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칸 한옥을 살리자

입력 2000.06.1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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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의 문화유산인 전통 한옥을 정비 보존하겠다던 서울시의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지방문화재인 윤보선 전 대통령 사저 바로 옆에 버젓이 고층건물이 신축되고 있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재 서울에 남은 전통 한옥은 1000여 채, 서울시가 지난 84년 가회동 일대를 집단 미관지로 지정할 때는 2000여 채에 달했지만 절반이 줄었고 남은 집들 마저 고층 건물에 쌓여 옹색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윤화자('문화를 나누는 사람' 부단장): 문화를 파괴하는 그런 모습이거든요.
⊙기자: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택이었던 집은 구한말 세도가였던 민 씨 일파가 지은 것을 윤 전 대통령의 조부가 구입해 5대째 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사절을 대통령 집무실로 쓰기 위해 일부를 고쳤지만 보존상태가 좋아 서울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4층짜리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강찬석(문화개혁 시민연대 대표): 문화재청에 공문을 띄운다든가 해서 이런 건물이 여기 들어오는 데 어떤 조치를 취할까, 이런 지시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행위를 안 하고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기자: 6개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문화재 경관훼손 문제를 지적했지만 관할 관청은 건축허가가 적법하다는 답변뿐입니다.
⊙이한구(종로구청 건축과장): 99년도 5월 8일날 법이 개정돼서 현재로서는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습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해 10m로 제한했던 한옥지구내 건물 높이를 16m로 풀면서 고유의 전통 거리는 급격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한국 근현대사의 산실이자 전통문화의 보고라할 수 있는 이 집도 현대식 건물에 둘러싸여 결국은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KBS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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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칸 한옥을 살리자
    • 입력 2000-06-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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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의 문화유산인 전통 한옥을 정비 보존하겠다던 서울시의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지방문화재인 윤보선 전 대통령 사저 바로 옆에 버젓이 고층건물이 신축되고 있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재 서울에 남은 전통 한옥은 1000여 채, 서울시가 지난 84년 가회동 일대를 집단 미관지로 지정할 때는 2000여 채에 달했지만 절반이 줄었고 남은 집들 마저 고층 건물에 쌓여 옹색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윤화자('문화를 나누는 사람' 부단장): 문화를 파괴하는 그런 모습이거든요. ⊙기자: 윤보선 전 대통령의 사택이었던 집은 구한말 세도가였던 민 씨 일파가 지은 것을 윤 전 대통령의 조부가 구입해 5대째 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사절을 대통령 집무실로 쓰기 위해 일부를 고쳤지만 보존상태가 좋아 서울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4층짜리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강찬석(문화개혁 시민연대 대표): 문화재청에 공문을 띄운다든가 해서 이런 건물이 여기 들어오는 데 어떤 조치를 취할까, 이런 지시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행위를 안 하고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기자: 6개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문화재 경관훼손 문제를 지적했지만 관할 관청은 건축허가가 적법하다는 답변뿐입니다. ⊙이한구(종로구청 건축과장): 99년도 5월 8일날 법이 개정돼서 현재로서는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습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해 10m로 제한했던 한옥지구내 건물 높이를 16m로 풀면서 고유의 전통 거리는 급격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한국 근현대사의 산실이자 전통문화의 보고라할 수 있는 이 집도 현대식 건물에 둘러싸여 결국은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KBS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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