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탈출’ 울산 명가 부활

입력 2005.12.04 (16:22) 수정 2005.12.0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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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울산 현대가 지난 1996년 이후 9년 만에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준 국가대표팀\'으로 불릴 만큼 국내 최고 멤버들을 보유한 울산은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무릎꿇었던 아픈 기억을 털고 올해에는 기복 없는 전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마침내 우승의 한을 풀었다.
울산은 올 시즌 컵대회 2위[6승5무1패], K리그 전기[7승1무4패]와 후기[6승3무3패] 각각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고,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등 행운도 따라 줘 명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컵대회[12경기 6골1도움] 맹활약을 비롯해 올 시즌 27경기에서 8골2도움을 기록한 프로 2년차 스트라이커 김진용[23]이 전반기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기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유턴한 이천수[24]와 \'삼바 특급\' 마차도[29], 최성국[22]으로 이어지는 삼각 공격 편대의 위력이 맹위를 떨쳤다.
김정우[23], 이호[21] 등 국가대표 멤버들이 포진한 미드필더진과 조세권[27], 박병규[23], 유경렬[27]로 구성된 수비 라인은 국내 최강이라 자부할 만큼 짜임새를 갖췄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한 노정윤[34]과 J리그에서 복귀한 유상철[34]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 \'경험\'과 \'투혼\'이라는 양 날개를 달아줬다.
<B> ◇이천수-마차도 효과</B>

돌아온 이천수와 잘 뽑은 용병 마차도는 울산 우승의 일등 공신이다.
2003년 7월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이적 후 2년 여 만에 복귀해 후기리그부터 출전한 이천수는 14경기에서 7골5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은 9일 전북과 정규리그 최종전[3-2 승] 1득점을 시작으로 20일 성남과 플레이오프[2-1승]에서 2도움, 27일 인천과 챔피언결정 1차전[5-1승]에서 3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팀을 정상으로 안내했다.
선수 추가 등록 기간인 7월부터 팀에 합류한 브라질 출신의 골잡이 마차도는 17경기 13골을 터트리며 K리그 데뷔 첫 해 팀 우승과 함께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김정남 감독이 시즌 중임에도 브라질로 직접 건너 가 뽑아온 마차도는 성적으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고, 울산은 최근 그와 서둘러 2년 재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B> ◇중원의 힘</B>

울산의 공.수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데에는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들이 지키는 허리 라인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현 국가대표팀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와 이호를 중심으로 2002 한.일 월드컵 대표 현영민[26]과 청소년대표 출신 이종민[22]이 좌.우에 포진한 울산의 미드필더진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해 온 프로 3년차 이호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도 강한 인상을 심어줄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백업 멤버인 프로 새내기 김영삼[23]도 16경기에 출전, 안정된 수비와 함께 2골을 터트리며 팀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다.
<B>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역할 분담</B>

2000년 10월 울산 지휘봉을 잡아 5년여 만에 우승컵을 안은 김정남 감독은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선수들을 대하며 자율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반면 지난 1994년부터 5년 간 울산에서 코치를 맡았고, 올해 수석코치로 다시 부임한 이상철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팀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시어머니 역할을 도맡았다.
부평고 감독 출신인 임종헌 코치는 군기반장 구실을 하면서 이천수, 김정우는 물론 데뷔 첫 해인 올해 스리백 수비 라인의 한 축을 꿰찬 중앙수비수 박병규[34경기 1도움] 등 고교 제자들을 팀의 주전으로 키워냈다.
윤덕여 코치는 2군에서 공격수 이진호와 수비수 장상원 같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거뜬히 메울 수 있도록 도왔다.
<B> ◇선진 클럽시스템 운영의 첫 결실 </B>

