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맹활약 `K리그 뜨거웠다`

입력 2005.12.05 (09:21) 수정 2005.12.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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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프로축구 K리그가 4일 울산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1일 작년 챔피언[정규리그.FA컵]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수퍼컵단판 승부로 막을 올린 이후 삼성하우젠컵[78경기], 정규리그 전.후기[156경기],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까지 9개월여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챔피언 결정 2차전에 3만4천652명이 입장해 올해 누적관중은 287만3천351명으로 종전 최다관중 기록[1999년.275만2천953명]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관중 집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지만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거운 열기를 지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전체적인 축구 열풍을 자극한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플레이로 한층 올라간 팬들의 눈높이가 K리그에 잉글랜드발[發] 역풍을 몰고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시즌 초반 \'신드롬\'을 불러온 박주영[FC서울]의 팬 몰이에서 시작해 막판 이천수[울산]의 대활약까지 토종 특급 스타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2002한일월드컵 직후 \'K리그 르네상스\'를 다시 이뤄내기에는 전반적으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박주영 출전 경기가 연일 \'대박\'을 터뜨렸지만 하루 2-3천명만 축구장을 찾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경기도 적지 않았다.
리그 판도를 보면 FA[자유계약선수] 대어들을 낚아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로 불렸던 지난 시즌 챔피언 수원 삼성의 하염없는 추락과 2년차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 만년 꼴찌 후보 부천 SK의 동반 돌풍이 기존 판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2년째 계속된 챔피언 결정 방식은 도마 위에 올랐다, 전기 우승팀 부산이 후반기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꼴찌로 추락하면서 리그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는 방법이 복잡해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그라운드내의 비신사적 플레이에 과감하게 엄벌을 가하려는 시도는 높게 평가됐다, 비디오 공청회는 반스포츠적 행동을 반성하는 \'고해성사\'라는 말도 나왔다.
구단들이 재정난을 호소한 가운데 신인 선수 선발 방식은 4년 만에 드래프트로 환원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에는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b>◇울산-수원 \'명가의 희비\' </b>

창단 이후 리그와 컵대회에서 준우승만 9차례나 경험한 울산은 \'이유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1996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9년 만의 한풀이였다.
울산은 그동안 유소년클럽 운영으로 구단의 기반을 닦고 다른 팀에서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해 효과적으로 조련함으로써 탄탄한 전력을 만들었다.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J리그에서 돌아온 이천수, 최성국, 유상철의 가세가 큰 힘이 됐다.
울산은 컵대회 2위, 전.후기 각각 3위로 올해 한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페이스의 레이스를 펼친 끝에 \'명가[名家] 부활\'을 알렸다.
개인적으로는 16년 만에 우승한 김정남 감독은 시즌 도중 용병을 물색하러 다니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대업을 완성했다.
반면 수원은 \'줄부상\' 악재에 철저하게 발목을 잡혔다.
차범근 감독을 영입하고 첫 해 우승한 수원은 김남일, 송종국, 안효연, 산드로 등을 보강해 올 시즌 전관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시즌 개막 이전 A3대회[한.중.일 챔피언전]와 개막 대회인 수퍼컵, 삼성하우젠컵을 휩쓸자 수원의 꿈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부상의 악령이 찾아와 나드손, 김남일, 김진우 등 주전들이 하나 둘씩 전열에서 이탈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선전 젠리바오[중국]에 덜미를 잡혀 사실상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FA컵 만이 수원의 마지막 희망이다.
이안 포터필드 감독의 부산은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기리그에서 우승하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6전승 무실점 기록, 준결승 진출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후기리그에서는 3무9패로 급전직하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무참하게 패했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도 인천에 맥없이 무너졌다.
인천과 부천의 돌풍은 장외룡, 정해성 감독의 데이터 축구와 설움받은 선수들의 끈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인천은 전.후기 통합순위 1위로 시민구단의 모델을 제시했고 부천은 빈약한 선수 자원에도 불구하고 짠물축구로 다른 팀들을 괴롭혔다.
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 일화는 한여름 피스컵 기간에 국내외 선수를 집중 보강해 7번째 정상에 도전했지만 후기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b> ◇박주영 신드롬으로 지핀 열기 </b>

지난 2월28일 고려대에 다니던 \'한국축구의 보물\' 박주영이 FC서울에 전격 입단하면서 이미 신드롬은 예견됐다.
박주영은 홈 구장 상암은 물론 원정팀 구장까지 2만-3만명의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5월18일 광주전, 7월10일 포항전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컵대회를 포함해 시즌 전체 18골로 가장 많이 네트를 흔들었다.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 기록을 합산하는 제도 때문에 정규리그 득점왕을 마차도[울산]에게 내줬지만 최고 인기 선수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6월 월드컵 최종예선과 세계청소년대회로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리그에 전력을 기울지 못했지만 한번 골 폭풍을 몰아칠 때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리그 전반부 열기가 박주영에 의해 피어났다면 후반부는 이천수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이천수는 반쪽 시즌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7골 5도움의 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명함을 내밀게 됐다.
특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3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역대 포스트시즌 중 가장 빼어난 플레이로 평가받을만 하다.
