 10년 후에 이 돈을 모아서 그다음에 이런 데다가 쓸 거야. 그리고 그 용처가 점점 더 의미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을 포함하고 있는 조금 더 좋은 목적이 될수록 사람이 돈을 모아가는 과정이 덜 고통스럽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런 용처나 제목 있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즉 자기의 소망이 많이 계획이나 꿈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돈을 가지고 있다가 일정 부분 무너졌어요. 그게 사업이든, 투자든 그래도 재기하더라. 그러니까 우리가 돈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항상 같이 해야 되는 게 소망과 꿈을 같이 가져야 됩니다.
◎김용준: 소망과 꿈. 지금 제가 교수님 책을 사실 읽어봤는데 그런 부분도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이런 얘기 하잖아요. 부러우면 지는 거야. 부러워하지 마,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부러우면 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그 책을 보면서 들더라고요.
▼김경일: 심리학자들이 하는 가장 많은 얘기 중에 하나가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하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사실은 공존하는 거죠. 뭐냐 하면 제가 이제 농부가 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이제 내 옆집에 사는 농부가 소가 있어요. 새로운 소가 한 마리 생겼고 그 소가 일을 너무 잘합니다. 그러면 질투하는 건 그 집 소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는 거고요. 그 집 그러니까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 소를 가지고 싶은 거죠. 그런 소를 그래서 내가 옆집에 사는 농부한테 야, 나는 너희 집에 있는 그 소가 너무 부러워라고 하면 아주 이렇게 부러움을 표시하면 아주 좋은 결과가 두 가지 생깁니다. 첫째,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그런 소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죠. 두 번째,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면 어떻게든 나로 하여금 그 소를 가지게 만드는 일이 없겠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내 편과 내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도 구별할 수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큰 부자에서부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생활 속의 그런 소박한 부자들까지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뭐냐. 절대로 질투하지 않고 흔쾌히 부러워한다. 흔쾌히 부러워한다.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심지어 그 사람보다 부를 적게 가지고 있는 저한테도 김 교수, 어떻게 하면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어, 나 참 부럽네. 그럼 제가요. 그분을 좋아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얘기해 드립니다. 글을 쓰실 때 너무 길게 쓰지 마세요. 끊어 써보세요. 그러면 읽는 분들이 이해도가 높아서 회장님한테 피드백을 좀 더 많이 줍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그 피드백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죠. 그래서 나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걸 가지고 있는 분들한테 질투하지 마시고 부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뇌에서 아, 나 의외로 강자구나 그리고 강인함을 또 스스로 느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굉장히 많은 이 생활 속에, 삶 속에서 많은 강인한 사람들, 강자들, 실력자들이 있죠. 실력자들이 흔쾌히 얘기하는 게 자기보다 더 적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도 흔쾌히 부럽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용준: 쉽지 않죠.
▼김경일: 그러면서 자기한테 오히려 정보를 오게 노하우가 전수되게 혹은 아주 좋은 결정적인 방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그리는 그런 지혜가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가 어쨌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지혜를 모으더라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게 꼭 부와 관련된 게 아닐지라도. 그런데 이 작은 거래든 큰 거래든 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런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꿀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경일: 원자력 발전소의 조작 버튼을 제대로,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보 같은 결정으로 인한 참사. 심지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아주 말도 안 되는 공매도 사건의 그런 그릇된 결정. 이런 모든 좋지 못한 그릇된 결정, 파국을 만들어내는 결정에 이면에 뭐가 있느냐. 그 전날 잠을 자지 않은 겁니다.
◎김용준: 아, 뭐 체력적으로 좀 떨어지는 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경일: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목이 마르다? 최악의 결정으로 계속 이어져요.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건 정신이 내린다고 하죠. 그런데 인간의 몸과 정신이, 육체와 정신이 같은 건전지를 사용해요. 그래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중요한 결정 하시는 거 아니고요.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결정하시는 거 아니에요. 배가 고픈 사람들은요 반드시 과소비합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나쁜 결정인데 매력적으로 느껴요.
◎김용준: 오히려 배가 부르면 좀 이렇게 여유 있어져서 어 그래 그렇게 해 이럴 것 같은데 배가 고픈 상태가 오히려 좋지가 않군요. 결정할 때는.
