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韓·中·日 판화 ‘삼국지’

입력 2006.04.10 (09:21) 수정 2006.04.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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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에 물감이 아닌 쌀과 콩 등 독특한 소재로 그려진 그림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문화살롱, 오늘은 물감을 사용하긴 하지만 그리는 게 아니라 찍어내는 회화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네. 바로 판화인데요. 한국과 중국, 일본 목판화 전시회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고 있습니다. 문화팀 미술 담당 김건우 기자 함께했습니다.

김 기자! 한.중.일 판화 삼국지라고 할 수 있겠는데.. 중국과 일본 판화는 자주 접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리포트>

네. 사실 우리나라 판화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으면 감상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한.중.일의 판화작품들, 차례로 함께 만나보시죠.

우선 우리나라 판화입니다.

가지런히 모은 두 손에서는 자유에 대한 소리 없는 갈구가 느껴지는듯 합니다.

80년 작 '오월시'에서는 물구나무를 선 듯한 사람들 위로 군인들의 철모가 보입니다.

90년대에는 주로 나무와 풍경들이 소재로 이용됩니다.

<인터뷰> 이상국(화가) :“화면 그 자체에서의 또는 대상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어떤 혼이라든가 기를 나름대로 표현한다... 소화시켜서 표현한다...”

나무를 그린 최근의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느낌만이 남았습니다.

<질문>
네. 김 기자, 흑백의 선명한 대비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요. 이번에는 중국 판화인가요?

<답변>
네. 중국 현대 판화인데요.

중국 판화는 지역별로 다른 풍광을 표현하느라 화풍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향토적인 풍경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이 작품은 동북 3성의 하나인 헤이룽장성을 중심으로 한 북대황판화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동부 양쯔강 하류의 장쑤성에서는 수성물감을 이용해 마치 수묵화의 느낌을 주는 수인판화가 발달했습니다.

남서부 쓰촨성의 흑백유인판화는 인물을 부각시켜 삶의 모습을 강렬하게 전달해줍니다.

쓰촨성 남쪽으로 베트남과 접해 있는 윈난성에서는 채색유인판화가 발달해 소수민족을 소재로 원시적이고 신비한 미감을 주로 표현했습니다.

<인터뷰> 조남식(갤러리 마임 대표) : “중국 판화가 주는 매력은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깊이가 있고, 디테일하고, 가슴에 와 닿는 감동이 아주 강하게 전해져 와요.”

중국의 현대 판화는 신판화운동을 이끈 작가 루쉰에 의해 태동했는데요.

거칠고 직설적인 목판화는 변혁의 메시지를 전하기에 좋은 도구였습니다.

<질문>
네.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일본도 기대되네요. 그런데 일본은 현대 판화가 아니죠?

<답변>
네. 정확하게는 '우키요에'라는 에도시대의 판화들입니다.

'우키요에'는 말하자면 당시의 풍속화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같이 한번 보시죠.

우키요에는 에도 시대에 번성했던 유곽을 배경으로 탄생합니다.

먼저 인물화가 등장하는데 기녀를 그린 미인화가 주를 이룹니다.

미인화가 절정기에 이르자 호쿠사이나 히로시게 같은 화가는 명승지들을 소개한 그림들로 풍경화 열풍을 불러일으킵니다.

유곽의 풍경을 담은 이 그림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익살스러운데요.

오늘날의 일본 만화도 우키요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우키요에는 또 당시 파리만국박람회에 소개된 이후 유럽에서 일본풍을 유행시키고, 마네와 모네, 고흐 등 인상파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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