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지현, FA 악몽…최악 부진에 평가 절하

입력 2003.09.02 (11:27) 수정 2003.09.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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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은 유지현(32·LG)에게 잔인한 한 해다. 최악의 부진에 빠져 지난 9년 동안 힘겹게 쌓은 명성까지 휴지조각으로 구겨질 위기에 처해 있다.



1일 현재 284타수 68안타 타율 2할3푼9리 13타점 30득점 출루율 3할8리. 22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그가 받아든 성적표는 차라리 충격적이다. 지난해까지 유지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



부진한 성적 탓에 견디기 힘든 수모도 숱하게 겪었다. 타순은 진작 8·9번으로 떨어졌다. 선발에서 제외되는 날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투수 서승화에게 타석을 빼앗기고 물러나기도 했다.



모두가 자유계약선수(FA) 때문이다. 그것은 ‘꾀돌이’에게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부른 독약이었다.



유지현은 “지난 겨울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잘할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생각해보니 SK와의 개막전에서 오빵(5타수 무안타)을 기록했을 때부터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 5월 초 발목을 다친 후 급한 마음에 페이스가 더 떨어졌다”고 장탄식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유지현의 상품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유지현에 대한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은 최근 들어 무척 차가워졌다. 시즌 초 그에게 관심을 보인 몇몇 팀은 냉정하게 돌아섰다. 소속팀 LG마저 유지현의 가치를 올초와 달리 평가하고 있다. 유지현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



그러나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남은 한 달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현도 같은 생각이다. “성적이 부진하다고 FA 선언을 유보할 생각은 없다. 내년에는 한 살 더 먹는다. 또 무엇보다 FA에 대한 중압감에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남은 게임 최선을 다한 뒤 기다리겠다.”



유지현의 9월은 지난 9년과 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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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유지현, FA 악몽…최악 부진에 평가 절하
    • 입력 2003-09-02 11:27:00
    • 수정2003-09-02 11:27:00
    연합뉴스
2003년은 유지현(32·LG)에게 잔인한 한 해다. 최악의 부진에 빠져 지난 9년 동안 힘겹게 쌓은 명성까지 휴지조각으로 구겨질 위기에 처해 있다.

1일 현재 284타수 68안타 타율 2할3푼9리 13타점 30득점 출루율 3할8리. 22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그가 받아든 성적표는 차라리 충격적이다. 지난해까지 유지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

부진한 성적 탓에 견디기 힘든 수모도 숱하게 겪었다. 타순은 진작 8·9번으로 떨어졌다. 선발에서 제외되는 날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투수 서승화에게 타석을 빼앗기고 물러나기도 했다.

모두가 자유계약선수(FA) 때문이다. 그것은 ‘꾀돌이’에게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부른 독약이었다.

유지현은 “지난 겨울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잘할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생각해보니 SK와의 개막전에서 오빵(5타수 무안타)을 기록했을 때부터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 5월 초 발목을 다친 후 급한 마음에 페이스가 더 떨어졌다”고 장탄식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유지현의 상품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유지현에 대한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은 최근 들어 무척 차가워졌다. 시즌 초 그에게 관심을 보인 몇몇 팀은 냉정하게 돌아섰다. 소속팀 LG마저 유지현의 가치를 올초와 달리 평가하고 있다. 유지현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

그러나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남은 한 달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현도 같은 생각이다. “성적이 부진하다고 FA 선언을 유보할 생각은 없다. 내년에는 한 살 더 먹는다. 또 무엇보다 FA에 대한 중압감에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남은 게임 최선을 다한 뒤 기다리겠다.”

유지현의 9월은 지난 9년과 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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