▼김경일: 그렇죠. 왜냐하면 사람이 육체적인 허기를 다른 정신적 갈망으로 채우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식하셔서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졸음이 온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나의 신체적인 상태가 베스트여야 돼요. 그래서 항상 내 신체 상태를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그 이후에 결정에 필요한 생각들을 해보시는 그런 습관이 되게 중요하고요. 만약에 그런 것이 안 된다고 하면 일상에 루틴하게 하셨던 일상적인 자질구레한 일로 그런 일을 하시는 거를 하시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정할 때는 잠잘 주무신 날. 잠을 어제 잘 못 잤는데? 그러면 그냥 자질구레한 청소나 서류함 정리. 이런 식으로 배치를 하시면 의외로 같은 8시간을 일해도 혹은 12시간을 살아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해내실 수가 있죠.
◎김용준: 교수님이 이주의 사람 공통 질문을 드릴게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인생의 한 문장을 저희가 여쭤봤습니다. 보면 이렇게 답을 해 주셨어요. 내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 이건 어떤 뜻일까요?
▼김경일: 저희는 창의적 인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나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시간대를 알고 있는 사람. 나를 창의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게 만드는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 이렇게 표현해요. 그래서 좋은 결정을 내리셨을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누구와 함께. 육하원칙에 의해서 적어놔 보십시오. 사람의 두뇌가 그만큼 타고난 능력보다 상황적 요인에 훨씬 더 예민합니다. 그래서 이 상황의 힘을 잘 활용해 보신다. 잘 기록해 놓으신다면 그냥 계속 집념과 노력과 의지로 고단하게 가신다기보단 내가 거기 가면 그게 잘 돼. 내가 이때는 이런 일을 잘하지. 훨씬 더 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게 됩니다.
◎김용준: 김경일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까지 들어봤습니다. 이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경일: 감사합니다.
◎김용준: 8월 1일 금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사사건건은 잠시 쉬어갑니다. 저희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경일 /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https://youtu.be/p3V0ZAZGlw8
◎김용준: 사사건건 금요일의 코너, 이 주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울 수 있고 창의적일 수 있을까, 또 적절하게 좌절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뭘까, 또 나를 넘어서 타인을 설득하는 심리학에 이제는 인간계를 넘어서 부의 심리 영역, 돈의 속성까지 파고드는 분입니다. 강연계의 화수분, 국민 마음 멘토, 국민 심리학자, 이 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경일: 안녕하세요?
◎김용준: 소개가 너무 거창했나요?
▼김경일: 너무 과분한 소개를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그런데 저희가 소개가 과한 게 아니라 지금 일주일에 한 20회 이상 강연을 다니실 정도로 굉장히 바쁘신데, 이런 궁금증이 들어요.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하고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 종일 보라고 하거나 일주일 내내 하라 그러면 지루하고 힘들 텐데, 굉장히 반복되는 일을 어떻게 보면 한결같이 잘 해낼 수 있는 교수님만의 어떤 심리적인 요법 같은 게 있을까요?
▼김경일: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좀 맞춰보면 좀 신선함이 옵니다. 그러니까 강연을 20회 한다고 하면 같은 일 20회 반복이잖아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제목을 달리 붙여보는 거예요. 오늘 오전은 중학교 대상 교육. 오후에는 기업 임원 세미나. 이렇게 다르게 부르면 실제로 저의 말도 달라지기 때문에 뇌에서 강연 20회라고 이렇게 아주 따분하게 기록하지 않고요. 20개의 각기 다른 경험이라고 뇌에서 기록을 해줘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을 계속할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다른가를 조금씩 조금씩 되새겨보거나 아니면 떠올려보는 게, 왜 계속 비슷한 일 계속하면 오는 거 있죠, 번아웃. 그걸 막아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김용준: 저도 그러면 그런 걸 좀 차용해서 매일매일 정치권 얘기를 하지만 오늘은 이런 사람과 이런 얘기, 이런 식으로.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이번 주는 또 김경일 교수님과 이런 얘기를. 강연장에서 청중들하고 직접 호흡을 하시니까 아무래도 이 시대의 고민들을 제일 빠르게 받아들이실 것 같은데, 지금 시대적인 고민들은 꼭 청년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뭐구나라고 느끼세요?
▼김경일: 제가 어떤 대상을 강연을 하든 질문을 받잖아요. 그러면 그 질문을 매년 기록하고 모아놓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년 가까이 질문들을 모아왔는데, 그러면 이제 연말에 제가요, 저 나름대로 또 시상식을 해요. 올해에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순위도 매겨보고. 왜냐하면 질문이 그 시대의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김용준: 그렇습니다.
