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차출 `대립이냐 상생이냐`

입력 2005.11.22 (16:07) 수정 2005.11.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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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 2월 전지훈련에 불참하는 선수는 독일월드컵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강성 발언을 한 뒤 K리그 각 구단과 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2일 전지훈련 예비명단 32명을 발표하고는 J리거들을 점검하기 위해 곧장 일본으로 떠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안이 무엇인지, 왜 그런 경고를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구단과 힘겨루기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엘류, 본프레레 감독 시절이나 올림픽대표팀 소집 과정에서 소집 불응 사태까지 불사하며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구단들은 월드컵이라는 \'대사\' 앞에 다소 주눅이 든 느낌이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의 \'일방통행식 통보\'에는 순순히 협조할 수 없다는 자세도 내비치고 있다.
아드보카트호는 내년 1월15일 소집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어지는 6주 간의 강행군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8차례 평가전 일정도 잠정 결정한 상태.

문제는 이 기간에 프로구단의 훈련 일정도 잡혀있다는 점이다. 박주영, 김동진, 백지훈, 정조국이 소속된 FC 서울은 내년 1월9일 중국 쿤밍 고지훈련을 다녀온 뒤 설을 쇠고 3주 정도 다른 곳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올 예정이다.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동계훈련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FC 서울 관계자는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무조건 딴죽을 걸기는 쉽지 않다.구단의 이익만 내세울 수도 없다.그러나 감독의 강압적인 밀어붙이기는 곤란하다.구단별로 대응하지 말고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를 통해 협회와 구단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기헌 수원 단장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프로 리그도 발전할 수 있다.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룰은 차치하더라도 대표선수 관리 규정이 있는데 협회가 스스로 이를 어겨서는 곤란하다.일방적으로 따라오라고 할 게 아니다.대립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협회는 지난 3일 프로연맹 이사회에서 향후 대표팀 일정을 설명하고 각 구단 단장들에게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 관계자는 \"김호곤 전무와 기술국이 구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도 6주 간의 장기 차출 계획을 놓고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축구전문사이트 게시판에는 대표팀 우선주의에 K리그가 언제까지 양보해야 하느냐는 주장과 거시적으로 봐서 월드컵의 성과는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글이 엇비슷한 비율로 올라오고 있다.
축구협회와 구단들은 2003년 말 대표팀 차출 거부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와 프로연맹, 구단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협의체는 말 뿐이었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대화 채널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면 몇몇 구단과 대표팀 코칭스태프, 협회가 정면 충돌을 밥 먹듯이 되풀이했다. 지금이야말로 대표팀과 리그가 동시에 살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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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팀 차출 `대립이냐 상생이냐`
    • 입력 2005-11-22 16:07:32
    • 수정2005-11-22 16:32:04
    연합뉴스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 2월 전지훈련에 불참하는 선수는 독일월드컵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강성 발언을 한 뒤 K리그 각 구단과 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2일 전지훈련 예비명단 32명을 발표하고는 J리거들을 점검하기 위해 곧장 일본으로 떠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안이 무엇인지, 왜 그런 경고를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구단과 힘겨루기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엘류, 본프레레 감독 시절이나 올림픽대표팀 소집 과정에서 소집 불응 사태까지 불사하며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구단들은 월드컵이라는 \'대사\' 앞에 다소 주눅이 든 느낌이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의 \'일방통행식 통보\'에는 순순히 협조할 수 없다는 자세도 내비치고 있다. 아드보카트호는 내년 1월15일 소집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어지는 6주 간의 강행군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8차례 평가전 일정도 잠정 결정한 상태. 문제는 이 기간에 프로구단의 훈련 일정도 잡혀있다는 점이다. 박주영, 김동진, 백지훈, 정조국이 소속된 FC 서울은 내년 1월9일 중국 쿤밍 고지훈련을 다녀온 뒤 설을 쇠고 3주 정도 다른 곳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올 예정이다.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동계훈련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FC 서울 관계자는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무조건 딴죽을 걸기는 쉽지 않다.구단의 이익만 내세울 수도 없다.그러나 감독의 강압적인 밀어붙이기는 곤란하다.구단별로 대응하지 말고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를 통해 협회와 구단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기헌 수원 단장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프로 리그도 발전할 수 있다.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룰은 차치하더라도 대표선수 관리 규정이 있는데 협회가 스스로 이를 어겨서는 곤란하다.일방적으로 따라오라고 할 게 아니다.대립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협회는 지난 3일 프로연맹 이사회에서 향후 대표팀 일정을 설명하고 각 구단 단장들에게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 관계자는 \"김호곤 전무와 기술국이 구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도 6주 간의 장기 차출 계획을 놓고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축구전문사이트 게시판에는 대표팀 우선주의에 K리그가 언제까지 양보해야 하느냐는 주장과 거시적으로 봐서 월드컵의 성과는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글이 엇비슷한 비율로 올라오고 있다. 축구협회와 구단들은 2003년 말 대표팀 차출 거부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와 프로연맹, 구단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협의체는 말 뿐이었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대화 채널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면 몇몇 구단과 대표팀 코칭스태프, 협회가 정면 충돌을 밥 먹듯이 되풀이했다. 지금이야말로 대표팀과 리그가 동시에 살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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