울산은 지난해 한국 프로축구계를 강타한 용병 비리로 프런트 일부가 물갈이 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한국 프로축구 전통의 명가답게 구단 운영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02년 초 약 100억 원을 들여 객실 70개, 수용인원 258명 규모의 초현대식 클럽하우스를 지었다. 국내 선수 중 기혼자는 노정윤 유상철 서동명 등뿐이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지내며 팀워크를 다져왔다.
울산은 또 지난 2003년부터 지역 내 초.중.고.대학을 연계하는 유소년클럽시스템을 운영하며 꿈나무 발굴 및 체계적인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만간 울산의 유소년 육성시스템이 낳은 첫 프로계약 선수도 배출될 예정이다.
울산은 지난 10월 초엔 아르헨티나 명문 클럽 리버 플레이트와 자매결연을 하고 유소년 클럽 운영과 관련한 본격적인 교류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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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년 2위 탈출’ 울산 명가 부활
    • 입력 2005-12-04 16:22:55
    • 수정2005-12-05 19:37:37
    연합뉴스
‘만년 2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울산 현대가 지난 1996년 이후 9년 만에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준 국가대표팀\'으로 불릴 만큼 국내 최고 멤버들을 보유한 울산은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무릎꿇었던 아픈 기억을 털고 올해에는 기복 없는 전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마침내 우승의 한을 풀었다. 울산은 올 시즌 컵대회 2위[6승5무1패], K리그 전기[7승1무4패]와 후기[6승3무3패] 각각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고,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등 행운도 따라 줘 명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컵대회[12경기 6골1도움] 맹활약을 비롯해 올 시즌 27경기에서 8골2도움을 기록한 프로 2년차 스트라이커 김진용[23]이 전반기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기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유턴한 이천수[24]와 \'삼바 특급\' 마차도[29], 최성국[22]으로 이어지는 삼각 공격 편대의 위력이 맹위를 떨쳤다. 김정우[23], 이호[21] 등 국가대표 멤버들이 포진한 미드필더진과 조세권[27], 박병규[23], 유경렬[27]로 구성된 수비 라인은 국내 최강이라 자부할 만큼 짜임새를 갖췄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한 노정윤[34]과 J리그에서 복귀한 유상철[34]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 \'경험\'과 \'투혼\'이라는 양 날개를 달아줬다. <B> ◇이천수-마차도 효과</B> 돌아온 이천수와 잘 뽑은 용병 마차도는 울산 우승의 일등 공신이다. 2003년 7월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이적 후 2년 여 만에 복귀해 후기리그부터 출전한 이천수는 14경기에서 7골5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은 9일 전북과 정규리그 최종전[3-2 승] 1득점을 시작으로 20일 성남과 플레이오프[2-1승]에서 2도움, 27일 인천과 챔피언결정 1차전[5-1승]에서 3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팀을 정상으로 안내했다. 선수 추가 등록 기간인 7월부터 팀에 합류한 브라질 출신의 골잡이 마차도는 17경기 13골을 터트리며 K리그 데뷔 첫 해 팀 우승과 함께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김정남 감독이 시즌 중임에도 브라질로 직접 건너 가 뽑아온 마차도는 성적으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고, 울산은 최근 그와 서둘러 2년 재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B> ◇중원의 힘</B> 울산의 공.수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데에는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들이 지키는 허리 라인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현 국가대표팀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와 이호를 중심으로 2002 한.일 월드컵 대표 현영민[26]과 청소년대표 출신 이종민[22]이 좌.우에 포진한 울산의 미드필더진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해 온 프로 3년차 이호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도 강한 인상을 심어줄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백업 멤버인 프로 새내기 김영삼[23]도 16경기에 출전, 안정된 수비와 함께 2골을 터트리며 팀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다. <B>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역할 분담</B> 2000년 10월 울산 지휘봉을 잡아 5년여 만에 우승컵을 안은 김정남 감독은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선수들을 대하며 자율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반면 지난 1994년부터 5년 간 울산에서 코치를 맡았고, 올해 수석코치로 다시 부임한 이상철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팀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시어머니 역할을 도맡았다. 부평고 감독 출신인 임종헌 코치는 군기반장 구실을 하면서 이천수, 김정우는 물론 데뷔 첫 해인 올해 스리백 수비 라인의 한 축을 꿰찬 중앙수비수 박병규[34경기 1도움] 등 고교 제자들을 팀의 주전으로 키워냈다. 윤덕여 코치는 2군에서 공격수 이진호와 수비수 장상원 같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거뜬히 메울 수 있도록 도왔다. <B> ◇선진 클럽시스템 운영의 첫 결실 </B> 울산은 지난해 한국 프로축구계를 강타한 용병 비리로 프런트 일부가 물갈이 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한국 프로축구 전통의 명가답게 구단 운영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02년 초 약 100억 원을 들여 객실 70개, 수용인원 258명 규모의 초현대식 클럽하우스를 지었다. 국내 선수 중 기혼자는 노정윤 유상철 서동명 등뿐이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지내며 팀워크를 다져왔다. 울산은 또 지난 2003년부터 지역 내 초.중.고.대학을 연계하는 유소년클럽시스템을 운영하며 꿈나무 발굴 및 체계적인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만간 울산의 유소년 육성시스템이 낳은 첫 프로계약 선수도 배출될 예정이다. 울산은 지난 10월 초엔 아르헨티나 명문 클럽 리버 플레이트와 자매결연을 하고 유소년 클럽 운영과 관련한 본격적인 교류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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