35세 베테랑 폭격기 김도훈[성남]은 8월31일 프로축구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대기록을 쏘아올렸다, 인천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김도훈은 김현석[은퇴]이 갖고 있던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110골]을 갈아치웠다.
김도훈은 최다골 기록을 114호까지 늘렸다, 막판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한 김도훈은 정규리그 공격포인트[득점+도움]에서는 16개로 1위를 차지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꽁지머리\' 수문장 김병지는 최다 무실점 기록을 127경기로 늘려 새 기록을 세웠다. 부산 아이파크의 도화성은 역대 최장거리[65m] 슈팅을 기록했다.
우승팀 울산은 K리그 통산 300승 고지를 처음 밟았고 포항은 통산 1천호골을 쏘아올렸다.
<b>◇제도 운영, 여전히 \'의문부호\' </b>

지난해 용병 도입과 관련된 일부 구단들의 비리 사건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던 K리그는 올해 외견상 큰 사고 없이 비교적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
프로축구판을 강타한 용병 비리로 구단들은 잔뜩 움추려든 상태에서 출발한 탓이었던지 구단들은 그다지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대표팀 소집 규정을 놓고 축구협회와 충돌이 있었지만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초 유상부 전 회장이 물러나고 곽정환 성남 구단주가 새 회장으로 입성해 새 집행부를 꾸렸다. 그러나 신임 집행부는 몇몇 구단의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출범부터 순탄하지 못한 길을 가야 했다.
연맹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이른바 \'몰래 반칙\'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울산의 삼바 용병 카르로스가 \'시범 케이스\'로 걸려 4경기 출전정지를 당한 끝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고국행 짐을 싸야 했다.
2003년 단일리그제를 시행하다 2004년부터 전환한 4강 플레이오프 제도는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우선 전기 우승팀 부산이 후기리그에 전력을 다하지 않아 리그 전체적으로 박진감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전.후기 우승팀이 아닌 통합 3위 울산이 우승한 것도 정규리그 성적표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팬들 입장에서도 어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지 복잡하게 계산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현행 제도는 \'칼\'을 들이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다시 도입된 신인 드래프트도 \'구단의 살 길\'이라는 명분을 깔았지만 분명히 대세에는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드래프트라고 모두 후진적인 것은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제도가 또 얼마나 지속할지, 거물급 신인이 나오면 판 자체가 깨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이 없지않다.
프로축구 팬들은 K리그가 내년 시즌 월드컵의 해를 맞아 다시 한번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리그 인기가 \'반짝 열기\'에 그쳤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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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 맹활약 `K리그 뜨거웠다`
    • 입력 2005-12-05 09:21:28
    • 수정2005-12-05 09:30:59
    연합뉴스
2005년 프로축구 K리그가 4일 울산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1일 작년 챔피언[정규리그.FA컵]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수퍼컵단판 승부로 막을 올린 이후 삼성하우젠컵[78경기], 정규리그 전.후기[156경기],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까지 9개월여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챔피언 결정 2차전에 3만4천652명이 입장해 올해 누적관중은 287만3천351명으로 종전 최다관중 기록[1999년.275만2천953명]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관중 집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지만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거운 열기를 지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전체적인 축구 열풍을 자극한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플레이로 한층 올라간 팬들의 눈높이가 K리그에 잉글랜드발[發] 역풍을 몰고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시즌 초반 \'신드롬\'을 불러온 박주영[FC서울]의 팬 몰이에서 시작해 막판 이천수[울산]의 대활약까지 토종 특급 스타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2002한일월드컵 직후 \'K리그 르네상스\'를 다시 이뤄내기에는 전반적으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박주영 출전 경기가 연일 \'대박\'을 터뜨렸지만 하루 2-3천명만 축구장을 찾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경기도 적지 않았다. 리그 판도를 보면 FA[자유계약선수] 대어들을 낚아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로 불렸던 지난 시즌 챔피언 수원 삼성의 하염없는 추락과 2년차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 만년 꼴찌 후보 부천 SK의 동반 돌풍이 기존 판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2년째 계속된 챔피언 결정 방식은 도마 위에 올랐다, 전기 우승팀 부산이 후반기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꼴찌로 추락하면서 리그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는 방법이 복잡해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그라운드내의 비신사적 플레이에 과감하게 엄벌을 가하려는 시도는 높게 평가됐다, 비디오 공청회는 반스포츠적 행동을 반성하는 \'고해성사\'라는 말도 나왔다. 구단들이 재정난을 호소한 가운데 신인 선수 선발 방식은 4년 만에 드래프트로 환원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에는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b>◇울산-수원 \'명가의 희비\' </b> 창단 이후 리그와 컵대회에서 준우승만 9차례나 경험한 울산은 \'이유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1996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9년 만의 한풀이였다. 울산은 그동안 유소년클럽 운영으로 구단의 기반을 닦고 다른 팀에서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해 효과적으로 조련함으로써 탄탄한 전력을 만들었다.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J리그에서 돌아온 이천수, 최성국, 유상철의 가세가 큰 힘이 됐다. 