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청계천 녹조 확산, 수질 악화 신호

입력 2006.02.17 (22:0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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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죽음의 하천에서 생태 하천으로 복원된 청계천에서 각종 조류가 번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적신호로 수온이 상승하면 심각한 녹조현상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성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여년 만에 새 물을 맞은 청계천, 복원 넉달여 만에 천2백여만 명이 찾아 생태 하천으로 거듭난 모습을 즐기고 있습니다.

물 위의 이같은 생태 복원은 과연 물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을까, 평균 초속 0.3미터의 빠른 물살에 실타래처럼 뒤엉켜 나부끼는 짙푸른색의 조류가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물살이 조금 약해지는 곳에는 바닥과 하천벽에 온통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적갈색의 조류 뭉치를 손으로 만져보니 금세 시커먼 물이 번집니다.

조류를 수거해 분석해봤습니다.

곰팡이 냄새를 풍기며 하천의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남조류와 활동성 강한 녹조류가 뒤섞여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양진우(실장/환경기술연구소): "이같은 조류들은 일반 생활하수에 들어있는 질소나 인을 주요 영양소로 해서 자라고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 구간 상.중.하류 세 지점의 수질을 검사해 본 결과, 생활하수에서 주로 나오는 질소, 인 성분과 함께 세제에 쓰이는 ABS, 즉 계면활성제가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이경률(환경실천연합 대표): "수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광합성작용이 강해지면서 녹조가 번식할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 청계천은 일반 하천보다 유속이 빠른데다 정화된 한강물을 끌어다 흘려보내는데도 녹조류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청계천의 경우 자연 하천과는 달리 수생식물 등 녹조류 번식을 자연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생태질서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천의 자연정화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울시는 문제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서울시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 "수질이 잘못돼서 녹조류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힘들고 물이 있고 태양이 있는 상황에선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복원 넉달 만에 청계천 물속은 갖가지 조류들이 점령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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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청계천 녹조 확산, 수질 악화 신호
    • 입력 2006-02-17 21:32:01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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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죽음의 하천에서 생태 하천으로 복원된 청계천에서 각종 조류가 번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적신호로 수온이 상승하면 심각한 녹조현상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성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여년 만에 새 물을 맞은 청계천, 복원 넉달여 만에 천2백여만 명이 찾아 생태 하천으로 거듭난 모습을 즐기고 있습니다. 물 위의 이같은 생태 복원은 과연 물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을까, 평균 초속 0.3미터의 빠른 물살에 실타래처럼 뒤엉켜 나부끼는 짙푸른색의 조류가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물살이 조금 약해지는 곳에는 바닥과 하천벽에 온통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적갈색의 조류 뭉치를 손으로 만져보니 금세 시커먼 물이 번집니다. 조류를 수거해 분석해봤습니다. 곰팡이 냄새를 풍기며 하천의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남조류와 활동성 강한 녹조류가 뒤섞여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양진우(실장/환경기술연구소): "이같은 조류들은 일반 생활하수에 들어있는 질소나 인을 주요 영양소로 해서 자라고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 구간 상.중.하류 세 지점의 수질을 검사해 본 결과, 생활하수에서 주로 나오는 질소, 인 성분과 함께 세제에 쓰이는 ABS, 즉 계면활성제가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이경률(환경실천연합 대표): "수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광합성작용이 강해지면서 녹조가 번식할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 청계천은 일반 하천보다 유속이 빠른데다 정화된 한강물을 끌어다 흘려보내는데도 녹조류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청계천의 경우 자연 하천과는 달리 수생식물 등 녹조류 번식을 자연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생태질서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천의 자연정화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울시는 문제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서울시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 "수질이 잘못돼서 녹조류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힘들고 물이 있고 태양이 있는 상황에선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복원 넉달 만에 청계천 물속은 갖가지 조류들이 점령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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