▼김경일: 그런데 2015년, 한 10년 전까지는 뭐 순위권에 들어오지 않았던 질문이에요. 그런데 2015년부터 어라? 이 친구가 자꾸 올라오네, 올라오네, 올라오네? 급기야 코로나 시작됐던 2020년쯤부터 가장 많이 오는 질문입니다. 특히 기업 강연할 때. 그 질문이 뭐냐면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를 어떻게 내가 쫓아가야 될까요?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혹은 팔로워를 어떻게 내가 리드해야 될까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가 굉장히 다양한 사람, 나랑 배경이 많이 다른 사람과 일하고 지내야 되는 그런 시기가 왔다는 걸 의미하죠. 예전에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 그리고 같은 젠더, 이렇게 다 모였어요.
◎김용준: 맞죠.
▼김경일: 아저씨들 가는 다방 따로 있었고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 가는 카페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데 왜 우리 커피 전문점에서 10대부터 80대에 해당하는, 심지어 90대 어르신까지 다 모여 있죠.
◎김용준: 맞아요.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경험을 예전에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이런 거 요즘 많이 나오는데, 과거에는 없었는데 왜 요즘 이런 게 많이 보이느냐. 그럼 제가 이렇게 대답드립니다. 예전에는 안 만났어요. 이제는 인구는 줄어들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다양성은 커지기 때문에 이제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매우 다른 사람, 배경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됐죠.
◎김용준: 이렇게 질문을 모으시다 보면 시대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구나라는 것까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심리학자분들이 거짓말쟁이보다 더 싫어하는 유형이 있다. 강연에서 보니까 어둠의 삼각 편대라는 말씀하시던데, 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일: 사실 굉장히 익숙한 용어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어둠의 삼각 편대니까 세 종류의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첫 번째가 이제 소시오패스.
◎김용준: 소시오패스.
▼김경일: 그리고 이제 두 번째가 마키아벨리스트, 그다음에 세 번째가 참 이 사람들도 참 대하기 힘든 사람들인데 나르시시스트. 다 조금씩 들어보셨죠?
◎김용준: 지금 그래픽에도 나오고 있네요. 나르시시스트, 마키아벨리스트, 소시오패스. 그런데 이런 유형들, 어둠의 삼각 편대가 멀어진다고 하면 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김경일: 우리가 이제 안전거리 운전한다,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했을 때 우리 안전운전을 방어운전이라고 하죠. 그러면 방어운전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뭐냐 하면, 내가 갈 차선을 주로 가고 그리고 내가 가면 안 되는 차선으로 자꾸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화물 트럭이 1차선 주행하면 자기한테도 위험하고 다른 승용차들한테도 위험하겠죠. 그러니까 내가 안 가야 될 곳을 잘 안 가야 되는데, 이게 결국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거리 두는 것 중의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공유 면적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드립니다. 그럼 공유 면적을 줄인다는 건 무슨 뜻이냐면, 내가 이것만큼은 확실히 이 사람이랑 안 한다. 확실히 주말만큼은 이 사람이랑 얘기 안 한다. 돈거래만큼은 확실히 않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저 그냥 거리 둔다고 얘기하면 이게 굉장히 애매해지거든요? 그리고 되게 혼란스러워지는데, 무엇만큼은 이 사람이랑은 안 한다. 무엇만큼은 이 사람한테 침해받지 않는다. 그 무엇을 확실히 작은 거라도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게 확실히 되면, 그리고 난 다음에 하나 더 추가해보는 거죠.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나한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요.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하시는 이유가 그냥 안 보고 살 수는 없는 사람들일 경우.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직장 상사 혹은 바로 이웃하는 동료 혹은 진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공유 면적을 줄여간다, 무엇을 확실히 안 한다, 이런 접근 방법이 조금 더 좋습니다.
◎김용준: 아까 어둠의 삼각 편대에서 나르시시스트는 좀 들어본 얘기 같고 소시오패스도 사건·사고에서 좀 들어본 것 같은데, 특히 마키아벨리스트는 어떤 류의 사람인 건가요?
▼김경일: 우리 이제 학교 다닐 때 많이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맥을 같이하는데요. 사람을 도구로 쓰고 버리는 거예요.
◎김용준: 도구로 쓰고 버리는 사람이요?
▼김경일: 네, 그러니까 필요할 때 잘 중요해서 쓰는 것 같지만 필요 없어지면 툭 하고 사람 손절하고 버리는 그런 건데, 이런 마키아벨리스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한 번 만나면 사람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살던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내가 삶을 이룬 터전, 고향, 이런 걸 떠나니까 두 배, 세 배 이상, 2차, 3차적인 피해들이 오겠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중용한다고 해서 너무 거기에만 올인하고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거, 이런 거 옳지 않고요. 우리가 이제 이런 시대의 흐름들을 보면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무조건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사람에게 어? 잠깐만, 이거 아닌 거 같아라고 이렇게 고민을 하는, 이런 걸 이제 정체성이나 주체성이라고 하거든요? 이런 걸 가지면서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능력들이 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최근의 혼란스러운 그런 시대상이 심리학자의 눈으로 보면 꼭 너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아,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생각을 하는구나. 한두 사람이나 어떤 권력자나 지도자에 의해서 혹은 그런 사람들이 직장에도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냥 무작정 시키는 대로 하는 이런 것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아, 소극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인 저항도 보게 되고요. 이러면서 아, 우리 사회가 그래도 좀 더 정교하고 탄탄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또 받기도 합니다.
