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땅 내어주지 않을 것”…미러 회담 긴장 고조
입력 2025.08.10 (04:21)
수정 2025.08.1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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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이 영토 양보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종전 협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치열한 외교전에 나섰습니다.
현지 시각 9일, 영국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주재로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영국을 휴가차 방문해 잉글랜드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 하우스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밴스 부통령 외에 미국 당국자들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를 파견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부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AFP 통신은 "이날 회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 추진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이날 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들(밴스 부통령과 래미 장관)이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위한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데 놀란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국은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배제된 협상 테이블에서 미·러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영미권 주요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면담하면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양보하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통화한 사실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의 필요성, 모든 것을 불가능한 논의로 몰고 가는 러시아 계획의 위험성에 공감했다"며 '푸틴식 협상'의 위험성을 거듭 언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미·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 나지 않도록 유럽 공동의 뜻을 모으려는 노력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영향을 미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과 단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FT에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도록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없이는 결정될 수 없다"고 동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안보가 걸려 있는 일인 만큼 유럽 또한 반드시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잉글랜드에서 밴스 부통령과 만난 유럽 당국자들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자체 휴전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 통제 하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을 양보하라는 러시아 측 제안을 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측 계획에 따르면 휴전은 어떠한 조건 없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영토는 상호적 방식으로만 교환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일부 지역에서 철수시키려면 러시아가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만 합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며, 한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럽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어떤 합의에 이르더라도 유럽 정상들의 참여가 없다면 가치 없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합의를 이루려는 결의가 얼만큼인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가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이 매체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 돌고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상충하는 것들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사,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품고 있는 생각에 모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AP·AFP=연합뉴스]
현지 시각 9일, 영국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주재로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영국을 휴가차 방문해 잉글랜드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 하우스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밴스 부통령 외에 미국 당국자들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를 파견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부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AFP 통신은 "이날 회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 추진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이날 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들(밴스 부통령과 래미 장관)이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위한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데 놀란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국은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배제된 협상 테이블에서 미·러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영미권 주요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면담하면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양보하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통화한 사실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의 필요성, 모든 것을 불가능한 논의로 몰고 가는 러시아 계획의 위험성에 공감했다"며 '푸틴식 협상'의 위험성을 거듭 언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미·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 나지 않도록 유럽 공동의 뜻을 모으려는 노력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영향을 미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과 단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FT에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도록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없이는 결정될 수 없다"고 동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안보가 걸려 있는 일인 만큼 유럽 또한 반드시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잉글랜드에서 밴스 부통령과 만난 유럽 당국자들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자체 휴전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 통제 하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을 양보하라는 러시아 측 제안을 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측 계획에 따르면 휴전은 어떠한 조건 없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영토는 상호적 방식으로만 교환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일부 지역에서 철수시키려면 러시아가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만 합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며, 한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럽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어떤 합의에 이르더라도 유럽 정상들의 참여가 없다면 가치 없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합의를 이루려는 결의가 얼만큼인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가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이 매체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 돌고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상충하는 것들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사,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품고 있는 생각에 모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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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10 04:21:26
- 수정2025-08-10 07:26:05

미국·러시아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이 영토 양보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종전 협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치열한 외교전에 나섰습니다.
현지 시각 9일, 영국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주재로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영국을 휴가차 방문해 잉글랜드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 하우스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밴스 부통령 외에 미국 당국자들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를 파견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부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AFP 통신은 "이날 회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 추진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이날 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들(밴스 부통령과 래미 장관)이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위한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데 놀란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국은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배제된 협상 테이블에서 미·러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영미권 주요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면담하면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양보하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통화한 사실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의 필요성, 모든 것을 불가능한 논의로 몰고 가는 러시아 계획의 위험성에 공감했다"며 '푸틴식 협상'의 위험성을 거듭 언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미·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 나지 않도록 유럽 공동의 뜻을 모으려는 노력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영향을 미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과 단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FT에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도록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없이는 결정될 수 없다"고 동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안보가 걸려 있는 일인 만큼 유럽 또한 반드시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잉글랜드에서 밴스 부통령과 만난 유럽 당국자들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자체 휴전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 통제 하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을 양보하라는 러시아 측 제안을 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측 계획에 따르면 휴전은 어떠한 조건 없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영토는 상호적 방식으로만 교환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일부 지역에서 철수시키려면 러시아가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만 합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며, 한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럽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어떤 합의에 이르더라도 유럽 정상들의 참여가 없다면 가치 없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합의를 이루려는 결의가 얼만큼인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가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이 매체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 돌고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상충하는 것들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사,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품고 있는 생각에 모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AP·AFP=연합뉴스]
현지 시각 9일, 영국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주재로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영국을 휴가차 방문해 잉글랜드 켄트에 있는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 하우스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밴스 부통령 외에 미국 당국자들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를 파견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부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패싱'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AFP 통신은 "이날 회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 추진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이날 회의 개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들(밴스 부통령과 래미 장관)이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위한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초청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데 놀란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미국은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참하는 3자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배제된 협상 테이블에서 미·러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영미권 주요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6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면담하면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양보하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빠진 결정은 죽은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통화한 사실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의 필요성, 모든 것을 불가능한 논의로 몰고 가는 러시아 계획의 위험성에 공감했다"며 '푸틴식 협상'의 위험성을 거듭 언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미·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 나지 않도록 유럽 공동의 뜻을 모으려는 노력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영향을 미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과 단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FT에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도록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없이는 결정될 수 없다"고 동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안보가 걸려 있는 일인 만큼 유럽 또한 반드시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잉글랜드에서 밴스 부통령과 만난 유럽 당국자들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자체 휴전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 통제 하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을 양보하라는 러시아 측 제안을 거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측 계획에 따르면 휴전은 어떠한 조건 없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영토는 상호적 방식으로만 교환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일부 지역에서 철수시키려면 러시아가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만 합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며, 한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와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럽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어떤 합의에 이르더라도 유럽 정상들의 참여가 없다면 가치 없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합의를 이루려는 결의가 얼만큼인지,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가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이 매체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 돌고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상충하는 것들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위트코프 특사,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품고 있는 생각에 모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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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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