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 보다 소중한 ‘맨U맨 자신감’

입력 2005.12.21 (11:19) 수정 2009.02.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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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세대 ‘신형 엔진’ 박지성이 잉글랜드 진출 133일만에 드디어 첫 골을 터뜨렸습니다.
※ 동영상: 박지성 데뷔골 순간,
맨U-버밍임시티 경기 하이라이트


박지성은 2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에서 열린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와 경기에서 후반 5분 강력한 왼발을 골네트에 꽂아 첫 득점을 신고했습니다.
이로써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첫 관문을 넘은 데 이어 첫 골까지 성공시키며 잉글랜드 리그에서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박지성은 데뷔골 외에도 후반 1분에는 결정적인 패스로 사하의 귀중한 선제골을 돕는 등 맹활약했습니다.박지성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는 버밍엄시티를 3대 1로 꺾고, 칼링컵 4강에 진출했습니다.

■ ‘맨U 신형엔진’ 공간침투로 첫 골 쐈다

맨체스터Utd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칼링컵 8강전에 루드 반 니스텔루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등 고참 선수들을 빼고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베스트11을 구성했습니다.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전에서 후반 5분, 강력한 왼발슛을 성공시켜 잉글랜드 진출 133일만에 첫 골을 떠뜨린 박지성이 맨체스터Utd 원정 응원단을 향해 달려가며 양 팔을 옆으로 흔드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할 당시 선보였던 박지성 특유의 골 세리머니로, 국내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일명 ‘꽃게춤 세리머니’로 불리고 있다.

맨체스터Utd와 맞선 버밍엄시티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했던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에밀 헤스키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데포르티보에서 활약했던 우루과이 출신 골잡이 왈테르 판디아니, 신예 미카엘 포셀 등 만만치 않은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드필드진도 맨체스터Utd의 트리플크라운에 일조했던 니키 버트를 비롯해 머지 이젯, 대런 앤더튼, 저메인 페넌트 등 다수의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해 선전이 기대됐지만 3승3무10패(승점 12), 리그 19위로 참담한 올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습니다.
적극적인 돌파와 동료 선수와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박지성은 전반 36분, 상대 문전 중앙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후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본격적인 골 사냥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맨체스터Utd는 후반 1분만에 공격수들의 연계플레이로 선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박지성이 절묘하게 내준 볼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하자 루이 사하가 밀어 넣어 버밍엄시티의 골망을 흔든 것입니다.
박지성의 감격적인 첫 골이 터진 것은 후반 5분.
박지성은 중앙선 근처에서 넘어온 볼을 감각적인 헤딩으로 사하에게 떨구어 주었습니다.
사하가 수비수와 경합하는 사이 볼이 흘러 나오자 박지성은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강력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마치 지난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C밀란을 상대로 기록했던 골처럼 박지성은 수비수의 밀착 수비를 뚫는 순간적인 공간 침투로 자신의 잉글랜드 첫 골을 잡아냈습니다.
맨체스터Utd는 후반 18분 사하가 쐐기골을 터뜨려 지리 야로식이 한 골을 만회한 버밍엄 시티를 3대1로 물리쳤습니다.
비록 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박지성으로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첫 골입니다.
리그에서 4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도우미로 자리 잡은 박지성은 기다리던 첫 골로 맨체스터Utd의 신형엔진 다운 폭발력을 더 한층 과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133일만에 첫 골...‘두 번째 문을 지나다’

박지성의 데뷔골은 지난 8월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1차전 헝가리 데브레첸 VSC와 홈경기에 교체 출전한 이후 25경기, 133일만에 터진 골입니다.
[그래픽 출처 / 연합뉴스]

이적 직후인 7월26일 맨유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셴다이와의 친선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공식경기 득점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정규리그 17경기, 챔피언스리그 6경기, 칼링컵 1경기 등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빼어난 팀내 공헌도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의 발끝을 떠난 공은 번번이 골대를 비켜 갔습니다.
특히 맨유가 치른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등 주전으로써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터지지 않는 골은 공격수로서 박지성의 면모에 ‘2%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남겼습니다.
원래 득점력이 없는 선수라면 모를 일.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맨유 이적 전까지 PSV 에인트호벤에서 네덜란드 리그 6골, 암스텔컵 2골, 챔피언스리그 1골, 여기에 한국 대표팀 경기 1골을 포함해 10골을 넣은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습니다.
이적 초기 호의적이었던 영국 현지 언론에서 조금씩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