◎김용준: 지금 우리는 대부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또 상대에게 존중받고 싶어서 상대에게 좀 친절하고 또 잘해 준단 말이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그런다고 해서 존중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 무시당하지 않으면서도 존중받는 방법은 뭘까요?
▼김경일: 대부분 좋은 분들이 자기보다 좋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나 아니면 이런 걸 거절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오는 그런 굉장히 모욕적인 말을 또는 버텨내면서 상처받기도 해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런데 그분들이, 그 좋은 분들이 참으로 고민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나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악한 언어, 못된 행동, 공격적이고 거친 언행을 하기 싫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요. 그래요, 평상시처럼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언어로, 언행으로, 말투로 대답하세요, 그 사람들한테. 대신 내용은 무시무시하게 하세요.
◎김용준: 예를 들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이제 보통 착한 분들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운 분들은 자기가 저항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만 생각하세요. 그런데 그게 자기의 페이스나 자기의 톤이 아니거든요. 자기의 톤은 늘 안 됩니다라고 하는 건데, 그 말을 좀 더 분명하게 하면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됩니다.
◎김용준: 웃으면서 그렇게 하니까 더...
▼김경일: 그렇죠. 약간 스릴러물 같아져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 많이 합니다. 말의 어투와 말의 내용을 구분해서 하시라. 스릴러물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죠. 굉장히 부드러운 말투로 무서운 내용을 얘기해요. 굉장히 상냥한 말투로 단호한 내용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건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강렬한 어투로, 저항적인 어투로 저항적인 언어를 하시려면 내가 너무 힘들어져요. 내가 왜냐하면 나는 부드럽고 상냥한 사람이고 친절한 사람인데.
◎김용준: 그렇죠. 안 하던 어떤 에너지를 쓰고 해야 되니까요, 행동을.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러면 앞으로도 누군가가 오늘 뭐 김 대리, 끝나고 삼겹살에 소주 어때? 이러면 저는 소고기 아니면 어렵습니다, 이렇게...
▼김경일: 오,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김용준: 이것도 괜찮은 방법?
▼김경일: 네, 그렇죠.
◎김용준: 특히 요즘은 또 사람들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MBTI라는 것을 꼭 물어보고, 혹시 어떻게 되세요?
▼김경일: 저는 93년부터 지금까지 한 마흔 번 이상 해봤거든요? 그런데...
◎김용준: 아이고, 일찍 시작하셨군요.
▼김경일: ENFP랑 ENTJ만 빼고 다 나왔던 것 같아요.
◎김용준: 그래요? 그렇게 다 나올 수도 있군요.
▼김경일: 그게 정상입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왜냐하면 MBTI가 성격을 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난 2~3년 동안 어떤 사회적인 모습으로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검사예요.
◎김용준: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기분 좋을 때 보면 어떨 때는 E가 나오는 분도 있고 I가 나오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그런데 기본적으로 MBTI가 뭔지 물어보고 요새는 테토녀, 에겐남...
▼김경일: 들어봤습니다.
◎김용준: 불안형이다, 회피형이다, 이렇게 유형을 나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왜 이렇게 성향을 좀 유형별로 나누고 진단하는 거를 좋아할까요?
▼김경일: 우리가 왜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일상생활에서 야, 아니다 싶으면 빨리 치우고 다음 거 하자. 이런 얘기 많이 하죠? 이런 마음이 좀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좀 찬찬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데 이 사람을 뭐 ISTJ 그다음에 테토녀, 에겐남,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이름을 붙이잖아요? 명사로 만들어버리면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고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오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라고 하는 행동이 틀리든 맞든 어쨌든 하기가 쉬워져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거예요. 마음이 좀 급한 겁니다.
◎김용준: 옛날에 우리가 뭐 혈액형 뭐냐로 이렇게 구분했듯이 요즘은 이렇게 나누는 것들이 그렇게 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내가 해야 될 행동들...
▼김경일: 그렇죠.
◎김용준: 상황 판단들이 빨리빨리 되니까. 그래서 이렇게 좀 유형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김경일: 그러니까 우리 마음이 좀 급한 게 아닐까.
