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시아버지 제삿날

입력 2000.07.1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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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단공개 이후 이산가족들의 통한의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분단의 비극을 새삼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1년 만에 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간 조민기 씨를 50년 세월 눈물로 기다려온 부인과 유복자가 경북 안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동에 사는 김필화 할머니는 10년 전 돌아가신 시아버지 제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거의 평생을 남편 없이 모셔왔지만 오늘은 정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김 할머니는 지난 50년 18살의 나이로 16살 난 남편 조민기 씨와 결혼한 지 1년만에 남편을 의용군으로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뱃 속에는 6개월된 아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아들만 의지하고 통한의 세월을 보냈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남편 대신 정성껏 제사를 지냈습니다.
⊙김필화(68살/북측 조민기씨 부인): 살았다 그러니까 실감이 어쩔 수가 없어요.
참말인가, 거짓말인가...
⊙기자: 유복자인 아들도 50년 동안의 한을 털어놓았습니다.
⊙조규석(51살/조민기씨 아들): 그래도 한창 클 때는 아버지 없는 혼자 많이 그랬죠.
⊙기자: 제삿날이라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는 조민기 씨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새롭습니다.
⊙조은기(52살/조민기씨 동생): 니가 의용군으로 가면 니 아버지하고 너희 식구는 살려주마, 안 가면 다 죽인다 그러니까...
⊙기자: 반세기 만에 살아있음이 확인된 조민기 씨의 부인과 아들은 비록 명단에는 빠져 있지만 만나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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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이 시아버지 제삿날
    • 입력 2000-07-1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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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단공개 이후 이산가족들의 통한의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분단의 비극을 새삼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1년 만에 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간 조민기 씨를 50년 세월 눈물로 기다려온 부인과 유복자가 경북 안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동에 사는 김필화 할머니는 10년 전 돌아가신 시아버지 제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거의 평생을 남편 없이 모셔왔지만 오늘은 정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김 할머니는 지난 50년 18살의 나이로 16살 난 남편 조민기 씨와 결혼한 지 1년만에 남편을 의용군으로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뱃 속에는 6개월된 아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아들만 의지하고 통한의 세월을 보냈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남편 대신 정성껏 제사를 지냈습니다. ⊙김필화(68살/북측 조민기씨 부인): 살았다 그러니까 실감이 어쩔 수가 없어요. 참말인가, 거짓말인가... ⊙기자: 유복자인 아들도 50년 동안의 한을 털어놓았습니다. ⊙조규석(51살/조민기씨 아들): 그래도 한창 클 때는 아버지 없는 혼자 많이 그랬죠. ⊙기자: 제삿날이라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는 조민기 씨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새롭습니다. ⊙조은기(52살/조민기씨 동생): 니가 의용군으로 가면 니 아버지하고 너희 식구는 살려주마, 안 가면 다 죽인다 그러니까... ⊙기자: 반세기 만에 살아있음이 확인된 조민기 씨의 부인과 아들은 비록 명단에는 빠져 있지만 만나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상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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