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남현희 사건, 진실게임으로 비화

입력 2006.01.09 (20:02) 수정 2006.01.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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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후유증으로 대표팀 훈련을 소홀히해 2년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25.서울시청]사건이 진실 게임으로 비화되고 있다.
대한펜싱협회는 9일 오후 송파구 오륜동 협회 사무실로 남현희와 대표팀 윤남진 감독, 이성우 코치, 남현희의 소속 팀인 서울시청 조종형 감독을 급히 불러모았다.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어기고 무단으로 성형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남현희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대표 코치진의 허락을 거쳐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남현희는 사건 직후 작성한 경위서에서는 \'팀 감독[조종형]의 허락을 받고 쌍거풀 수술을 하는 김에 평소에 콤플렉스를 느끼던 볼까지 수술을 확대하게 됐다\'면서 \'선수촌 퇴촌 기간에 할 생각을 안해 본 것은 아니지만 부기가 심할텐데 연말이면 사람들 만날 자리도 많아지고 시합 시즌도 다가와 부담이 됐다\'고 수술 강행 이유를 진술했었다.
그러나 사건은 남현희가 대표팀 코치의 허락하에 수술을 받았다고 말을 번복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만약 남현희의 말이 사실이면 코치진의 지시를 어기고 무단으로 성형수술을 받은 책임을 물어 중징계한 협회의 결정은 명분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이날 회의의 초점도 과연 남현희가 코치진의 허락하에 수술을 받았냐 아니면 무단으로 수술을 강행했느냐에 모아졌다.
남현희는 \"처음에 대표팀 코치에게 쌍거풀 수술과 지방 이식수술 등 안면 성형 수술을 받겠다고 요청을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속 팀 감독에게 말씀을 드렸다\"면서 \"소속팀 감독과 대표팀 감독이 상의해 결국 성형 수술을 허락했고,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밝혔다.
남현희는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허리 등의 부상이 심해서 재활훈련만을 해왔기 때문에 어짜피 검을 제대로 잡지 못한 형편이었다\"면서 \"때문에 조속히 수술을 마치고 내년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코치를 따돌리고 남현희의 수술을 허락, 월권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 감독은 \"사실 누구도 다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내가 다 책임을 지고 가려 했다\"면서 \"하지만 상습적인 약물복용 처벌에 해당하는 2년 중징계가 나온 뒤 선수가 두 번 죽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
조 감독은 윤남진 대표팀 감독을 지목하며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남현희는 지난 달 16일 성형수술에 앞서 윤 감독의 허락을 받았다\"면서 \"협회 진상조사에서는 코칭스태프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내 지시만 받고 현희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입을 모으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코치 역시 \"분명히 윤 감독의 지시를 받고 수술을 강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윤남진 감독은 이에 대해 \"[소속팀]조 감독에게 지난달 초순 남현희의 수술에 대한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가타부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남현희,조종형 감독,이성우 코치-윤남진 감독 가운데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남현희 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경위서에만 의존해 선수에게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내린 협회는 그야말로 \'바보\'가 될 형편이다.
제대로 된 진상 조사 없이 대의 명분을 위해 선수를 희생시키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뿐더러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지 못한 무능력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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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싱 남현희 사건, 진실게임으로 비화
    • 입력 2006-01-09 20:02:18
    • 수정2006-01-09 20:04:14
    연합뉴스
성형수술 후유증으로 대표팀 훈련을 소홀히해 2년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25.서울시청]사건이 진실 게임으로 비화되고 있다. 대한펜싱협회는 9일 오후 송파구 오륜동 협회 사무실로 남현희와 대표팀 윤남진 감독, 이성우 코치, 남현희의 소속 팀인 서울시청 조종형 감독을 급히 불러모았다.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어기고 무단으로 성형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남현희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대표 코치진의 허락을 거쳐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남현희는 사건 직후 작성한 경위서에서는 \'팀 감독[조종형]의 허락을 받고 쌍거풀 수술을 하는 김에 평소에 콤플렉스를 느끼던 볼까지 수술을 확대하게 됐다\'면서 \'선수촌 퇴촌 기간에 할 생각을 안해 본 것은 아니지만 부기가 심할텐데 연말이면 사람들 만날 자리도 많아지고 시합 시즌도 다가와 부담이 됐다\'고 수술 강행 이유를 진술했었다. 그러나 사건은 남현희가 대표팀 코치의 허락하에 수술을 받았다고 말을 번복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만약 남현희의 말이 사실이면 코치진의 지시를 어기고 무단으로 성형수술을 받은 책임을 물어 중징계한 협회의 결정은 명분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이날 회의의 초점도 과연 남현희가 코치진의 허락하에 수술을 받았냐 아니면 무단으로 수술을 강행했느냐에 모아졌다. 남현희는 \"처음에 대표팀 코치에게 쌍거풀 수술과 지방 이식수술 등 안면 성형 수술을 받겠다고 요청을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속 팀 감독에게 말씀을 드렸다\"면서 \"소속팀 감독과 대표팀 감독이 상의해 결국 성형 수술을 허락했고,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밝혔다. 남현희는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허리 등의 부상이 심해서 재활훈련만을 해왔기 때문에 어짜피 검을 제대로 잡지 못한 형편이었다\"면서 \"때문에 조속히 수술을 마치고 내년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코치를 따돌리고 남현희의 수술을 허락, 월권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 감독은 \"사실 누구도 다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내가 다 책임을 지고 가려 했다\"면서 \"하지만 상습적인 약물복용 처벌에 해당하는 2년 중징계가 나온 뒤 선수가 두 번 죽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 조 감독은 윤남진 대표팀 감독을 지목하며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남현희는 지난 달 16일 성형수술에 앞서 윤 감독의 허락을 받았다\"면서 \"협회 진상조사에서는 코칭스태프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내 지시만 받고 현희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입을 모으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코치 역시 \"분명히 윤 감독의 지시를 받고 수술을 강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윤남진 감독은 이에 대해 \"[소속팀]조 감독에게 지난달 초순 남현희의 수술에 대한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가타부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남현희,조종형 감독,이성우 코치-윤남진 감독 가운데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남현희 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경위서에만 의존해 선수에게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내린 협회는 그야말로 \'바보\'가 될 형편이다. 제대로 된 진상 조사 없이 대의 명분을 위해 선수를 희생시키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뿐더러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하지 못한 무능력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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