◎김용준: 마음이 좀 급한...
▼김경일: 라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그게 아, 이렇게 재미있고 나와 다른 특징이 있군요. 그러니까 우리 서로 재미있게 다른 모습을 각자 상보적으로 한번 서로 도우면서 지내봅시다라고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MBTI와 같은 그런 검사들의 실제 가장 좋은 목적인데, 오히려 나는 ISTJ은 안 만나, 제 거거든요? 제가 제일 많이 나오거든요? ISTJ는 안 만나. 너는 ENTP니까 나랑 안 맞아. 이거는 원래 검사를 만든 그 목적과도 부합이 되지 않는 가장 정반대의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거예요.
◎김용준: 요즘에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신다고 해요. 부하 직원이나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면 이게 알아들었다는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도통 반응을 안 보인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대화도 안 되고. 그런데 나중에 보면 일은 또 엉뚱하게 돼 있더라. 그래서 흔히, 흔히 MZ라고 불리는 연령대는 왜 이런 경향성을 보이는가, 좀 답답해하시는 어르신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김경일: 방금 전에 지금 주신 질문에 상당 부분 답이 숨어 있어요.
◎김용준: 그렇습니까?
▼김경일: 그러니까 뭐냐 하면, 예전에, 예전에 회의 때 왜 질문을 젊은 직원들이 안 하는가 봤더니 그 회의를 주관하시는 전무님이 자기 할 말 하고 난 다음에 알아들었지? 이해했지? 이러니까 질문을 못 해요. 왜냐하면 알아들었지? 하고 난 다음에 질문이 있으면 해봐라고 하니까 질문을 하면 못 알아들은 인간이 되거든요.
◎김용준: 그러네요.
▼김경일: 이해 못 한 인간이 돼요. 그래서 제가 외국에서 영어로 이렇게 표현하죠. 두 유 언더스탠드가 아니라 엠 아이 클리어? 나 제대로 얘기한 거 맞냐? 나 방금 전에 뭐 빠뜨린 거 같지 않니? 이렇게 더 선배나 아니면 더 부모 세대님들이 알아들었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말한 것이 맞니? 혹은 내가 지금 제대로 설명한 거 같니? 아니면 내가 말한 거에 뭐 빠진 거 없나? 이런 식으로 이해의 책임을 더 젊은 사람들한테 밀지 말고 이해시킨 책임을 내가 져주셔야 돼요. 그러면 질문하기가 편해지죠. 그러니까 우리가 기본적으로 야, 다 말하고 읽고 듣고 쓰고 하는데, 왜 내가 말한 거랑 다르게 얘기해? 라고 하면요, 기본적으로 일부는,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말한 분의 책임이 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용준: 이번에는 저희 사사건건 팀의 20대 사원들에게서 받은 질문인데, 잘못된 편견이 한 번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도 그 편견에 의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김경일: 저도 20대 때, 그때 제가 이제 군 복무할 때 대대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렇게 이제 지금 20대 철없다고, 그때는 저희를 X세대라고 부르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한 번은 회식하고 난 다음에, 회식할 때 제가 약간 이제 술을 먹고 그 대대장님한테, 저는 사실 3년 복무하면 이제 전역할 사람인데, 제가 별 뜻 없이 대대장님한테 계속 술 먹고 앞으로 30년, 40년 동안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농담을 한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다음 날 대대장님이 야, 너 일로 와, 앉아 봐.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일을 차근차근 가르친 것 같지가 않아. 자, 봐봐. 일단 부대 교범을 보는 게 이렇게 돼 있어. 그 규정은 이런 식으로 봐야 좋아.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시는 거예요. 나중에 이제 저도 전역하고 그 대대장님과 함께 얘기를 그때 후일담을 나누는데, 야, 김 중위 너, 김경일 중위 네가 술 먹고 나랑 30년, 40년 나 계속 쫓아다니겠다고 얘기하니까 그날 밤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놈 오래 볼 수도 있겠구나. 오래 볼 수도 있는 거죠. 우리는 오래 볼 사람한테 진지하게 대하고 오래 볼 사람한테 차근차근 가르치거든요? 그런데 한 번 든 생각을 안 바꾸려고 하는 건 오래 보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20대인 분들한테 항상 오래 볼 분, 농담으로라도 나, 당신, 부장님, 상무님, 앞으로 오랫동안 보고 나한테 오랫동안 가르침 주세요라고 한 번쯤 얘기해보라고 하죠.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언제 헤어질지 몰라요,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하지만 항상 대할 때는 지금 오늘 당장 보고 헤어질 사람, 1년 후에 안 만날 사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고요. 오래 볼 사람인 것처럼 서로 대하셔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윈윈이 일어납니다.