특히 최근 맨체스터의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과 팀 동료 사하에 대해 “루이 사하와 박지성의 팀 공헌도가 불안정”하며 “두 선수 모두 능력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기복이 심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터진 데뷔골은 첫 골 부담을 덜고, 대량 득점을 통해 공격수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평가됩니다.
지난달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대표팀 경기를 끝내 잉글랜드로 출국하며 올해 안으로 첫 골을 넣겠다던 약속도 지켜낸 셈입니다.
■ 퍼거슨,“첫 골 대단했다” 칭찬...이제는 리그 첫 골 도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박지성의 데뷔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올 시즌 많은 경기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많이 보여줬다”며 “결국 그는 해 냈고, 대단한 골이었다”이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이 경기 내내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고 평가하면서 두 골을 기록한 루이 사하보다 높은 팀내 최고 평점 8점을 매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박지성에겐 할 일이 많습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자존심을 있는대로 구기고 있는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계속해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박지성으로써는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첫 골’과 함께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시점입니다.
여기에 FA컵은 물론 오늘 득점포를 터뜨린 칼링컵을 거머쥐기 위해서도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야 하게 됐습니다.
첫 골 부담을 털어낸 박지성은 오는 26일 웨스트브롬위치와 정규리그 18차전, 29일 버밍엄 시티와의 19차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첫 골에 도전합니다.
데뷔골 직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박지성 선수 [연합뉴스]



박지성 첫 골 ‘칼링컵’은 어떤 대회?

박지성이 맨유 입단 후 공식 첫 골을 터뜨린 칼링컵 대회는 지난 1960-61 시즌 시작된 잉글랜드 리그컵 대회입니다. 대회 이름에 ‘코카콜라컵’(1992-98년) 등 타이틀스폰서 명칭을 붙이는데요, 지난 2003-2004 시즌부터 맥주회사인 칼링이 후원, 칼링컵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 FA컵이 아마추어팀까지 참가할 수 있는 반면 리그컵은 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부터 4부리그(디비전2) 소속팀까지 출전권이 주어집니다. 즉 프리미어리그(20개팀), 챔피언십리그(24개팀), 디비전 1(24개팀), 디비전 2(24개)팀 등 92개팀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하위리그 72개팀이 출전해 토너먼트로 32개팀을 가려내고, 1라운드를 통과한 32개팀과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하위 12개팀 등 48개팀이 2라운드를 벌여 다시 절반인 24개팀을 남깁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 상위 8개팀이 최종 합류, 32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결정짓습니다.
역대 대회에서 리버풀이 7차례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고, 아스톤 빌라(5회)와 노팅엄 포레스트(4회)가 그 뒤를 잇습니다.
맨유는 이 대회에서 1991-92 시즌 한 차례 우승했습니다.
설기현(울버햄트턴)이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골을 터뜨렸던 것도 지난 2004년 9월 22일 번리와의 칼링컵 경기였을만큼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은 대회이기도 합니다.


■ ‘순둥이’에서 프리미어리거로...박지성 누구인가?

공 가지고 노는 걸 워낙 좋아했던 '미키마우스' 박지성은 수원 세류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도 건장한 체구는 아니지만 당시에도 마찬가지여서 또래에 비해 머리 하나 정도가 작았지만 기술만큼은 뛰어나 6학년 때는 한해 동안 전국 초등학교대회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에게 주는 '차범근 축구상'(5회)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안용중을 거쳐 수원공고에 입학할 때까지도 체격은 여전히 작아, 힘든 훈련으로 자칫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을까 우려한 이학종 수원공고 감독이 체력 훈련을 줄이고 기술을 익히는데 주력하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대학팀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박지성은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이학종 감독의 추천으로 명지대에 진학했습니다.
박지성이 현재 포천축구센터 총감독을 맡고 있는 김희태 당시 명지대 감독에게 신임을 받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 감독은 1학년생인 박지성을 당시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허정무 감독에 소개했고 허 감독 역시 그를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체구도 작고 별 특징도 없는 선수를 왜 뽑느냐며 말들이 많았지만 크게 될 선수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것이 허정무 감독의 이야깁니다.
박지성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2000년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로 진출합니다.
그러나 박지성의 기량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건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는 등 박지성은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같은 해 J2(2부리그)의 교토 퍼플상가를 1부리그로 올려놓은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03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 빅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그리고 2년 4개월 만에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철체력’으로 평가받는 박지성 선수는 특히, 축구선수로는 치명적인 평발을 갖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지난 6월에는 사진작가 조선희 씨가 촬영한 ‘박지성의 발’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던 ‘박지성의 발’ 사진

