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땡볕에도 백두산행…“충성심 증명” 외

입력 2025.08.09 (08:10) 수정 2025.08.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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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광복 80주년에 맞춰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했다는 백두산을 내세우며 대를 이은 우상화에 나섰습니다.

선대 수령을 기리기 위해 주민들이 불볕더위에도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를 간다는 보도가 잇따랐는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19년 백두산에서 군마 행진을 벌이기도 했죠.

왜 이렇게 백두산을 강조할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한여름, 내리쬐는 태양 아래 열을 맞춰 서 있는 사람들.

전국에서 모인 일꾼들이 백두산에 오르기 전 함경남도 보천보 전투 기념탑에 모였습니다.

[조선중앙TV/7월 30일 : "전국 직맹일군들과 직맹원들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행군 출발모임이 진행됐습니다."]

목적지인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는 북한이 주민들의 충성심과 혁명정신을 고취하는 최적의 장소로 활용하는 곳인데요.

김일성이 백두산 일대에서 항일투쟁을 했다고 선전하면서 이곳을 우상화의 성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답사행군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백두산을 매개로 대를 이은 우상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신문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김일성 찬양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행군'을 언급하며 대를 이은 충성을 당부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2019년 초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같은 해 10월 간부들과 함께 백마를 타고 백두산 일대를 달리는 '군마행군'을 펼친 바 있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100번 쓰러지면 100번 다시 일어나 굴함 없이 싸우는 백전불굴의 투쟁 의지를 더욱더 억세게 버텨주게 해주는 것이 혁명의 성산 백두산이다. 군마행군을 통해서 북한의 전체 인민들이 백두산에 올라서 이런 정신을 다 이어받을 수 있게 해야 된다."]

백두산을 고리로 해서 김일성을 항일영웅이라고 선전하면서 김정은도 오늘날 북한을 압박하는 외부 세력과 투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지금 북한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고, 해이된 사상을 다시 바로잡고 김정은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동력으로 삼으려고 하는..."]

북한에서 '혁명의 성산'이자 김 씨 일가, 이른바 '백두혈통'의 발원지라고 주장하는 백두산을 이용해 끊임없이 세습 체제의 정당성을 다지려는 시도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 “최고 사형”…수해 방지 ‘안간힘’▲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여름 수해를 겪은 신의주의 제방 공사 현장을 이달 초 시찰했습니다.

김정은은 "물난리가 이젠 옛말이 됐다"며 만족을 표했는데요.

북한은 재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대응 조직을 확대하는 등 재해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의주시 위화도에 세워질 온실농장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신의주에 들어설 온실농장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1.5배 수준으로 북한 당국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의주군 섬 지구의 제방 공사 현장도 현지 지도했는데요.

매년 겪는 물난리는 이제 옛말이 됐다며 큰 만족을 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TV/8월 2일 : "숙명처럼 여겨오던 물난리가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고, 어떤 자연재해에도 끄떡없는 방벽을 장쾌하게 쌓아 올렸습니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농경지와 수천채의 주택이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최근 수해가 빈번히 일어나자 법과 행정기구를 정비하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2014년 제정된 '재해방지 및 구조, 복구법'은 담당자가 재난 관리를 잘못했을 경우에 행정 처벌을 하고, 형사 책임을 물었지만, 2022년 제정한 '위기대응법'은 상부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거나 물자 관리를 잘못한 경우, 재난과 관련해 유언비어를 퍼트릴 경우,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관료주의의 폐해를 줄여 재해 대응 역량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통일연구원 프로젝트연구원 : "만약에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사고가 났다? 그러면 벌금과 사형까지 관리에 이런 형벌이 올라가면서 보다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도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존 대응 기관인 '국가 비상 재해 위원회'를 장관급 기관으로 확대·개편해 '재해방지성'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정필/통일연구원 프로젝트 연구원 : "(2020년) 김정은이 러닝 차림으로 재해 현장에 가서 현지 지도를 했는데 계속 개선이 없이 반복적으로 (재해가 발생하니) 보다 면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하라 라는 의미로 재해방지성을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난해 대규모 수해를 겪었던 북한이 재난 대응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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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땡볕에도 백두산행…“충성심 증명” 외
    • 입력 2025-08-09 08:10:36
    • 수정2025-08-09 08: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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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광복 80주년에 맞춰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했다는 백두산을 내세우며 대를 이은 우상화에 나섰습니다.

