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공황

입력 2000.06.20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김종진 앵커 :
우려했던 진료공황이 현실화 됐습니다. 정부의 의약분업안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집단 폐
업 첫 날인 오늘 전국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문을 닫아서 많은 환자들이 불편과 고통을
겪어야 했는가 하면 의료사고도 잇따랐습니다. 먼저 홍성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홍성철 기자 :
병원 집단폐업 첫 날인 오늘 전국 곳곳에서는 환자들의 불만과 고통이 이어졌고 의사들
의 진료 거부로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서울 길음동에 사는
39살 정동철 씨는 어젯밤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대형 병원과 동네 의원을 전전하다
12시간 만에 겨우 국립의료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몇 차례 병원 진료를
거부당해 응급처치가 지연되면서 현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생명이 위급한 상태입니
다.
⊙ 김광현(환자 친구) :
전화를 했는데 진료를 못 하겠다 무조건,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응급
실도 물어봤냐고 물어봤더니 응급실도 물어봤다고 그러거든요.
⊙ 홍성철 기자 :
오늘 새벽에는 부산 대청동 37살 배종원 씨가 깨진 유리에 신경이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
지만 수술을 해 줄 병원을 찾지 못해 5시간 만에 뒤늦게 수술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동네병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정작 문을 연 종합병원에는 환자들이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소같으면 환자들로 북적대던 진료
실은 오늘은 이렇게 대기하는 사람 한 명없이 텅비어 있습니다. 병원측이 외래환자를 거
부한데다 오늘 진료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환자들이 아예 진료를 포기했기 때문입니
다. 어렵사리 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병원측의 야박함에 고개를 떨굴 뿐이었습니다.
⊙ 환자보호자 :
오늘 하려고 모든 준비를 하고, 또 촌에서도 어른이 올라오시고 다 그랬거든요. 그래 가
지고 오늘 날짜 해가지고 못 보시고 다시 또 내려갔다 아닙니까, 어른이요...
⊙ 홍성철 기자 :
담당 의사도 없이 병원에 남은 중환자들은 퇴원도 못 하고 이래저래 불안하기만 합니다.
⊙ 환자 :
당하는 거는 우리들만 당하잖아요, 시민들만. 너무 불안한 거예요, 지금... 스트레스가 더
받아요, 지금.
⊙ 홍성철 기자 :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병원 폐업이 시작된 오늘 우려했던 의료공백은 심각한 현실
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홍성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진료 공황
    • 입력 2000-06-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우려했던 진료공황이 현실화 됐습니다. 정부의 의약분업안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집단 폐 업 첫 날인 오늘 전국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문을 닫아서 많은 환자들이 불편과 고통을 겪어야 했는가 하면 의료사고도 잇따랐습니다. 먼저 홍성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홍성철 기자 : 병원 집단폐업 첫 날인 오늘 전국 곳곳에서는 환자들의 불만과 고통이 이어졌고 의사들 의 진료 거부로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서울 길음동에 사는 39살 정동철 씨는 어젯밤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대형 병원과 동네 의원을 전전하다 12시간 만에 겨우 국립의료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몇 차례 병원 진료를 거부당해 응급처치가 지연되면서 현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생명이 위급한 상태입니 다. ⊙ 김광현(환자 친구) : 전화를 했는데 진료를 못 하겠다 무조건,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응급 실도 물어봤냐고 물어봤더니 응급실도 물어봤다고 그러거든요. ⊙ 홍성철 기자 : 오늘 새벽에는 부산 대청동 37살 배종원 씨가 깨진 유리에 신경이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 지만 수술을 해 줄 병원을 찾지 못해 5시간 만에 뒤늦게 수술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동네병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정작 문을 연 종합병원에는 환자들이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소같으면 환자들로 북적대던 진료 실은 오늘은 이렇게 대기하는 사람 한 명없이 텅비어 있습니다. 병원측이 외래환자를 거 부한데다 오늘 진료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환자들이 아예 진료를 포기했기 때문입니 다. 어렵사리 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병원측의 야박함에 고개를 떨굴 뿐이었습니다. ⊙ 환자보호자 : 오늘 하려고 모든 준비를 하고, 또 촌에서도 어른이 올라오시고 다 그랬거든요. 그래 가 지고 오늘 날짜 해가지고 못 보시고 다시 또 내려갔다 아닙니까, 어른이요... ⊙ 홍성철 기자 : 담당 의사도 없이 병원에 남은 중환자들은 퇴원도 못 하고 이래저래 불안하기만 합니다. ⊙ 환자 : 당하는 거는 우리들만 당하잖아요, 시민들만. 너무 불안한 거예요, 지금... 스트레스가 더 받아요, 지금. ⊙ 홍성철 기자 :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병원 폐업이 시작된 오늘 우려했던 의료공백은 심각한 현실 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홍성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