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축구-남북의 거미손 대결…모두가 승자!

입력 2002.09.08 (11:30) 수정 2002.09.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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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열린 남북대결은 이운재(29·수원)와 장정혁(22·평양시)의 거미손 대결로 압축됐다. 남북 모두 수차례에 걸쳐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양쪽 골키퍼의 손에 걸려 골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이운재는 월드컵 4강을 이끈 세계적인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북한의 신예 수문장 장정혁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이운재



킹스컵 우승도 월드컵 4강 수문장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 카드로 합류한 골키퍼 이운재(29·수원)의 경기 전 의욕은 남달라 보였다. 후배 선수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으로 경기 전부터 몸 푸는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전반 초반 예상외의 날카로운 공격에 이운재는 당황했지만 타고난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우며 한국팀 골문에 두꺼운 벽을 쌓기 시작했다. 3-5-2 시스템을 기본으로 개인기와 드리블 능력까지 우수한 북한팀. 이같은 능력을 앞세워 북한은 한국의 골문을 시작하자마자 공략했다. 한국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운재의 활약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전반 9분 림근우가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파고든 뒤 패스한 볼을 전영철이 슈팅했지만 이운재는 다이빙하며 왼손으로 거뜬히 걷어냈다. 노련함을 바탕으로 한 이운재의 선방은 전반 내내 이어졌다. 전반 31과 김영준과 리병선이 날린 기습적인 슈팅을 여유 있게 막아냈다.

 전반 44분에는 김영수가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달려든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노련하게 공을 걷어냈다. 이운재는 경기 내내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과 과감한 플레이로 후배선수들에게 믿음감을 듬뿍줬다.

 후반 27분 김용대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날 때 두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막아낼 때처럼.



■장정혁



장정혁이 버틴 북한의 골문은 빈틈이 없었다. 북한의 신세대 골키퍼 장정혁은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선방을 펼치며 6만4,000여 남한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장정혁은 왼쪽 무릎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도 남측선발로 골문을 지킨 월드컵 스타 이운재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맹활약을 보였다. 특히 장정혁은 뛰어난 ‘결심채택’(판단력) 능력을 선보이며 남측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장정혁의 진가는 후반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전반전에 무기력한 공격을 펼친 남측공격수들은 후반전 들어 이따금 슛을 날렸지만 장정혁의 방어에 번번이 걸려들었다. 후반 3분 김두현이 북한 페널티지역 안에서 노린 회심의 슈팅과 후반 33분 김동진(21·안양)의 결정적인 중거리 슈팅 모두 장정혁이 버틴 골문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은중(23·대전)과 최태욱(21·안양)도 틈을 내주지 않는 장정혁의 선방이 두려운 듯 북한 골대 위로 볼을 띄우는 슛을 연발했다.



장웅 북한 IOC위원의 아들로 남한 입국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장정혁(183㎝·70㎏)은 “더 좋은 경기를 뛸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그러나 통일로 가는 디딤돌을 하나 더 놓았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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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축구-남북의 거미손 대결…모두가 승자!
    • 입력 2002-09-08 11:30:00
    • 수정2002-09-08 11:30:00
    연합뉴스
12년 만에 열린 남북대결은 이운재(29·수원)와 장정혁(22·평양시)의 거미손 대결로 압축됐다. 남북 모두 수차례에 걸쳐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양쪽 골키퍼의 손에 걸려 골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이운재는 월드컵 4강을 이끈 세계적인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북한의 신예 수문장 장정혁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이운재

킹스컵 우승도 월드컵 4강 수문장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 카드로 합류한 골키퍼 이운재(29·수원)의 경기 전 의욕은 남달라 보였다. 후배 선수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으로 경기 전부터 몸 푸는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전반 초반 예상외의 날카로운 공격에 이운재는 당황했지만 타고난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우며 한국팀 골문에 두꺼운 벽을 쌓기 시작했다. 3-5-2 시스템을 기본으로 개인기와 드리블 능력까지 우수한 북한팀. 이같은 능력을 앞세워 북한은 한국의 골문을 시작하자마자 공략했다. 한국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운재의 활약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전반 9분 림근우가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파고든 뒤 패스한 볼을 전영철이 슈팅했지만 이운재는 다이빙하며 왼손으로 거뜬히 걷어냈다. 노련함을 바탕으로 한 이운재의 선방은 전반 내내 이어졌다. 전반 31과 김영준과 리병선이 날린 기습적인 슈팅을 여유 있게 막아냈다.

 전반 44분에는 김영수가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달려든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노련하게 공을 걷어냈다. 이운재는 경기 내내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과 과감한 플레이로 후배선수들에게 믿음감을 듬뿍줬다.

 후반 27분 김용대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날 때 두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막아낼 때처럼.

■장정혁

장정혁이 버틴 북한의 골문은 빈틈이 없었다. 북한의 신세대 골키퍼 장정혁은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선방을 펼치며 6만4,000여 남한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장정혁은 왼쪽 무릎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도 남측선발로 골문을 지킨 월드컵 스타 이운재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맹활약을 보였다. 특히 장정혁은 뛰어난 ‘결심채택’(판단력) 능력을 선보이며 남측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장정혁의 진가는 후반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전반전에 무기력한 공격을 펼친 남측공격수들은 후반전 들어 이따금 슛을 날렸지만 장정혁의 방어에 번번이 걸려들었다. 후반 3분 김두현이 북한 페널티지역 안에서 노린 회심의 슈팅과 후반 33분 김동진(21·안양)의 결정적인 중거리 슈팅 모두 장정혁이 버틴 골문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은중(23·대전)과 최태욱(21·안양)도 틈을 내주지 않는 장정혁의 선방이 두려운 듯 북한 골대 위로 볼을 띄우는 슛을 연발했다.

장웅 북한 IOC위원의 아들로 남한 입국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장정혁(183㎝·70㎏)은 “더 좋은 경기를 뛸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그러나 통일로 가는 디딤돌을 하나 더 놓았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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