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일본, 품위 갖춰라

입력 2006.04.28 (08:05) 수정 2006.04.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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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해설위원]

한자 성어에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들고 주인에게 대든다는 뜻입니다.

요즘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면 이 4자 성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정부는 그제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한국의 독도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놓고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고 자극적인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일본 정부의 조첩니다.

일본은 양국 관계 악화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런 일본의 입장이 양복 입은 사무라이라고 불리는 고이즈미 총리의 개인 성향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계산된 외교 전술인지는 불확실합니다.

다만 한국을 자극해 외교전을 격화시키면 독도를 국제 분쟁 지역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속셈이 깔려 있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또 일본 국내적으로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한 일부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의도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우선 일본의 의도를 알고 있는 한국은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할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 국내에서는 인접국과 외교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억지로 남의 땅을 병탄한 것을 국제법상 근거로 내세우며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행위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오랜 세월 이웃한 채 살아 왔습니다. 그 세월 동안 한민족은 일본에게 침략과 약탈만 당하며 살아왔지 한번도 해코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한민족이 남의 땅을 불법 점거했다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외교 관계에도 도리와 예의가 있어야 합니다. 남의 땅을 빼앗았을리 없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리와 예의에 맞지 않습니다.

힘이 정의였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일본은 독도를 병탄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논리로 한민족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상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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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일본, 품위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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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6-04-28 0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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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해설위원] 한자 성어에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들고 주인에게 대든다는 뜻입니다. 요즘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면 이 4자 성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정부는 그제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한국의 독도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놓고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고 자극적인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일본 정부의 조첩니다. 일본은 양국 관계 악화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런 일본의 입장이 양복 입은 사무라이라고 불리는 고이즈미 총리의 개인 성향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계산된 외교 전술인지는 불확실합니다. 다만 한국을 자극해 외교전을 격화시키면 독도를 국제 분쟁 지역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속셈이 깔려 있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또 일본 국내적으로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한 일부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의도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을 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우선 일본의 의도를 알고 있는 한국은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할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 국내에서는 인접국과 외교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억지로 남의 땅을 병탄한 것을 국제법상 근거로 내세우며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행위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오랜 세월 이웃한 채 살아 왔습니다. 그 세월 동안 한민족은 일본에게 침략과 약탈만 당하며 살아왔지 한번도 해코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한민족이 남의 땅을 불법 점거했다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외교 관계에도 도리와 예의가 있어야 합니다. 남의 땅을 빼앗았을리 없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리와 예의에 맞지 않습니다. 힘이 정의였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일본은 독도를 병탄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논리로 한민족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상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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