선대 수령을 기리기 위해 주민들이 불볕더위에도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를 간다는 보도가 잇따랐는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19년 백두산에서 군마 행진을 벌이기도 했죠.

왜 이렇게 백두산을 강조할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한여름, 내리쬐는 태양 아래 열을 맞춰 서 있는 사람들.

전국에서 모인 일꾼들이 백두산에 오르기 전 함경남도 보천보 전투 기념탑에 모였습니다.

[조선중앙TV/7월 30일 : "전국 직맹일군들과 직맹원들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행군 출발모임이 진행됐습니다."]

목적지인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는 북한이 주민들의 충성심과 혁명정신을 고취하는 최적의 장소로 활용하는 곳인데요.

김일성이 백두산 일대에서 항일투쟁을 했다고 선전하면서 이곳을 우상화의 성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답사행군을 독려하고 있는데요.

백두산을 매개로 대를 이은 우상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신문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김일성 찬양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행군'을 언급하며 대를 이은 충성을 당부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2019년 초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같은 해 10월 간부들과 함께 백마를 타고 백두산 일대를 달리는 '군마행군'을 펼친 바 있습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100번 쓰러지면 100번 다시 일어나 굴함 없이 싸우는 백전불굴의 투쟁 의지를 더욱더 억세게 버텨주게 해주는 것이 혁명의 성산 백두산이다. 군마행군을 통해서 북한의 전체 인민들이 백두산에 올라서 이런 정신을 다 이어받을 수 있게 해야 된다."]

백두산을 고리로 해서 김일성을 항일영웅이라고 선전하면서 김정은도 오늘날 북한을 압박하는 외부 세력과 투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현정/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지금 북한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고, 해이된 사상을 다시 바로잡고 김정은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동력으로 삼으려고 하는..."]

북한에서 '혁명의 성산'이자 김 씨 일가, 이른바 '백두혈통'의 발원지라고 주장하는 백두산을 이용해 끊임없이 세습 체제의 정당성을 다지려는 시도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 “최고 사형”…수해 방지 ‘안간힘’▲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여름 수해를 겪은 신의주의 제방 공사 현장을 이달 초 시찰했습니다.

김정은은 "물난리가 이젠 옛말이 됐다"며 만족을 표했는데요.

북한은 재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대응 조직을 확대하는 등 재해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의주시 위화도에 세워질 온실농장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신의주에 들어설 온실농장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1.5배 수준으로 북한 당국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의주군 섬 지구의 제방 공사 현장도 현지 지도했는데요.

매년 겪는 물난리는 이제 옛말이 됐다며 큰 만족을 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TV/8월 2일 : "숙명처럼 여겨오던 물난리가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고, 어떤 자연재해에도 끄떡없는 방벽을 장쾌하게 쌓아 올렸습니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농경지와 수천채의 주택이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최근 수해가 빈번히 일어나자 법과 행정기구를 정비하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2014년 제정된 '재해방지 및 구조, 복구법'은 담당자가 재난 관리를 잘못했을 경우에 행정 처벌을 하고, 형사 책임을 물었지만, 2022년 제정한 '위기대응법'은 상부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거나 물자 관리를 잘못한 경우, 재난과 관련해 유언비어를 퍼트릴 경우,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관료주의의 폐해를 줄여 재해 대응 역량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통일연구원 프로젝트연구원 : "만약에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사고가 났다? 그러면 벌금과 사형까지 관리에 이런 형벌이 올라가면서 보다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도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존 대응 기관인 '국가 비상 재해 위원회'를 장관급 기관으로 확대·개편해 '재해방지성'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정필/통일연구원 프로젝트 연구원 : "(2020년) 김정은이 러닝 차림으로 재해 현장에 가서 현지 지도를 했는데 계속 개선이 없이 반복적으로 (재해가 발생하니) 보다 면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하라 라는 의미로 재해방지성을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난해 대규모 수해를 겪었던 북한이 재난 대응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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