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도둑

입력 2000.06.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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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땀과 눈물로 개발한 신기술을 슬쩍 빼내가는 절도행각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대개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신기술 도둑은 요즘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회사는 지난 7년 동안 21억원을 들여 2500파운드의 압력에서도 견디는 볼밸브를 개발했습니다.
석유시추관이나 가스배관에 쓰이는 볼밸브는 하나에 500만원. 지난 석 달 동안만 1억 8000만 달러의 해외 수주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 18일 부산의 한 하청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청업체 부장: 볼밸브 처음 하는 회사라 물어봤죠. 까다로운 건데 어떤 업체냐고...
⊙기자: 위쪽이 한국기계화학의 설계도면, 아래 쪽이 상대 회사의 설계도입니다.
도면을 포개면 그대로 일치할 정도로 크기나 수치 하나 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설계도면 20여 장이 지난 15일과 16일 단 이틀에 완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2일 회사를 그만 둔 설계 직원이 원본을 CD-롬에 복사해 빼돌린 것입니다.
⊙정창무(한국기계화학): 제품을 만드는 설계서를 도난 당해 가지고 다 뺏겨야 된다고 하면 ...
⊙기자: 이 직원은 월급 인상과 보너스 800%, 3년 동안의 회사 기술 개발비를 받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상대회사에 스카우트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작업은 상대 회사의 담당 부장도 모를 정도로 윗선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졌습니다.
⊙송근섭(상대회사 밸브사업부장): 볼밸브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한다는 계획만 있지...
⊙기자: 한국기계화학은 지난 24일 상대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런 인력 스카우트와 기술 빼내기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더욱 심해 올해만도 세 건이 법정분쟁으로 비화됐습니다.
검찰은 설계도면을 빼낸 사원과 상대사의 기술 이사 등 두 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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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기술 도둑
    • 입력 2000-06-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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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땀과 눈물로 개발한 신기술을 슬쩍 빼내가는 절도행각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대개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신기술 도둑은 요즘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회사는 지난 7년 동안 21억원을 들여 2500파운드의 압력에서도 견디는 볼밸브를 개발했습니다. 석유시추관이나 가스배관에 쓰이는 볼밸브는 하나에 500만원. 지난 석 달 동안만 1억 8000만 달러의 해외 수주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 18일 부산의 한 하청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청업체 부장: 볼밸브 처음 하는 회사라 물어봤죠. 까다로운 건데 어떤 업체냐고... ⊙기자: 위쪽이 한국기계화학의 설계도면, 아래 쪽이 상대 회사의 설계도입니다. 도면을 포개면 그대로 일치할 정도로 크기나 수치 하나 틀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설계도면 20여 장이 지난 15일과 16일 단 이틀에 완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2일 회사를 그만 둔 설계 직원이 원본을 CD-롬에 복사해 빼돌린 것입니다. ⊙정창무(한국기계화학): 제품을 만드는 설계서를 도난 당해 가지고 다 뺏겨야 된다고 하면 ... ⊙기자: 이 직원은 월급 인상과 보너스 800%, 3년 동안의 회사 기술 개발비를 받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상대회사에 스카우트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작업은 상대 회사의 담당 부장도 모를 정도로 윗선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졌습니다. ⊙송근섭(상대회사 밸브사업부장): 볼밸브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한다는 계획만 있지... ⊙기자: 한국기계화학은 지난 24일 상대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런 인력 스카우트와 기술 빼내기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더욱 심해 올해만도 세 건이 법정분쟁으로 비화됐습니다. 검찰은 설계도면을 빼낸 사원과 상대사의 기술 이사 등 두 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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