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TV페스티벌 수상 노희경

입력 2005.06.26 (00:00) 수정 2005.06.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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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노희경(39) 씨에게는 최근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 15일 중국에서 열린 제11회 상하이 국제TV페스티벌 시상식에서 단막극 ‘유행가가 되리’로 최우수극본상(Best Screenplay)을 받았습니다. 그가 쓴 이 드라마는 TV드라마 부문 대상인 매그놀리아상(Magnolia Award Best TV Film)도 함께 수상했습니다.

지난 3월 6일 KBS 2TV를 통해 ‘KBS 창사특집극’이란 타이틀을 달고 방송된 ‘유행가가 되리’는 평범한 중년부부의 삶의 단면을 통해 유행가처럼 유치한 듯하지만 그 자체로 인생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지난 23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개최된 수상기념 축하연에서 노 작가를 만났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
▲감사할 따름이다. 해외에서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람 사는 모습은 세상 어디서나 비슷한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내 이야기(드라마)가 나만 공감하고 나만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자주 의문을 가졌다.

--'꽃보다 아름다워'도 그렇고 '유행가가 되리'도 그렇고 최근에는 가족 이야기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남들이 가족 이야기를 안 쓰니까 쓴다(웃음). 내년 초 방영 예정인 미니시리즈 '굿바이, 솔로'는 멜로가 강하다. 특별히 어떤 분야를 쓰겠다고 작정하고 쓰는 것은 아니다. 이전 작품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다음 작품에서 주로 다룬다. 이전 작품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아쉬움이 남으면 다음 작품에서 그걸 다루고, 전개방식이 평이했으면 이번에는 어떻게 바꿔볼까 고민한다. 작품을 쓰면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정 PD, 특정 연기자와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PD나 연기자를 지정하는 편인가.
▲지정이 아니고 합의다. 함께 작품을 하니까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친구처럼 일하는 것을 좋아해 또래 PD들과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캐스팅에서도 의견을 낸다. 내가 쓴 작품이니 당연한 거 아닌가. 연출자가 추천하는 연기자와 내가 추천하는 연기자가 상충될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연출자의 의견을 따른다. 상충되는 부분이 주인공일 경우에는 의견 조율을 한다.

--최근에는 표민수 PD, 김철규 PD와 작품을 주로 했다. 두 PD의 스타일을 비교한다면.
▲표 PD는 '디테일(detail)'하다. '사람을 저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할 때가 많다. 김 PD는 나이에 비해 그릇이 크다. 다른 PD들이 대본을 막 자르면 속상한데 김 PD가 그러면 속상하지 않다. 김 PD는 작품의 전체를 보고 운용하는 사람이다. '굿바이, 솔로' 이후 작품은 표 PD와 하기로 약속했다.

--영화를 왜 안 하나.
▲영화에 매력을 못 느낀다. 영화관에 잘 가지도 않는다. 누가 내 작품을 돈 주고 본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미 드라마에 길이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작가의 역할도 큰데 영화는 확실히 감독의 작품인 것 같다.

--인기작가로서 작품을 쓰기 전에 부담감은 없는지.
▲물론 있다. 그러나 부담감 갖는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나는 이 정도는 써야 돼' 이런 생각들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쓴 작품 중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과 아쉬웠던 작품이 있다면.
▲모두 다 대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대표작을 꼽으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들겠다. 아쉬웠던 작품으로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고독' 등이 있다. 두 작품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작품이 실제의 깊이보다 더 우울하게 그려진 것 같다. 그때는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다(웃음). 준비 기간도 짧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교만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고독'을 10년 후에 다시 만들고 싶다.

