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인생역전 대박의 꿈? 악마의 선물?

입력 2006.03.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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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판교가 부동산의 로또라는 말씀 앞서 드렸는데, 로또복권하면 요즘은 예전에 비해 인기가 사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1등의 꿈을 안고 사는 분들 많아요..

그런데 로또에 당첨되면 과연 행복할까요? 글쎄요~

당첨이 안돼 봐서 잘 모르겠지만 당첨 이후 결코 유쾌하지 못한 사례들을 보면 돈과 행복간의 상관관계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사연도 바로 그런 씁쓸한 경우죠?

강민수 기자.. 로또 1등에 당첨된 부부가 철천지 원수가 됐다고 하죠?

<리포트>

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 였기 때문인데요, 양측은 서로 당첨금 19억 원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5년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딸까지 두고 있는 이 부부의 행복을 깨뜨렸는데요,

운 좋은 사람들의 불행한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되짚어 봤습니다.

주식에 전재산을 쏟아부은 부녀가 결국 동반 자살을...

로또 한 번만 맞았으면 하는 대박의 꿈, 하지만 대박의 꿈은 막상 이뤄진다 해도 쉽게 악몽으로 변하곤 합니다.

바로 경기도 양평에 사는 최모 씨의 경운데요, 지난해 11월 최 씨는 자신이 구매한 로또 복권이 1등에 당첨된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곧바로 경기도 용인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던 부인 김 모 씨에게 전화를 했고, 이들은 함께 당첨금 19억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남편은 신분증이 없었고, 이에 부인의 통장 계좌에 당첨금을 넣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남편이 부모님 전세집을 구해줘야 겠다며 돈을 달라고 요구하자 부인이 거절한 것입니다.

내 돈인데 1원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최모 씨(남편 누나): "그렇게까지 안 나오기를 바랬는데, 그렇게까지 돼서 어쩔 수 없죠"

이러자 남편도 부인이 당첨금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며 부인 통장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냈습니다.

내가 복권을 샀으니 당첨금도 내 것이라는 주장이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돈을 쓸 수 없게 된 부인, 이번엔 부인이 가압류 이의 신청을 냈습니다.

좋은 꿈을 꾼 뒤 남편에게 돈을 줘 복권을 사게 했으니 남편은 심부름꾼이고, 당첨금은 본인 것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김모 씨(부인): "남편이 차비가 없다고 해서 차비를 주고, 어젯밤에 좋은 꿈을 꿔서 로또 사오라고 만원을 줬습니다. 제가 사오라고 했기 때문에 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5년 전 결혼식을 치렀지만 혼인신고를 하지않아 법적으로는 사실혼 관곕니다.

하지만 5년간 함께 살며 슬하에 딸까지 둔 이들이 돈을 두고 등지는 모습엔 로또가 행운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인 것 처럼 보이는데요,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한 로또 당첨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4년 7월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예비부부 사이도 로또 당첨 때문에 갈라졌는데요, 예비 신랑의 심부름으로 복권을 사온 예비 신부, 1등에 당첨되자 복권을 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예비 남편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혼을 3개월 앞두고 급기야 잠적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소송 원고/지난 2004년): "처음엔 돈까지 찾아갔다고 인정했는데 다시 아니라고 하길레 제가 변호사를 선임해 알아본다고 하니까 그 때부터 자취를 감췄거든요..."

사랑은 물론 인생 자체를 파멸로 몰고간 로또도 있었습니다.

