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새만금, 개발·환경의 조화

입력 2006.03.18 (07: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박상수 해설위원]

개발이냐 환경 보전이냐를 놓고 4년 7개월 동안이나 지루하게 법적 공방을 계속해온 새만금사업이 다시 본격 추진됩니다.

대법원이 전라북도와 환경단체 등이 농림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농림부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환경이 헌법에 따라 보호돼야 할 가치이긴 하지만 개발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특히 새만금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중대한 흠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사법적 심사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국가정책의 안정성은 존중돼야 하고, 국가개발도 환경권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헌법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새만금 방조제 구간 33km 가운데 마무리되지 않은 2.7km에 대한 물막이 공사를 다음달까지 끝낼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의도 면적의 140배나 되는 1억2천만 평에 이르는 국토가 오는 2011년까지 새롭게 조성됩니다. 실로 한국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첫째는 새만금을 어떤 용도로 개발하느냐 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곳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과제는 동시에 충족돼야 새만금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환경이 마구 파괴되거나 무시되면 결국은 우리의 생명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방조제를 쌓았다가 죽음의 호수로 변해버린 시화호의 전철을 밟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새만금물막이공사는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됐으나 간척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림부는 이곳을 일단 당초 계획대로 우량 농지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자치단체인 전라북도는 산업단지와 레저시설, 골프장 등이 결합한 복합단지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만금 토지 이용 계획’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가 오는 6월말에 나오는 대로 해당 자치단체와 환경단체 등과 함께 활용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새만금사업은 세계적으로 한국의 친환경 개발사업의 수준과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국책사업이 될 전망입니다.

그런 만큼 국토의 균형 발전에 근거한 합리성과 효율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조건들이 충족되도록 국내외의 지혜를 폭 넓게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보다는 생산적인 참여와 토론이 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새만금, 개발·환경의 조화
    • 입력 2006-03-18 07:39:41
    뉴스광장
[박상수 해설위원] 개발이냐 환경 보전이냐를 놓고 4년 7개월 동안이나 지루하게 법적 공방을 계속해온 새만금사업이 다시 본격 추진됩니다. 대법원이 전라북도와 환경단체 등이 농림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농림부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환경이 헌법에 따라 보호돼야 할 가치이긴 하지만 개발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특히 새만금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중대한 흠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사법적 심사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국가정책의 안정성은 존중돼야 하고, 국가개발도 환경권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헌법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새만금 방조제 구간 33km 가운데 마무리되지 않은 2.7km에 대한 물막이 공사를 다음달까지 끝낼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의도 면적의 140배나 되는 1억2천만 평에 이르는 국토가 오는 2011년까지 새롭게 조성됩니다. 실로 한국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첫째는 새만금을 어떤 용도로 개발하느냐 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곳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과제는 동시에 충족돼야 새만금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환경이 마구 파괴되거나 무시되면 결국은 우리의 생명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방조제를 쌓았다가 죽음의 호수로 변해버린 시화호의 전철을 밟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새만금물막이공사는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됐으나 간척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림부는 이곳을 일단 당초 계획대로 우량 농지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자치단체인 전라북도는 산업단지와 레저시설, 골프장 등이 결합한 복합단지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만금 토지 이용 계획’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가 오는 6월말에 나오는 대로 해당 자치단체와 환경단체 등과 함께 활용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새만금사업은 세계적으로 한국의 친환경 개발사업의 수준과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국책사업이 될 전망입니다. 그런 만큼 국토의 균형 발전에 근거한 합리성과 효율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조건들이 충족되도록 국내외의 지혜를 폭 넓게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보다는 생산적인 참여와 토론이 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