울산은 컵대회 2위, 전.후기 각각 3위로 올해 한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페이스의 레이스를 펼친 끝에 \'명가[名家] 부활\'을 알렸다. 개인적으로는 16년 만에 우승한 김정남 감독은 시즌 도중 용병을 물색하러 다니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대업을 완성했다. 반면 수원은 \'줄부상\' 악재에 철저하게 발목을 잡혔다. 차범근 감독을 영입하고 첫 해 우승한 수원은 김남일, 송종국, 안효연, 산드로 등을 보강해 올 시즌 전관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시즌 개막 이전 A3대회[한.중.일 챔피언전]와 개막 대회인 수퍼컵, 삼성하우젠컵을 휩쓸자 수원의 꿈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부상의 악령이 찾아와 나드손, 김남일, 김진우 등 주전들이 하나 둘씩 전열에서 이탈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선전 젠리바오[중국]에 덜미를 잡혀 사실상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FA컵 만이 수원의 마지막 희망이다. 이안 포터필드 감독의 부산은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기리그에서 우승하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6전승 무실점 기록, 준결승 진출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후기리그에서는 3무9패로 급전직하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무참하게 패했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도 인천에 맥없이 무너졌다. 인천과 부천의 돌풍은 장외룡, 정해성 감독의 데이터 축구와 설움받은 선수들의 끈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인천은 전.후기 통합순위 1위로 시민구단의 모델을 제시했고 부천은 빈약한 선수 자원에도 불구하고 짠물축구로 다른 팀들을 괴롭혔다. 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 일화는 한여름 피스컵 기간에 국내외 선수를 집중 보강해 7번째 정상에 도전했지만 후기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b> ◇박주영 신드롬으로 지핀 열기 </b> 지난 2월28일 고려대에 다니던 \'한국축구의 보물\' 박주영이 FC서울에 전격 입단하면서 이미 신드롬은 예견됐다. 박주영은 홈 구장 상암은 물론 원정팀 구장까지 2만-3만명의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5월18일 광주전, 7월10일 포항전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컵대회를 포함해 시즌 전체 18골로 가장 많이 네트를 흔들었다.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 기록을 합산하는 제도 때문에 정규리그 득점왕을 마차도[울산]에게 내줬지만 최고 인기 선수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6월 월드컵 최종예선과 세계청소년대회로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리그에 전력을 기울지 못했지만 한번 골 폭풍을 몰아칠 때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리그 전반부 열기가 박주영에 의해 피어났다면 후반부는 이천수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이천수는 반쪽 시즌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7골 5도움의 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명함을 내밀게 됐다. 특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3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역대 포스트시즌 중 가장 빼어난 플레이로 평가받을만 하다. 35세 베테랑 폭격기 김도훈[성남]은 8월31일 프로축구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대기록을 쏘아올렸다, 인천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김도훈은 김현석[은퇴]이 갖고 있던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110골]을 갈아치웠다. 김도훈은 최다골 기록을 114호까지 늘렸다, 막판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한 김도훈은 정규리그 공격포인트[득점+도움]에서는 16개로 1위를 차지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꽁지머리\' 수문장 김병지는 최다 무실점 기록을 127경기로 늘려 새 기록을 세웠다. 부산 아이파크의 도화성은 역대 최장거리[65m] 슈팅을 기록했다. 우승팀 울산은 K리그 통산 300승 고지를 처음 밟았고 포항은 통산 1천호골을 쏘아올렸다. <b>◇제도 운영, 여전히 \'의문부호\' </b> 지난해 용병 도입과 관련된 일부 구단들의 비리 사건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던 K리그는 올해 외견상 큰 사고 없이 비교적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 프로축구판을 강타한 용병 비리로 구단들은 잔뜩 움추려든 상태에서 출발한 탓이었던지 구단들은 그다지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대표팀 소집 규정을 놓고 축구협회와 충돌이 있었지만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초 유상부 전 회장이 물러나고 곽정환 성남 구단주가 새 회장으로 입성해 새 집행부를 꾸렸다. 그러나 신임 집행부는 몇몇 구단의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출범부터 순탄하지 못한 길을 가야 했다. 연맹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이른바 \'몰래 반칙\'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울산의 삼바 용병 카르로스가 \'시범 케이스\'로 걸려 4경기 출전정지를 당한 끝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고국행 짐을 싸야 했다. 2003년 단일리그제를 시행하다 2004년부터 전환한 4강 플레이오프 제도는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우선 전기 우승팀 부산이 후기리그에 전력을 다하지 않아 리그 전체적으로 박진감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전.후기 우승팀이 아닌 통합 3위 울산이 우승한 것도 정규리그 성적표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팬들 입장에서도 어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지 복잡하게 계산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현행 제도는 \'칼\'을 들이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다시 도입된 신인 드래프트도 \'구단의 살 길\'이라는 명분을 깔았지만 분명히 대세에는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드래프트라고 모두 후진적인 것은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제도가 또 얼마나 지속할지, 거물급 신인이 나오면 판 자체가 깨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이 없지않다. 프로축구 팬들은 K리그가 내년 시즌 월드컵의 해를 맞아 다시 한번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리그 인기가 \'반짝 열기\'에 그쳤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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