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히로시마 참화 반복 안 돼…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

입력 2025.08.06 (11:17) 수정 2025.08.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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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하는 것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우리나라(일본)의 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년을 맞아 오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초래된 참화를 절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비핵 3원칙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원폭의 참상과 핵무기 사용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을 고려해 핵무기 사용·개발 등을 금지한 핵무기금지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핵 군축을 둘러싼 국제사회 분단은 심화하고 안전보장 환경은 한층 엄중해지고 있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전쟁 없는 세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피폭자 단체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에 경의를 표하고, 피폭자들의 체험이 세대를 넘어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기념식이 끝난 후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관람했습니다. 현직 총리가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인 8월 6일에 이 자료관을 찾은 것은 2022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이후 3년 만입니다.

교도통신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정권의 자세를 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습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부득이하게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비참한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헛되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핵무기 폐기를 향한 생각을 시민사회 총의로 조성해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히단쿄 대표위원을 지냈던 고(故) 쓰보이 스나오 씨가 자주 언급했던 ‘네버 기브 업’(포기하지 마)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언급하고 “피폭자 체험에 기초해 귀중한 평화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본 정부를 향해 핵무기금지조약 체결국이 될 것과 내년 회의에 참가할 것, 재외 피폭자를 포함한 피폭자 지원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120개 국가·지역 대표와 유럽연합(EU) 대표를 비롯해 약 5만5천 명이 참석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원폭이 투하된 시간인 오전 8시 15분에 일제히 묵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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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하는 것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우리나라(일본)의 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년을 맞아 오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초래된 참화를 절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비핵 3원칙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원폭의 참상과 핵무기 사용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을 고려해 핵무기 사용·개발 등을 금지한 핵무기금지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핵 군축을 둘러싼 국제사회 분단은 심화하고 안전보장 환경은 한층 엄중해지고 있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전쟁 없는 세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피폭자 단체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에 경의를 표하고, 피폭자들의 체험이 세대를 넘어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기념식이 끝난 후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관람했습니다. 현직 총리가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인 8월 6일에 이 자료관을 찾은 것은 2022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이후 3년 만입니다.

교도통신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정권의 자세를 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습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부득이하게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비참한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헛되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핵무기 폐기를 향한 생각을 시민사회 총의로 조성해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히단쿄 대표위원을 지냈던 고(故) 쓰보이 스나오 씨가 자주 언급했던 ‘네버 기브 업’(포기하지 마)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언급하고 “피폭자 체험에 기초해 귀중한 평화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본 정부를 향해 핵무기금지조약 체결국이 될 것과 내년 회의에 참가할 것, 재외 피폭자를 포함한 피폭자 지원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인 120개 국가·지역 대표와 유럽연합(EU) 대표를 비롯해 약 5만5천 명이 참석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원폭이 투하된 시간인 오전 8시 15분에 일제히 묵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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