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3이닝 무실점으로 선발투수진 신바람 주도

입력 2003.04.18 (11:42) 수정 2003.04.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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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들 맞아?” 이광환 감독조차 깜짝 놀랐다.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자리잡을 줄 몰랐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LG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었다. 지난해 선발투수 가운데 용병 만자니오 케펜이 퇴출됐고 최향남 김민기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최원호 한 명만이 제자리를 지켰을 뿐 나머지는 이승호 이동현 이병석 등 3이(李)씨로 채워졌다. 그 가운데 이병석은 서승화의 부상으로 갑자기 선발로 승격된 땜질용이었다. 이감독은 개막 벽두부터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마음속으로 바란 일들이 기대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다. 이승호는 선동렬 못지않던 불펜의 구위를 실전 마운드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될성부른 나무였던 이동현은 무릎부상의 염려를 깨끗이 잠재웠다. 최원호는 지난해처럼 착실하게 자기 할 일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이병석의 두뇌피칭은 화룡점정이 됐다.



이들은 지난 13일 현대전부터 차례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것도 모두 ‘퀄리티 피칭’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동현만 13일 1점을 내줬을 뿐 나머지 3명은 6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들의 활약 덕에 LG 마운드는 ‘팔자에 없던’ 3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회성 돌풍’에 불과하다는 폄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감독은 이제 두 발을 쭉 뻗고 잔다. 이들의 투구내용에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좌완 이승호는 100구를 넘도록 145㎞의 힘 있는 직구를 뿌리고 이닝당 평균 탈삼진이 1.2개일 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지난해 중간 에이스로 뛴 이동현은 검증이 끝난 우완. 다만 투구수가 관건이었는데 지난 13일 127개를 던져 합격점을 받았다. 최원호는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가장 안정감 있는 선발이다. 이병석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포크볼을 가지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감독은 “가장 걱정한 선발진이 5연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모두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 우리 팀의 오랜 숙원인 세대교체가 성공을 거두게 된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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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33이닝 무실점으로 선발투수진 신바람 주도
    • 입력 2003-04-18 11:42:00
    • 수정2003-04-18 11:42:00
    연합뉴스
“LG 선발들 맞아?” 이광환 감독조차 깜짝 놀랐다.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자리잡을 줄 몰랐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LG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었다. 지난해 선발투수 가운데 용병 만자니오 케펜이 퇴출됐고 최향남 김민기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최원호 한 명만이 제자리를 지켰을 뿐 나머지는 이승호 이동현 이병석 등 3이(李)씨로 채워졌다. 그 가운데 이병석은 서승화의 부상으로 갑자기 선발로 승격된 땜질용이었다. 이감독은 개막 벽두부터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마음속으로 바란 일들이 기대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다. 이승호는 선동렬 못지않던 불펜의 구위를 실전 마운드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될성부른 나무였던 이동현은 무릎부상의 염려를 깨끗이 잠재웠다. 최원호는 지난해처럼 착실하게 자기 할 일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이병석의 두뇌피칭은 화룡점정이 됐다.

이들은 지난 13일 현대전부터 차례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것도 모두 ‘퀄리티 피칭’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동현만 13일 1점을 내줬을 뿐 나머지 3명은 6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들의 활약 덕에 LG 마운드는 ‘팔자에 없던’ 3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회성 돌풍’에 불과하다는 폄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감독은 이제 두 발을 쭉 뻗고 잔다. 이들의 투구내용에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좌완 이승호는 100구를 넘도록 145㎞의 힘 있는 직구를 뿌리고 이닝당 평균 탈삼진이 1.2개일 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지난해 중간 에이스로 뛴 이동현은 검증이 끝난 우완. 다만 투구수가 관건이었는데 지난 13일 127개를 던져 합격점을 받았다. 최원호는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가장 안정감 있는 선발이다. 이병석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포크볼을 가지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감독은 “가장 걱정한 선발진이 5연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모두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 우리 팀의 오랜 숙원인 세대교체가 성공을 거두게 된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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