--작품은 주로 언제 쓰나.
▲주로 낮에 쓴다. 매일 일정하게 쓰는 편이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 있다. 그렇다고 그 시간 내내 작품 쓰는 것은 아니고…주로 잡생각을 한다(웃음). 작품이 방영되기 두세 달 전에는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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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TV페스티벌 수상 노희경
    • 입력 2005-06-26 00:00:00
    • 수정2005-06-26 10:21:57
    사회
드라마 작가 노희경(39) 씨에게는 최근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 15일 중국에서 열린 제11회 상하이 국제TV페스티벌 시상식에서 단막극 ‘유행가가 되리’로 최우수극본상(Best Screenplay)을 받았습니다. 그가 쓴 이 드라마는 TV드라마 부문 대상인 매그놀리아상(Magnolia Award Best TV Film)도 함께 수상했습니다. 지난 3월 6일 KBS 2TV를 통해 ‘KBS 창사특집극’이란 타이틀을 달고 방송된 ‘유행가가 되리’는 평범한 중년부부의 삶의 단면을 통해 유행가처럼 유치한 듯하지만 그 자체로 인생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지난 23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개최된 수상기념 축하연에서 노 작가를 만났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 ▲감사할 따름이다. 해외에서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람 사는 모습은 세상 어디서나 비슷한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내 이야기(드라마)가 나만 공감하고 나만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자주 의문을 가졌다. --'꽃보다 아름다워'도 그렇고 '유행가가 되리'도 그렇고 최근에는 가족 이야기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남들이 가족 이야기를 안 쓰니까 쓴다(웃음). 내년 초 방영 예정인 미니시리즈 '굿바이, 솔로'는 멜로가 강하다. 특별히 어떤 분야를 쓰겠다고 작정하고 쓰는 것은 아니다. 이전 작품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다음 작품에서 주로 다룬다. 이전 작품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아쉬움이 남으면 다음 작품에서 그걸 다루고, 전개방식이 평이했으면 이번에는 어떻게 바꿔볼까 고민한다. 작품을 쓰면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정 PD, 특정 연기자와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PD나 연기자를 지정하는 편인가. ▲지정이 아니고 합의다. 함께 작품을 하니까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친구처럼 일하는 것을 좋아해 또래 PD들과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캐스팅에서도 의견을 낸다. 내가 쓴 작품이니 당연한 거 아닌가. 연출자가 추천하는 연기자와 내가 추천하는 연기자가 상충될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연출자의 의견을 따른다. 상충되는 부분이 주인공일 경우에는 의견 조율을 한다. --최근에는 표민수 PD, 김철규 PD와 작품을 주로 했다. 두 PD의 스타일을 비교한다면. ▲표 PD는 '디테일(detail)'하다. '사람을 저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할 때가 많다. 김 PD는 나이에 비해 그릇이 크다. 다른 PD들이 대본을 막 자르면 속상한데 김 PD가 그러면 속상하지 않다. 김 PD는 작품의 전체를 보고 운용하는 사람이다. '굿바이, 솔로' 이후 작품은 표 PD와 하기로 약속했다. --영화를 왜 안 하나. ▲영화에 매력을 못 느낀다. 영화관에 잘 가지도 않는다. 누가 내 작품을 돈 주고 본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미 드라마에 길이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작가의 역할도 큰데 영화는 확실히 감독의 작품인 것 같다. --인기작가로서 작품을 쓰기 전에 부담감은 없는지. ▲물론 있다. 그러나 부담감 갖는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나는 이 정도는 써야 돼' 이런 생각들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쓴 작품 중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과 아쉬웠던 작품이 있다면. ▲모두 다 대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대표작을 꼽으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들겠다. 아쉬웠던 작품으로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고독' 등이 있다. 두 작품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작품이 실제의 깊이보다 더 우울하게 그려진 것 같다. 그때는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다(웃음). 준비 기간도 짧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교만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고독'을 10년 후에 다시 만들고 싶다. --작품은 주로 언제 쓰나. ▲주로 낮에 쓴다. 매일 일정하게 쓰는 편이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 있다. 그렇다고 그 시간 내내 작품 쓰는 것은 아니고…주로 잡생각을 한다(웃음). 작품이 방영되기 두세 달 전에는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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