박지성 프로필 ●1981년 2월25일 서울 출생 ●키 175㎝ 몸무게 70㎏ ●포지션:미드필더(MF) ●세류초-안용중-수원공고-명지대(휴학)-교토 퍼플상가-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국가대표팀 데뷔 경기=2000년4월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 ●가족관계=父 박성종,母 장명자 씨의 외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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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골 보다 소중한 ‘맨U맨 자신감’
    • 입력 2005-12-21 11:19:30
    • 수정2009-02-27 13:35:13
    명승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세대 ‘신형 엔진’ 박지성이 잉글랜드 진출 133일만에 드디어 첫 골을 터뜨렸습니다. ※ 동영상: 박지성 데뷔골 순간,
맨U-버밍임시티 경기 하이라이트
박지성은 21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에서 열린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와 경기에서 후반 5분 강력한 왼발을 골네트에 꽂아 첫 득점을 신고했습니다. 이로써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첫 관문을 넘은 데 이어 첫 골까지 성공시키며 잉글랜드 리그에서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박지성은 데뷔골 외에도 후반 1분에는 결정적인 패스로 사하의 귀중한 선제골을 돕는 등 맹활약했습니다.박지성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는 버밍엄시티를 3대 1로 꺾고, 칼링컵 4강에 진출했습니다. ■ ‘맨U 신형엔진’ 공간침투로 첫 골 쐈다 맨체스터Utd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칼링컵 8강전에 루드 반 니스텔루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등 고참 선수들을 빼고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베스트11을 구성했습니다.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전에서 후반 5분, 강력한 왼발슛을 성공시켜 잉글랜드 진출 133일만에 첫 골을 떠뜨린 박지성이 맨체스터Utd 원정 응원단을 향해 달려가며 양 팔을 옆으로 흔드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할 당시 선보였던 박지성 특유의 골 세리머니로, 국내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일명 ‘꽃게춤 세리머니’로 불리고 있다.
맨체스터Utd와 맞선 버밍엄시티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했던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에밀 헤스키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데포르티보에서 활약했던 우루과이 출신 골잡이 왈테르 판디아니, 신예 미카엘 포셀 등 만만치 않은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드필드진도 맨체스터Utd의 트리플크라운에 일조했던 니키 버트를 비롯해 머지 이젯, 대런 앤더튼, 저메인 페넌트 등 다수의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해 선전이 기대됐지만 3승3무10패(승점 12), 리그 19위로 참담한 올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습니다. 적극적인 돌파와 동료 선수와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박지성은 전반 36분, 상대 문전 중앙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후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본격적인 골 사냥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맨체스터Utd는 후반 1분만에 공격수들의 연계플레이로 선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박지성이 절묘하게 내준 볼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하자 루이 사하가 밀어 넣어 버밍엄시티의 골망을 흔든 것입니다. 박지성의 감격적인 첫 골이 터진 것은 후반 5분. 박지성은 중앙선 근처에서 넘어온 볼을 감각적인 헤딩으로 사하에게 떨구어 주었습니다. 사하가 수비수와 경합하는 사이 볼이 흘러 나오자 박지성은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강력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마치 지난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AC밀란을 상대로 기록했던 골처럼 박지성은 수비수의 밀착 수비를 뚫는 순간적인 공간 침투로 자신의 잉글랜드 첫 골을 잡아냈습니다. 맨체스터Utd는 후반 18분 사하가 쐐기골을 터뜨려 지리 야로식이 한 골을 만회한 버밍엄 시티를 3대1로 물리쳤습니다. 비록 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박지성으로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첫 골입니다. 리그에서 4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도우미로 자리 잡은 박지성은 기다리던 첫 골로 맨체스터Utd의 신형엔진 다운 폭발력을 더 한층 과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133일만에 첫 골...‘두 번째 문을 지나다’ 박지성의 데뷔골은 지난 8월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1차전 헝가리 데브레첸 VSC와 홈경기에 교체 출전한 이후 25경기, 133일만에 터진 골입니다.
[그래픽 출처 / 연합뉴스]
이적 직후인 7월26일 맨유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셴다이와의 친선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공식경기 득점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정규리그 17경기, 챔피언스리그 6경기, 칼링컵 1경기 등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빼어난 팀내 공헌도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의 발끝을 떠난 공은 번번이 골대를 비켜 갔습니다. 특히 맨유가 치른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등 주전으로써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터지지 않는 골은 공격수로서 박지성의 면모에 ‘2%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남겼습니다. 원래 득점력이 없는 선수라면 모를 일.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맨유 이적 전까지 PSV 에인트호벤에서 네덜란드 리그 6골, 암스텔컵 2골, 챔피언스리그 1골, 여기에 한국 대표팀 경기 1골을 포함해 10골을 넣은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습니다. 이적 초기 호의적이었던 영국 현지 언론에서 조금씩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 특히 최근 맨체스터의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과 팀 동료 사하에 대해 “루이 사하와 박지성의 팀 공헌도가 불안정”하며 “두 선수 모두 능력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기복이 심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터진 데뷔골은 첫 골 부담을 덜고, 대량 득점을 통해 공격수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평가됩니다. 