◎김용준: 그러면 우리 좀 사회적인 얘기를 잠깐 좀 해보면요. 요즘 우리 사회에 분열과 극단화가 정말 심각하다, 이런 분석들이 정말 많은데, 이게 인지심리학 쪽에서 보는 원인이나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김경일: 어떤 쪽에서든 극단적으로 나뉘기 쉬운 쪽이 사실은 동질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저희 인지심리학자들이 하는 유명한 얘기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게 수니파와 시아파고, 그렇죠? 그다음에 유럽에서 가장 사회적으로 서로 혐오 발언 많이 나오는데 베지테리안과 비건입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는 뭐냐, 의외로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굉장히 차이점을 오히려 많이 느끼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 달라요라고 부부 상담을 들어보면 노련한 심리학자들이 아, 무지하게 비슷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우리는 다른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얘기하면 아, 여기는 진짜 다르구나. 본능적으로 노련한 상담가들이 알고 있죠. 느끼죠.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동질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의 동질성이 굉장히 아직도 확보되고 있구나라고 일단 생각은 해 주셔야 되는데, 그런데 이제 두 번째로 그 극단성이 조금 요즘 문제가 되는 건 저도 분명히 느낍니다. 이제 너무 양쪽에 왜 그 관점이 너무 다르잖아요. 심리학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뉴스를 소비한다. 외로운 사람이 보편적인 가치를 부정한다. 외로운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을 오히려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게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과거보다 많은 부가 쌓이고 많은 경제적 발전이 일어났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보다 더 우리가 신경 써야 되는 게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전보다 좀 많이 외로워지고 있어요. 이 외로움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부자의 감정. 그런데 여기서의 부자라고 하는 건 돈이 단순히 많은 게 아니라 가난한 사회가 아니라 부자인 사회가 많이 만들어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부자가 되어가는 나라에 나는 가난하다 혹은 나는 소외됐다. 이런 분들은 굉장히 그 외로움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요. 고통스럽죠. 그런데 이제 외로운 사람이 왜 외로운 뉴스, 아주 이상한 뉴스, 극단적인 뉴스 심지어 가짜 뉴스를 소비하면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무시하게 되냐 하면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도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사람만 만나겠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렸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장 부하직원들 만나야 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리더도 쫓아가야 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분들은 오히려 그 안에서 훨씬 더 소규모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계속해서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만 규합이 되고 어떤 뉴스가 들어가면 한 사람이 난 이 뉴스가 혹은 이 소식이 맞는 것 같아 이 생각이 옳은 것 같아라고 하면 그다음부터는 검증되지 않는 생각이 일순간에 갑자기 세력을 확장하게 되죠. 그런데 그 세력의 확장은 그 안에서만 일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점점 더 소집단마저 외로워지는 그런 경향이 들죠. 왜 영국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과 관련된 정부 부처까지 생겼죠. 그리고 일본에서도 그런 비슷한 걸 만들거든요. 그런데 서양의 개인주의나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방식의 나라가 외로움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이 겪어왔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외로움이 되게 낯선 감정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이웃끼리 혹은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학교 다니면서 굉장히 사람과 사람에게 있어서 많이 다가가는 문화였거든요.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이 외로움이 우리가 지금 낯설고 이제 예전에 많이 겪어보지 않았던 사회 문제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가 한 사람, 한 사람 외로운 사람들을 이제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는 그런 여러 가지 조치들이 필요할 그런 순간이 됐습니다.
◎김용준: 예, 또 최근에 교수님께서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부제가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돈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박사학위 논문도 제가 찾아보니까 주제가 돈이었다고 들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이런 부분들을 좀 강조하고 싶었다. 어떤 부분일까요?
▼김경일: 죄송한 말씀이지만 부자가 되실 확률이 좀 있으실 것 같으세요?
◎김용준: 저는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일: 아 진짜요? 그런데 대부분 99%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지는 못하죠.
◎김용준: 아 그렇죠.