복권에 당첨된 한 남자는 2년 만에 도박으로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고 급기야 부인을 흉기로 찔러 철창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안 모 씨(피해 부인/지난 2001년): "학대하고 때리면서 흉기 들고 하기 때문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사랑도 힘없이 무너지는데 이웃과의 우정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7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웃들, 공동으로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당첨되자 서로의 몫을 주장하다가 법정 다툼으로 가기도 했고, 당첨을 기뻐하던 한 40대 남자는 축하주를 마신 뒤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일생의 행운을 한꺼번에 받은 사람들의 불행한 모습에서 참 사랑과 참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지혜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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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포커스] 인생역전 대박의 꿈? 악마의 선물?
    • 입력 2006-03-24 07: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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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판교가 부동산의 로또라는 말씀 앞서 드렸는데, 로또복권하면 요즘은 예전에 비해 인기가 사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1등의 꿈을 안고 사는 분들 많아요.. 그런데 로또에 당첨되면 과연 행복할까요? 글쎄요~ 당첨이 안돼 봐서 잘 모르겠지만 당첨 이후 결코 유쾌하지 못한 사례들을 보면 돈과 행복간의 상관관계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사연도 바로 그런 씁쓸한 경우죠? 강민수 기자.. 로또 1등에 당첨된 부부가 철천지 원수가 됐다고 하죠? <리포트> 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 였기 때문인데요, 양측은 서로 당첨금 19억 원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5년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딸까지 두고 있는 이 부부의 행복을 깨뜨렸는데요, 운 좋은 사람들의 불행한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되짚어 봤습니다. 주식에 전재산을 쏟아부은 부녀가 결국 동반 자살을... 로또 한 번만 맞았으면 하는 대박의 꿈, 하지만 대박의 꿈은 막상 이뤄진다 해도 쉽게 악몽으로 변하곤 합니다. 바로 경기도 양평에 사는 최모 씨의 경운데요, 지난해 11월 최 씨는 자신이 구매한 로또 복권이 1등에 당첨된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곧바로 경기도 용인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던 부인 김 모 씨에게 전화를 했고, 이들은 함께 당첨금 19억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남편은 신분증이 없었고, 이에 부인의 통장 계좌에 당첨금을 넣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남편이 부모님 전세집을 구해줘야 겠다며 돈을 달라고 요구하자 부인이 거절한 것입니다. 내 돈인데 1원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최모 씨(남편 누나): "그렇게까지 안 나오기를 바랬는데, 그렇게까지 돼서 어쩔 수 없죠" 이러자 남편도 부인이 당첨금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며 부인 통장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냈습니다. 내가 복권을 샀으니 당첨금도 내 것이라는 주장이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돈을 쓸 수 없게 된 부인, 이번엔 부인이 가압류 이의 신청을 냈습니다. 좋은 꿈을 꾼 뒤 남편에게 돈을 줘 복권을 사게 했으니 남편은 심부름꾼이고, 당첨금은 본인 것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김모 씨(부인): "남편이 차비가 없다고 해서 차비를 주고, 어젯밤에 좋은 꿈을 꿔서 로또 사오라고 만원을 줬습니다. 제가 사오라고 했기 때문에 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5년 전 결혼식을 치렀지만 혼인신고를 하지않아 법적으로는 사실혼 관곕니다. 하지만 5년간 함께 살며 슬하에 딸까지 둔 이들이 돈을 두고 등지는 모습엔 로또가 행운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인 것 처럼 보이는데요, 사랑을 시험에 들게 한 로또 당첨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4년 7월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예비부부 사이도 로또 당첨 때문에 갈라졌는데요, 예비 신랑의 심부름으로 복권을 사온 예비 신부, 1등에 당첨되자 복권을 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예비 남편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혼을 3개월 앞두고 급기야 잠적해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소송 원고/지난 2004년): "처음엔 돈까지 찾아갔다고 인정했는데 다시 아니라고 하길레 제가 변호사를 선임해 알아본다고 하니까 그 때부터 자취를 감췄거든요..." 사랑은 물론 인생 자체를 파멸로 몰고간 로또도 있었습니다. 복권에 당첨된 한 남자는 2년 만에 도박으로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고 급기야 부인을 흉기로 찔러 철창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안 모 씨(피해 부인/지난 2001년): "학대하고 때리면서 흉기 들고 하기 때문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사랑도 힘없이 무너지는데 이웃과의 우정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7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웃들, 공동으로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당첨되자 서로의 몫을 주장하다가 법정 다툼으로 가기도 했고, 당첨을 기뻐하던 한 40대 남자는 축하주를 마신 뒤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일생의 행운을 한꺼번에 받은 사람들의 불행한 모습에서 참 사랑과 참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지혜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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