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장애인 콜택시 개선 시도 잇따라 실패?

입력 2025.08.21 (21:41) 수정 2025.08.21 (21: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버스도, 지하철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은 이동할 때 꼭 필요한 수단이 '장애인 콜택시'죠.

말 그대로 장애인들의 발이 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는데, 실제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개선 요구가 한두 차례 있던 게 아닌데, 왜 불편이 이어지고 있을까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가 있는 장수만 씨.

정해진 출근 시각은 오전 9시인데,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분주하게 준비를 합니다.

[장수만/뇌병변 장애인 : "이제 계속 안 잡힐 때는 1시간, 2시간 동안 (안 잡혀요.) (그러면 직장을 9시까지 출근할 건데 늦을 때도 있겠네요.) 예, 많이 늦죠. 항상."]

휴대전화로 콜택시 배차를 신청한 시각은 아침 7시 45분.

벌써 대기자가 쉰 명에 가깝습니다.

지금 장애인 콜택시를 부른 지 20분이 지났습니다.

회사까지 가는 시간이 20여 분 정도 걸리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광주 장애인 콜택시 평균 대기 시간은 16분에서 17분 사이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휠체어 전용 차량만 놓고 보면 대기 시간이 평균 30분 이상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배차 시스템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2022년부터 법인 택시를 장애인 수송에 투입했습니다.

이른바 '바우처 택시'를 통해 휠체어를 타지 않는 장애인들이 더 신속하게 택시를 이용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휠체어 차량의 대기 시간도 줄이려는 뜻이었습니다.

점점 제도가 정착해 가는 듯했지만 참여 업체가 3곳에서 20곳으로 크게 늘어난 올해가 문제였습니다.

바우처 택시 운전사들은 한 달에 150건 이상 콜을 받기로 약속했는데, 일부 운전사들은 10건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준비 없이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장애인들의 승차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겁니다.

[이사랑/중복 장애인 : "그 자리에서 기사님이 원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으니까 그냥 '취소를 해라'."]

센터가 어려운 택시 업계 사정을 고려한다며 바우처 택시 참여 업체 수를 늘렸다가, 오히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황현택/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원장 : "2026년부터는 새롭게 지금 실행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친절에 관련된 것도 꾸준하게 저희들이 교육을 수시로 시켜서 이용인들이 친절에 대한 민원이 안 생기도록..."]

개선책 가운데 하나로 2020년 도입된 AI 자동배차 시스템 역시 해법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프로그램 도입과 유지에 5년간 6억 4천만 원을 들였는데, 실제 AI로 배차되는 비율은 절반 수준.

[서용규/광주시의원 :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시간대별 교통 상황 등을 AI 알고리즘이 정확히 인식해 내지 못했다."]

잇단 지적에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장애인 콜택시 배차와 센터 운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TF팀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인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현장을 살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개선책이 실패를 거듭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찾아가는K] 장애인 콜택시 개선 시도 잇따라 실패?
    • 입력 2025-08-21 21:41:32
    • 수정2025-08-21 21:53:43
    뉴스9(광주)
[앵커]

버스도, 지하철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은 이동할 때 꼭 필요한 수단이 '장애인 콜택시'죠.

말 그대로 장애인들의 발이 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는데, 실제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개선 요구가 한두 차례 있던 게 아닌데, 왜 불편이 이어지고 있을까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가 있는 장수만 씨.

정해진 출근 시각은 오전 9시인데,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분주하게 준비를 합니다.

[장수만/뇌병변 장애인 : "이제 계속 안 잡힐 때는 1시간, 2시간 동안 (안 잡혀요.) (그러면 직장을 9시까지 출근할 건데 늦을 때도 있겠네요.) 예, 많이 늦죠. 항상."]

휴대전화로 콜택시 배차를 신청한 시각은 아침 7시 45분.

벌써 대기자가 쉰 명에 가깝습니다.

지금 장애인 콜택시를 부른 지 20분이 지났습니다.

회사까지 가는 시간이 20여 분 정도 걸리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광주 장애인 콜택시 평균 대기 시간은 16분에서 17분 사이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휠체어 전용 차량만 놓고 보면 대기 시간이 평균 30분 이상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은 배차 시스템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2022년부터 법인 택시를 장애인 수송에 투입했습니다.

이른바 '바우처 택시'를 통해 휠체어를 타지 않는 장애인들이 더 신속하게 택시를 이용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휠체어 차량의 대기 시간도 줄이려는 뜻이었습니다.

점점 제도가 정착해 가는 듯했지만 참여 업체가 3곳에서 20곳으로 크게 늘어난 올해가 문제였습니다.

바우처 택시 운전사들은 한 달에 150건 이상 콜을 받기로 약속했는데, 일부 운전사들은 10건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준비 없이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장애인들의 승차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겁니다.

[이사랑/중복 장애인 : "그 자리에서 기사님이 원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으니까 그냥 '취소를 해라'."]

센터가 어려운 택시 업계 사정을 고려한다며 바우처 택시 참여 업체 수를 늘렸다가, 오히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황현택/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원장 : "2026년부터는 새롭게 지금 실행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친절에 관련된 것도 꾸준하게 저희들이 교육을 수시로 시켜서 이용인들이 친절에 대한 민원이 안 생기도록..."]

개선책 가운데 하나로 2020년 도입된 AI 자동배차 시스템 역시 해법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프로그램 도입과 유지에 5년간 6억 4천만 원을 들였는데, 실제 AI로 배차되는 비율은 절반 수준.

[서용규/광주시의원 :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시간대별 교통 상황 등을 AI 알고리즘이 정확히 인식해 내지 못했다."]

잇단 지적에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장애인 콜택시 배차와 센터 운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TF팀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인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현장을 살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개선책이 실패를 거듭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