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새활용 사업 난항…공무원 청소 동원까지

입력 2025.08.18 (21:36) 수정 2025.08.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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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청북도와 충북개발공사가 괴산의 폐교와 폐업한 리조트 시설을 각각 사들여 새단장했는데요.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데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시설은 준공 직후, 청소에 도청 공무원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59년 문을 열었다가 34년 만에 폐교한 괴산군 청천면의 옛 대후분교입니다.

이 일대 만 3천여㎡ 부지는 폐교 이후 야영장으로 한때 쓰였을 뿐, 지난 30년 동안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충청북도는 폐교를 사들여 숙박시설과 회의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농소막'으로 새단장했습니다.

2023년부터 지난달 준공까지 2년여 동안 4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위탁 운영 업체를 구하기도 전에 시범 운영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준공 직후 며칠간, 일부 도청 공무원이 시설 청소 등에 동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충청북도는 시범 운영 기간, 다자녀 가정 등이 머물게 됐는데 시설을 관리할 사람이 없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시인했습니다.

현재 청소 용역 업체와 계약한 상태고, 위탁 운영 업체도 다음 달 안에 선정할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송현숙/충청북도 농촌상생팀장 : "여러가지 (생활용품) 구비를 해 놓는 작업을 했었고요. 바로 청소 용역 업체를 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면서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소막에서 직선거리로 15km 떨어진, 지난해 11월 준공된 이 휴양시설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폐업해 10년 동안 방치됐던 한 리조트를 충북개발공사가 사들여 새단장한 휴담뜰입니다.

건물 매입부터 숙박 공간 등 시설 개선에 투입된 돈은 약 20억 원.

시설 준공부터 해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가 세 차례 공모 끝에 최근에야 임대 사업자를 찾았습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장 : "(오랜 시간) 방치됐다고 하는 건 그만큼 이 시설의 활용성이 떨어지는 곳이거나 이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요자를 만들지 못한 상태로 (사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총체적인 부실 사업인 것 같습니다."]

지역을 살리고 공공 문화·휴양시설도 확충하겠단 취지로 수십억 원씩 투입된 새활용 사업.

정확한 수요 예측과 뚜렷한 활용 계획이 미흡한 데다 공무원 청소 동원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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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교 새활용 사업 난항…공무원 청소 동원까지
    • 입력 2025-08-18 21:36:32
    • 수정2025-08-18 21:41:33
    뉴스9(청주)
[앵커]

충청북도와 충북개발공사가 괴산의 폐교와 폐업한 리조트 시설을 각각 사들여 새단장했는데요.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데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시설은 준공 직후, 청소에 도청 공무원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59년 문을 열었다가 34년 만에 폐교한 괴산군 청천면의 옛 대후분교입니다.

이 일대 만 3천여㎡ 부지는 폐교 이후 야영장으로 한때 쓰였을 뿐, 지난 30년 동안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충청북도는 폐교를 사들여 숙박시설과 회의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농소막'으로 새단장했습니다.

2023년부터 지난달 준공까지 2년여 동안 4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위탁 운영 업체를 구하기도 전에 시범 운영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준공 직후 며칠간, 일부 도청 공무원이 시설 청소 등에 동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충청북도는 시범 운영 기간, 다자녀 가정 등이 머물게 됐는데 시설을 관리할 사람이 없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시인했습니다.

현재 청소 용역 업체와 계약한 상태고, 위탁 운영 업체도 다음 달 안에 선정할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송현숙/충청북도 농촌상생팀장 : "여러가지 (생활용품) 구비를 해 놓는 작업을 했었고요. 바로 청소 용역 업체를 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면서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소막에서 직선거리로 15km 떨어진, 지난해 11월 준공된 이 휴양시설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폐업해 10년 동안 방치됐던 한 리조트를 충북개발공사가 사들여 새단장한 휴담뜰입니다.

건물 매입부터 숙박 공간 등 시설 개선에 투입된 돈은 약 20억 원.

시설 준공부터 해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가 세 차례 공모 끝에 최근에야 임대 사업자를 찾았습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장 : "(오랜 시간) 방치됐다고 하는 건 그만큼 이 시설의 활용성이 떨어지는 곳이거나 이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요자를 만들지 못한 상태로 (사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총체적인 부실 사업인 것 같습니다."]

지역을 살리고 공공 문화·휴양시설도 확충하겠단 취지로 수십억 원씩 투입된 새활용 사업.

정확한 수요 예측과 뚜렷한 활용 계획이 미흡한 데다 공무원 청소 동원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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