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기준없는 '다이아' 감정

입력 2000.05.2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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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나라는 다이아몬드 소비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다이아몬드는 90% 이상이 밀수품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감정도 제각각이어서 감정서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우리 나라 다이아몬드 시장의 문제점을 황상길, 이미경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결혼 할 때 예물로 가장 받고 싶은 보석은 뭡니까?
⊙인터뷰: 다이아몬드요.
⊙인터뷰: 사람들이 그래도 가장 값어치있다고 생각하고, 예쁜 것 같아요.
⊙기자: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이아몬드 소비에서는 여전히 세계 5위권에 들어 있습니다.
연간 1조원 안팎의 다이아몬드 국내 시장.
그러나 거래량의 90% 이상이 밀수된 것들입니다.
몰래 들여온 것들인 만큼 품질을 믿기 어렵습니다.
감정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네 군데 감정 결과 무게만 일치할 뿐 판정은 제각각입니다.
중량은 0.26캐럿으로 같지만 색상은 G부터 J까지 4등급, 투명도는 최상급인 VVS1부터 3등급이나 차이가 납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55만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얘기입니다.
⊙박지영(보석감정사): 감정서에 그런 어떤 감정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제품 자체의 질을 보고, 소비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드리죠.
⊙기자: 다이아몬드의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이 감정서뿐입니다.
그런데도 같은 다이아몬드를 놓고도 이렇게 감정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많은 돈을 주고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항상 찜찜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기자: 다이아몬드 감정에 차이가 있는 것은 감정소마다의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30여 개에 이르는 감정소들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GIA 등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GIA측 설명은 다릅니다.
⊙문성해(한국 CIA 원장): 어떤 등급은 높여주고요, 또 어떤 칼라나 투명도에서는 등급을 낮춰주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는 것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기자: 엉터리 감정소는 지난 98년 금과 다이아몬드 모으기에서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30%의 다이아몬드가 구입 당시 받은 감정보다 낮게 나와 항의소동이 빚어졌습니다.
국내 감정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외국계 다이아몬드 회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화수(보석정보센터 소장): 감정을 다시 하게 됐는데 자기가 알던 결과하고 상당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망을 했습니다.
우리가 신뢰도를 많이 잃어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기자: 따라서 국제기준을 적용한 단일 기준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김영출(보석감정사협회 감사): 참 가치를 지닌 그런 등급을 정확하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올바른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수 있게끔 유도를 해야 될 걸로 봅니다.
⊙기자: 다이아몬드가 우리에게 그렇게 필요한 보석인지는 곰곰히 따져볼 문제입니다.
하지만 왜곡될대로 왜곡된 다이아몬드시장 질서를 그나마라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감정기준에 통일이 시급합니다.
KBS뉴스 이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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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기준없는 '다이아' 감정
    • 입력 2000-05-2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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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나라는 다이아몬드 소비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다이아몬드는 90% 이상이 밀수품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감정도 제각각이어서 감정서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우리 나라 다이아몬드 시장의 문제점을 황상길, 이미경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결혼 할 때 예물로 가장 받고 싶은 보석은 뭡니까? ⊙인터뷰: 다이아몬드요. ⊙인터뷰: 사람들이 그래도 가장 값어치있다고 생각하고, 예쁜 것 같아요. ⊙기자: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이아몬드 소비에서는 여전히 세계 5위권에 들어 있습니다. 연간 1조원 안팎의 다이아몬드 국내 시장. 그러나 거래량의 90% 이상이 밀수된 것들입니다. 몰래 들여온 것들인 만큼 품질을 믿기 어렵습니다. 감정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네 군데 감정 결과 무게만 일치할 뿐 판정은 제각각입니다. 중량은 0.26캐럿으로 같지만 색상은 G부터 J까지 4등급, 투명도는 최상급인 VVS1부터 3등급이나 차이가 납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55만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얘기입니다. ⊙박지영(보석감정사): 감정서에 그런 어떤 감정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제품 자체의 질을 보고, 소비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드리죠. ⊙기자: 다이아몬드의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이 감정서뿐입니다. 그런데도 같은 다이아몬드를 놓고도 이렇게 감정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많은 돈을 주고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항상 찜찜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기자: 다이아몬드 감정에 차이가 있는 것은 감정소마다의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30여 개에 이르는 감정소들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GIA 등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GIA측 설명은 다릅니다. ⊙문성해(한국 CIA 원장): 어떤 등급은 높여주고요, 또 어떤 칼라나 투명도에서는 등급을 낮춰주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는 것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기자: 엉터리 감정소는 지난 98년 금과 다이아몬드 모으기에서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30%의 다이아몬드가 구입 당시 받은 감정보다 낮게 나와 항의소동이 빚어졌습니다. 국내 감정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외국계 다이아몬드 회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화수(보석정보센터 소장): 감정을 다시 하게 됐는데 자기가 알던 결과하고 상당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망을 했습니다. 우리가 신뢰도를 많이 잃어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기자: 따라서 국제기준을 적용한 단일 기준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김영출(보석감정사협회 감사): 참 가치를 지닌 그런 등급을 정확하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올바른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수 있게끔 유도를 해야 될 걸로 봅니다. ⊙기자: 다이아몬드가 우리에게 그렇게 필요한 보석인지는 곰곰히 따져볼 문제입니다. 하지만 왜곡될대로 왜곡된 다이아몬드시장 질서를 그나마라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감정기준에 통일이 시급합니다. KBS뉴스 이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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