▼김경일: 사실 저도 뭐 제가 부자가 되려고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건 아닌데 그러면 부자 되는 심리학이라고 제가 썼겠죠. 돈 때문에 우리가 많이 힘들잖아요. 이 돈이라고 하는 게 돈이 없어서 힘든 경우도 있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는 분들도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내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그때 그 투자를 했어야 되는데 혹은 반대로 내가 그때 그걸 사지 말았어야 되는데 돈과 관련된 자기의 행동 자기의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오히려 더 2차적으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거든요. 그렇다면 부자가 될 1%에 들어가든 99%로 부자가 되지 못하든 우리가 돈 때문에 아주 돈이 너무 부족해서 힘든 거 말고 돈 때문에 우리를 스스로 자책하고 그리고 후회하면서 괴로워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어. 그러니까 돈을 바라보는 그런 공부들을 좀 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돈을 어떻게 벌고 돈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대한 교육만 해요. 그런데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에 대한 그런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화가 돈을 약간 죄악시하는 그런 것도 좀 있었고 그리고 돈을 단순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도구로서만 우리가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철학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통해서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좀 더 다스릴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돈 공부를 조금 더 포괄적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김용준: 그 돈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좀 궁금합니다. 떠오르네요. 제 지인 얘기인데 예를 들면 그분은 어떤 사람들하고 술자리를 하는 데 있어서 한 10, 20만 원 쓰는 거는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고 해요. 그런데 적금이나 예금 한 5만 원씩 모아라. 그러면 그렇게 손이 덜덜덜 떨린대요. 이거는 무슨 심리일까요?
▼김경일: 기본적으로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실 사람들이 10년 후에 자기 소망을 예측할 수 없어요. 제가 이제 가끔 친구들한테 물어봅니다. 너 내년 오늘. 내년 이맘때쯤 점심에 뭐 먹을래? 그럼 친구들이 야 뭐 그런 걸 물어봐. 그럼 다음 주 점심은 우리 만나서 뭐 먹을래? 어 그럼 짜장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의 소망을 일주일 후 거 정도만 예측할 수 있지 인간이 3년 후에, 5년 후에, 1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잘 모릅니다. 근데 되게 재밌는 건 우리가 돈을 쓰는 건 지금의 소망과 욕구에 의해서 철저히 지배당하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10만 원, 20만 원 밥값 내는 건 친구들이 나한테 잘 먹었다. 우리 친구 성공했나 봐. 이런 나를 인정해 주는 그런 소망이나 욕망을 채워줄 수 있죠. 근데 3만 원, 5만 원 저축하는 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나의 소망을 이루어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하고 싶은 일들을 자꾸 써야만 저축이 가능해집니다. 위시 리스트를 써야만 소위 말하는 내가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하고요. 그래서 저희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얘기하죠. 제목이 없는 돈은 불안 완화제일 뿐이다. 그러니까 쓸데없어도, 다른 용처가 없어도 지갑에 돈이 좀 있으면 불안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행복 촉진제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돈에 제목을 붙여야만 행복 촉진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이 있는 돈, 즉 내가 5년 후에 이렇게 모아서 이렇게 할 거야. 10년 후에 이 돈을 모아서 그다음에 이런 데다가 쓸 거야. 그리고 그 용처가 점점 더 의미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을 포함하고 있는 조금 더 좋은 목적이 될수록 사람이 돈을 모아가는 과정이 덜 고통스럽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런 용처나 제목 있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즉 자기의 소망이 많이 계획이나 꿈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돈을 가지고 있다가 일정 부분 무너졌어요. 그게 사업이든, 투자든 그래도 재기하더라. 그러니까 우리가 돈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항상 같이 해야 되는 게 소망과 꿈을 같이 가져야 됩니다.
◎김용준: 소망과 꿈. 지금 제가 교수님 책을 사실 읽어봤는데 그런 부분도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이런 얘기 하잖아요. 부러우면 지는 거야. 부러워하지 마,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부러우면 지는 건가, 하는 의문이 그 책을 보면서 들더라고요.
▼김경일: 심리학자들이 하는 가장 많은 얘기 중에 하나가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하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사실은 공존하는 거죠. 뭐냐 하면 제가 이제 농부가 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이제 내 옆집에 사는 농부가 소가 있어요. 새로운 소가 한 마리 생겼고 그 소가 일을 너무 잘합니다. 그러면 질투하는 건 그 집 소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는 거고요. 그 집 그러니까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 소를 가지고 싶은 거죠. 그런 소를 그래서 내가 옆집에 사는 농부한테 야, 나는 너희 집에 있는 그 소가 너무 부러워라고 하면 아주 이렇게 부러움을 표시하면 아주 좋은 결과가 두 가지 생깁니다. 첫째,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그런 소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죠. 두 번째,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면 어떻게든 나로 하여금 그 소를 가지게 만드는 일이 없겠죠.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그러니까 내 편과 내 편이 돼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도 구별할 수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큰 부자에서부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생활 속의 그런 소박한 부자들까지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뭐냐. 절대로 질투하지 않고 흔쾌히 부러워한다. 흔쾌히 부러워한다.
◎김용준: 그렇죠.