지난달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대표팀 경기를 끝내 잉글랜드로 출국하며 올해 안으로 첫 골을 넣겠다던 약속도 지켜낸 셈입니다. ■ 퍼거슨,“첫 골 대단했다” 칭찬...이제는 리그 첫 골 도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박지성의 데뷔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올 시즌 많은 경기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많이 보여줬다”며 “결국 그는 해 냈고, 대단한 골이었다”이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이 경기 내내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고 평가하면서 두 골을 기록한 루이 사하보다 높은 팀내 최고 평점 8점을 매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박지성에겐 할 일이 많습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자존심을 있는대로 구기고 있는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계속해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박지성으로써는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첫 골’과 함께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시점입니다. 여기에 FA컵은 물론 오늘 득점포를 터뜨린 칼링컵을 거머쥐기 위해서도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야 하게 됐습니다. 첫 골 부담을 털어낸 박지성은 오는 26일 웨스트브롬위치와 정규리그 18차전, 29일 버밍엄 시티와의 19차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첫 골에 도전합니다.
데뷔골 직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박지성 선수 [연합뉴스]
박지성 첫 골 ‘칼링컵’은 어떤 대회? 박지성이 맨유 입단 후 공식 첫 골을 터뜨린 칼링컵 대회는 지난 1960-61 시즌 시작된 잉글랜드 리그컵 대회입니다. 대회 이름에 ‘코카콜라컵’(1992-98년) 등 타이틀스폰서 명칭을 붙이는데요, 지난 2003-2004 시즌부터 맥주회사인 칼링이 후원, 칼링컵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 FA컵이 아마추어팀까지 참가할 수 있는 반면 리그컵은 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부터 4부리그(디비전2) 소속팀까지 출전권이 주어집니다. 즉 프리미어리그(20개팀), 챔피언십리그(24개팀), 디비전 1(24개팀), 디비전 2(24개)팀 등 92개팀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하위리그 72개팀이 출전해 토너먼트로 32개팀을 가려내고, 1라운드를 통과한 32개팀과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하위 12개팀 등 48개팀이 2라운드를 벌여 다시 절반인 24개팀을 남깁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 상위 8개팀이 최종 합류, 32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결정짓습니다. 역대 대회에서 리버풀이 7차례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고, 아스톤 빌라(5회)와 노팅엄 포레스트(4회)가 그 뒤를 잇습니다. 맨유는 이 대회에서 1991-92 시즌 한 차례 우승했습니다. 설기현(울버햄트턴)이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골을 터뜨렸던 것도 지난 2004년 9월 22일 번리와의 칼링컵 경기였을만큼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은 대회이기도 합니다.
■ ‘순둥이’에서 프리미어리거로...박지성 누구인가? 공 가지고 노는 걸 워낙 좋아했던 '미키마우스' 박지성은 수원 세류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도 건장한 체구는 아니지만 당시에도 마찬가지여서 또래에 비해 머리 하나 정도가 작았지만 기술만큼은 뛰어나 6학년 때는 한해 동안 전국 초등학교대회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에게 주는 '차범근 축구상'(5회)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안용중을 거쳐 수원공고에 입학할 때까지도 체격은 여전히 작아, 힘든 훈련으로 자칫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을까 우려한 이학종 수원공고 감독이 체력 훈련을 줄이고 기술을 익히는데 주력하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대학팀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박지성은 그의 잠재력을 알아본 이학종 감독의 추천으로 명지대에 진학했습니다. 박지성이 현재 포천축구센터 총감독을 맡고 있는 김희태 당시 명지대 감독에게 신임을 받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 감독은 1학년생인 박지성을 당시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허정무 감독에 소개했고 허 감독 역시 그를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체구도 작고 별 특징도 없는 선수를 왜 뽑느냐며 말들이 많았지만 크게 될 선수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것이 허정무 감독의 이야깁니다. 박지성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2000년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로 진출합니다. 그러나 박지성의 기량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건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는 등 박지성은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같은 해 J2(2부리그)의 교토 퍼플상가를 1부리그로 올려놓은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03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 빅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그리고 2년 4개월 만에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철체력’으로 평가받는 박지성 선수는 특히, 축구선수로는 치명적인 평발을 갖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지난 6월에는 사진작가 조선희 씨가 촬영한 ‘박지성의 발’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던 ‘박지성의 발’ 사진
박지성 프로필 ●1981년 2월25일 서울 출생 ●키 175㎝ 몸무게 70㎏ ●포지션:미드필더(MF) ●세류초-안용중-수원공고-명지대(휴학)-교토 퍼플상가-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국가대표팀 데뷔 경기=2000년4월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 ●가족관계=父 박성종,母 장명자 씨의 외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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