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대 환치기 적발…필리핀 원정도박 자금 통로

입력 2025.08.21 (12:17) 수정 2025.08.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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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300억여 원 상당의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온 '환치기'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원정도박에 쓸 판돈을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항에서 압수된 여행용 가방이 수두룩합니다.

이 중 하나를 열어봤습니다.

가방을 채운 옷을 꺼낼 때마다 돈봉투가 나옵니다.

[관세청 직원 : "옷에서 하나하나 (돈봉투가) 다 나오고 있어요. 이거 딱 봐도 선생님이 입은 옷들은 아닌데, 그렇죠?"]

수건에도, 휴대용 화장지에도, 봉투가 숨어 있습니다.

모두 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게 쪼개는 식으로 외환을 밀반출한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관세청 조사 결과, 2022년부터 619차례.

총 천3백억여 원 상당의 달러를 밀반출했습니다.

행선지는 필리핀이었습니다.

필리핀 원정도박에 쓸 필리핀 페소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불법 환치기를 해 준 혐의입니다.

불법 환전을 원하는 고객이 한국 일당에게 원화를 보내면, 거의 동시에 필리핀 환전소에서 같은 금액의 페소화를 지급해 주는 방식.

이후 원화를 달러로 바꿔 여행용 짐에 숨겨 필리핀으로 일일이 옮겼습니다.

요즘 불법 환전에 많이 쓰는 가상자산 등은 전혀 이용하지 않고, 예전 방법으로 천억 원대 환치기를 저지른 겁니다.

관세청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 번에 20만 달러 정도씩 쪼개서 밀반출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관세청은 환치기 적발 금액 대부분이 도박자금으로 탕진돼 국내로 회수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은 총책인 40대 남성 A 씨 등 10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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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억 대 환치기 적발…필리핀 원정도박 자금 통로
    • 입력 2025-08-21 12:17:00
    • 수정2025-08-21 19:49:23
    뉴스 12
[앵커]

1,300억여 원 상당의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온 '환치기'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원정도박에 쓸 판돈을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항에서 압수된 여행용 가방이 수두룩합니다.

이 중 하나를 열어봤습니다.

가방을 채운 옷을 꺼낼 때마다 돈봉투가 나옵니다.

[관세청 직원 : "옷에서 하나하나 (돈봉투가) 다 나오고 있어요. 이거 딱 봐도 선생님이 입은 옷들은 아닌데, 그렇죠?"]

수건에도, 휴대용 화장지에도, 봉투가 숨어 있습니다.

모두 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게 쪼개는 식으로 외환을 밀반출한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관세청 조사 결과, 2022년부터 619차례.

총 천3백억여 원 상당의 달러를 밀반출했습니다.

행선지는 필리핀이었습니다.

필리핀 원정도박에 쓸 필리핀 페소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불법 환치기를 해 준 혐의입니다.

불법 환전을 원하는 고객이 한국 일당에게 원화를 보내면, 거의 동시에 필리핀 환전소에서 같은 금액의 페소화를 지급해 주는 방식.

이후 원화를 달러로 바꿔 여행용 짐에 숨겨 필리핀으로 일일이 옮겼습니다.

요즘 불법 환전에 많이 쓰는 가상자산 등은 전혀 이용하지 않고, 예전 방법으로 천억 원대 환치기를 저지른 겁니다.

관세청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 번에 20만 달러 정도씩 쪼개서 밀반출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관세청은 환치기 적발 금액 대부분이 도박자금으로 탕진돼 국내로 회수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은 총책인 40대 남성 A 씨 등 10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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