▼김경일: 심지어 그 사람보다 부를 적게 가지고 있는 저한테도 김 교수, 어떻게 하면 그렇게 글을 쓸 수 있어, 나 참 부럽네. 그럼 제가요. 그분을 좋아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얘기해 드립니다. 글을 쓰실 때 너무 길게 쓰지 마세요. 끊어 써보세요. 그러면 읽는 분들이 이해도가 높아서 회장님한테 피드백을 좀 더 많이 줍니다. 그러면 계속해서 그 피드백의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죠. 그래서 나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분,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걸 가지고 있는 분들한테 질투하지 마시고 부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뇌에서 아, 나 의외로 강자구나 그리고 강인함을 또 스스로 느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굉장히 많은 이 생활 속에, 삶 속에서 많은 강인한 사람들, 강자들, 실력자들이 있죠. 실력자들이 흔쾌히 얘기하는 게 자기보다 더 적은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도 흔쾌히 부럽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용준: 쉽지 않죠.
▼김경일: 그러면서 자기한테 오히려 정보를 오게 노하우가 전수되게 혹은 아주 좋은 결정적인 방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그리는 그런 지혜가 있습니다.
◎김용준: 우리가 어쨌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지혜를 모으더라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게 꼭 부와 관련된 게 아닐지라도. 그런데 이 작은 거래든 큰 거래든 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런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꿀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경일: 원자력 발전소의 조작 버튼을 제대로,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보 같은 결정으로 인한 참사. 심지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팔아버리는 아주 말도 안 되는 공매도 사건의 그런 그릇된 결정. 이런 모든 좋지 못한 그릇된 결정, 파국을 만들어내는 결정에 이면에 뭐가 있느냐. 그 전날 잠을 자지 않은 겁니다.
◎김용준: 아, 뭐 체력적으로 좀 떨어지는 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경일: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목이 마르다? 최악의 결정으로 계속 이어져요.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건 정신이 내린다고 하죠. 그런데 인간의 몸과 정신이, 육체와 정신이 같은 건전지를 사용해요. 그래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중요한 결정 하시는 거 아니고요.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결정하시는 거 아니에요. 배가 고픈 사람들은요 반드시 과소비합니다.
◎김용준: 아 그래요?
▼김경일: 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나쁜 결정인데 매력적으로 느껴요.
◎김용준: 오히려 배가 부르면 좀 이렇게 여유 있어져서 어 그래 그렇게 해 이럴 것 같은데 배가 고픈 상태가 오히려 좋지가 않군요. 결정할 때는.
▼김경일: 그렇죠. 왜냐하면 사람이 육체적인 허기를 다른 정신적 갈망으로 채우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식하셔서 내가 너무 배가 불러서 졸음이 온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좋은 결정을 위해서는 나의 신체적인 상태가 베스트여야 돼요. 그래서 항상 내 신체 상태를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그 이후에 결정에 필요한 생각들을 해보시는 그런 습관이 되게 중요하고요. 만약에 그런 것이 안 된다고 하면 일상에 루틴하게 하셨던 일상적인 자질구레한 일로 그런 일을 하시는 거를 하시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정할 때는 잠잘 주무신 날. 잠을 어제 잘 못 잤는데? 그러면 그냥 자질구레한 청소나 서류함 정리. 이런 식으로 배치를 하시면 의외로 같은 8시간을 일해도 혹은 12시간을 살아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해내실 수가 있죠.
◎김용준: 교수님이 이주의 사람 공통 질문을 드릴게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인생의 한 문장을 저희가 여쭤봤습니다. 보면 이렇게 답을 해 주셨어요. 내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 이건 어떤 뜻일까요?
▼김경일: 저희는 창의적 인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나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시간대를 알고 있는 사람. 나를 창의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게 만드는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 이렇게 표현해요. 그래서 좋은 결정을 내리셨을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누구와 함께. 육하원칙에 의해서 적어놔 보십시오. 사람의 두뇌가 그만큼 타고난 능력보다 상황적 요인에 훨씬 더 예민합니다. 그래서 이 상황의 힘을 잘 활용해 보신다. 잘 기록해 놓으신다면 그냥 계속 집념과 노력과 의지로 고단하게 가신다기보단 내가 거기 가면 그게 잘 돼. 내가 이때는 이런 일을 잘하지. 훨씬 더 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게 됩니다.
◎김용준: 김경일 인생의 한 문장 능력보다 상황이다까지 들어봤습니다. 이주의 사람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경일: 감사합니다.
◎김용준: 8월 1일 금요일 사사건건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사사건건은 잠시 쉬어갑니다. 저희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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