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 아픔을 딛고 ...

입력 2000.07.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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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 대로 북측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은 고향은 남쪽이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경우입니다.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월북과 월남자 가족이라는 분단시대의 멍에를 안고 살았던 이산가족들, 그러나 이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맞아서 그런 마음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선재 기자입니다.
⊙기자: 이산가족이란 피붙이를 그리는 절규와 함께 분단의 아픔이 짙게 배인 한맺힌 단어입니다.
형이 북에 계시다며 제대를 종용받은 군인.
의용군에 차출된 아들을 평생 입 밖에 내지 못한 할머니.
모두 개인이 감내하기 힘들었던 시대의 아픔이었습니다.
지난 80년 연좌제가 법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이른바 월북자 가족이라는 굴레는 분단 사회에서 떨쳐버리기 어려운 한계였습니다.
북에서 이른바 월남자 가족들이 겪었던 고초도 분단시대를 사는 우리 민족이 피할 수 없었던 얄궂은 운명이었습니다.
북한에 사는 상봉희망자 명단이 즉시 공개되고, 언론사와 관계기관에 문의전화가 폭주한 것은 이러한 분단현실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기가 바뀌고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재정립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산가족들이 분단이 가져온 비극을 이겨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새천년 첫 광복절에 성사될 이산가족상봉은 지난 85년에 이어 두 번째며 규모로는 분단 이후 최대입니다.
또 제2, 제3의 상봉과 면회소 설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새천년 첫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한맺힌 사연들은 분단시대에 냉전적 멍에에서 벗어나 화해와 공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덕목이 필요한 시점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선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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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에, 아픔을 딛고 ...
    • 입력 2000-07-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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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 대로 북측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은 고향은 남쪽이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경우입니다.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월북과 월남자 가족이라는 분단시대의 멍에를 안고 살았던 이산가족들, 그러나 이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맞아서 그런 마음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선재 기자입니다. ⊙기자: 이산가족이란 피붙이를 그리는 절규와 함께 분단의 아픔이 짙게 배인 한맺힌 단어입니다. 형이 북에 계시다며 제대를 종용받은 군인. 의용군에 차출된 아들을 평생 입 밖에 내지 못한 할머니. 모두 개인이 감내하기 힘들었던 시대의 아픔이었습니다. 지난 80년 연좌제가 법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이른바 월북자 가족이라는 굴레는 분단 사회에서 떨쳐버리기 어려운 한계였습니다. 북에서 이른바 월남자 가족들이 겪었던 고초도 분단시대를 사는 우리 민족이 피할 수 없었던 얄궂은 운명이었습니다. 북한에 사는 상봉희망자 명단이 즉시 공개되고, 언론사와 관계기관에 문의전화가 폭주한 것은 이러한 분단현실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기가 바뀌고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재정립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산가족들이 분단이 가져온 비극을 이겨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새천년 첫 광복절에 성사될 이산가족상봉은 지난 85년에 이어 두 번째며 규모로는 분단 이후 최대입니다. 또 제2, 제3의 상봉과 면회소 설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새천년 첫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한맺힌 사연들은 분단시대에 냉전적 멍에에서 벗어나 화해와 공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덕목이 필요한 시점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선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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